김영하 이우일의 영화이야기
김영하 지음, 이우일 그림 / 마음산책 / 2003년 2월
평점 :
절판


재미있다. 저자의 '직접' 경험에 영화라는 '간접' 경험을 버무려 글을 써 내었다. 이것이 소설가가 영화를 보는 방법이다. 킬링 타임으로 좋다. 재미가 제일이라고 생각하는 자들의 구미에 맞을 것이다. 쉽고 즐겁고 단순하다. 영화 한 편에 단순한 아포리즘 하나를 제시한다. '엑소시스트'에서 공포는 공감이라는 것, '포르노그래피 트래픽'에서 인생은 오해라는 것, '화양연화'에서 삼십대의 사랑은 절제라는 것, '메멘토'에서 문제는 기억이 아니라 기록이라는 것 등이다. 더빙 영화를 보면서 또 다른 재미를 찾는 저자의 모습은 매주 토요명화나 주말의 명화만 보는 당신도 문화에 대해 자신감을 가져도 좋다는 말로 해석된다. 전작 '굴비낚시'보다 못하다. 사실이다. 재기발랄이 상당히 죽어버렸다. 안타깝다.

영화를 싫어하는 이상한 소설만 쓰는 소설가가 소년가장이라는 불쌍한 이유로 일간지, 주간지, 월간지를 종횡한 그의 글을 친구의 그림과 함께 묶어 책으로 다시 만들었다. 그러니 어디선가 본 듯한 글들이 있을 것이다. 실망하지 마라. 작가는 소년 가장이다. 불우작가 도우기 캠페인에 참가했다고 생각하라. 이 얼마나 호방한 자기긍정인가. 자신있게 자신을 긍정하는 자는 언제나 응원하고 싶어지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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