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너서클
손광식 지음 / 중심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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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인구에 가끔 회자 됐음 직한 이야기들이다. 상층부와 안면이 있는 기자의 입장에서 당사자의 말을 그대로 옮겼다. 상대방의 반론을 왜 싣지 않았는가를 따져서는 안 된다. 야사이기 때문이다. 이런 글은 에피소드를 통하여 그 인물을 더 잘 알 수 있게 하는 장점이 있다. 이야기는 주로 권력층의 비리다. 큰 사건의 이면에 있는 이야기를 털어 놓음으로 그 사건을 이해 시키려는 의도이다. '헤겔'의 말을 빌리자면 미네르바의 부엉이가 되어 보겠다는 속셈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브로델'의 심층을 흐르는 거대한 역사의 줄기를 찾고 싶었다는 저자의 말은 너무 성급하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다. 권력은 유한하나 금력은 무한하다고 믿는 재벌.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고 믿는 군인. 권력은 결국 추종세력에 달렸다. 과거의 권력층은 추종세력(Follower)을 만드는 것이 공포 또는 돈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식의 접근으로는 민주주의를 긍정할 수 없다. 국민은 공포에 속고, 돈에 울고만 있지 않다. 궁극적으로 다수가 국민이 옳다는 신념이 필요하다. 당시를 살아 보지 못한 나에게는 낯선 인물과 낯선 이야기가 많다. 과거를 지배하는 자가 현재를 지배하고 현재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 과거의 지배구조 (Governance)를 통렬하게 이해하여야 우리는 현재에 속지 않을 것이다. 세상을 올바로 보는 눈을 길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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