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처음엔
이안

대추나무도 처음엔 처음 해보는 일이라서
꽃도 시원찮고 열매도 볼 게 없었다

암탉도 처음엔 처음 해 보는 일이라서
횃대에도 못 오르고 알도 작게만 낳았다

모두들 처음엔 처음 해 보는 일이라서
조금씩 시원찮고 조금씩 서투르지만

어느새 대추나무는 내 키보다 키가 크고
암탉은 일곱 식구 거느린 힘센 어미 닭이 되었다

《고양이와 통한 날》 문학동네(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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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NO 2023-06-11 0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아질 거야, 그런 말을 해주는 동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