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벤스는 1577년 6월 법률가였던 얀 루벤스와
상인의 딸인 마리아 페이펠링크스 사이에서 태어났다.
개신교 신앙에 대한 박해를 피해 독일의
쾰른으로 이주했던 곳에서 태어난 루벤스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안트베르펜으로 돌아왔다.
먼 친척뻘인 풍경화가 베르하흐트, 초상화가
아담 반 노르트, 이탈리아 유학파 화가
오토 반 벤에게서 미술을 배웠다.
차츰 명성을 얻던 루벤스는 브뤼셀 대공의
궁정화가가 되고 같은 해 이사벨라 브란트와
결혼을 하는데 이때 '인동덩굴 나무 그늘'
이라는 부부 초상화를 남겼다.
손에 손을 얹은 자세는 전통적으로 부부라는
뜻이며 남편이 쥔 검은 가정의 수호자의
역할을 가리키고 낮은 곳에 앉은 아내는
가정의 바탕을 다지는 겸손의 덕목을 암시한다.
또한 인동덩굴은 결혼의 행복을 상징하는 식물이기도 하다.
열네살이나 어린 아내와의 사이에서
첫딸 클라라에 이어 알베르트와 니콜라스까지
모두 세명의 자식을 낳았다.
제단화를 비롯한 기독교 주제 그림을
많이 그렸던 루벤스는 그 중 벨기에 최대
교회인 안트베르펜 대성당에 있는 두점의
제단화는 이 분야의 대표작이기도 하다.
특히 플랜더스의 개에서 화가를 꿈꾸던
네로가 보고 싶어하며 실제로 그 앞에서
파트라슈와 함께 죽었던 곳이 루벤스의
그림 (십자가 내리기) 앞 이기도 하다.
삼면 제단화의 구성에서 세 개의 독립공간을
동일한 배경으로 통일시킨 것은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새로운 전통이며 루벤스가 처음으로
북유럽에 도입한 것이다. (68p)
생의 단계마다 자화상을 그렸던 루벤스의
자화상 중 1639년 작품에는 귀족의 이미지가 담겨있다.
통풍으로 불편한 손은 가죽 장갑속에 숨겼지만
평생 3천 점이 넘는 그림을 그린 부지런한
화가의 손이기도 하다.
신화와 알레고리를 통해 전쟁의 무서움을 경고하고
평화의 가치를 설득했던 화가이기도 하다.

루벤스가 남긴 3천 여점의 작품 중에
100여점을 엄선하여 책을 실었으며
루벤스와 영향을 주고 받은 선후배
화가의 작품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어려운 미술작품을 쉽게 풀어 설명해주니
미술 작품이 새롭게 보인다.

루벤스와 세기의 거장들은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2016년 4월 10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페테르 파울 루벤스의 다섯살짜리 딸
클라라 세레나 루벤스의 초상화가 바로
메인 포스터 이미지이기도 하다.
비록 12살 나이에 세상을 떠난 딸이지만
왠지 평범한 아버지와 딸의 마음까지도 느껴지는
그림이기도 하다.
이번 방학엔 예술의 거울에 역사를 비춘
루벤스를 읽고 루벤스와 세기의 거장들
전시회로 루벤스의 작품 세계를 감상해 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