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이루어진다
정몽준 지음 / 룩스북 / 2002년 10월
평점 :
절판


정치인이 글을 쓴다는 것은 자신의 인지도나 지명도를 올리고 유권자와 호의 관계를 유지하는 이미지 메이킹의 일환이다. 그들은 표를 보고 글을 쓰지 돈벌이를 위해서 글을 쓰지는 않는다. (문학을 하는 사람들은 대중에 영합하는 것, 즉 책 팔아 돈을 번다는 것을 타락으로 생각한다.) 정치인의 글에서 신뢰성이 문제가 되는 것은 그들의 목적이 '표'이기 때문이다. 정치인은 주로 선거 전에 출판을 한다. 현대 정치는 이미지의 싸움인데 그들은 책과 텔레비전을 동원한다. 책은 책과 친한 사람들, 텔레비전은 텔레비전과 친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 그들의 신변도 좋지만 큰 그림을 보여 주어야 한다. 물론 자신의 '시뮬라시옹'을 위해서는 긍정적인 이야기거리를 계속 제공하여야 인기 유지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은 대선용으로 조급하게 기획된 감이 없진 않지만 어떻게든 그를 알 수 있어 다행이다. 이런 것도 없다면 우리는 정보 비대칭으로 계속 손해볼 것이다. 정보 비대칭은 약자를 계속 약자로 만드는 묘한 제도적 구속이다.

저자는 사고의 폭이 상당히 넓다. 이는 경험의 산물이다. 경험은 지적 재산을 감가 시킨다는 헨리 키신저의 말로 나이가 어려 지혜롭지 못하다는 세간의 평가를 반박하려 하지만 나는 저자가 충분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정치의 비극이 단절과 비연속성에 있다는 말은 정책의 일관성을 가지라는 말이다. 이는 리스크를 극도로 싫어하는 경영자적 시각이다.) 또한 경험이 많은 자는 경험을 벗어날 수 없다. 가족, 비전, 일, 과거 하나도 빼지 않고 이야기를 하다보니 외연이 넓어졌다. 넓게 이해하기에는 좋다. 구김살 없고 컴플렉스도 없으니 좋은 정치인이 되길 바란다. 국민의 불편을 없애는 일에만 전념하더라도 새로운 바람을 계속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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