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투 그림책 육아 - 0세부터 6학년까지 생각의 힘을 키우는 그림책 독서법
전은주(꽃님에미) 지음 / 북하우스 / 201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펼쳐 읽다보면 좋은건 알겠는데 몇페이지 넘기기가 쉽지 않은 책이 있고 띄엄 띄엄 건너뛰며 읽게 되는 책이 있고 처음부터 마지막장까지 눈을 떼지 못하는 책이 있다.


웰컴 투 그림책 육아가 그랬다. 첫장부터 시선을 사로잡더니 마지막 책장을 덮기까지 한글자 한글자 놓칠새라 읽으며 때론 코끝이 찡~하기도 때론 혼자 빵~ 터지기도 했다.


14년동안 방송작가 생활을 했던 저자는 '제주도에서 아이들과 한달살기'나 '초간단 생활놀이'로도 유명한 창의 육아의 달인이다. 그림책을 읽고 아이들과 나눈 이야기를 읽다보면  저자가 다른 그림책을 통해 그랬듯 나 또한 육아의 맛을 느끼게도 되고 육아의 힌트를 아니 인생의 팁을 얻게도 된다.


아이들의 대답이 어쩜 저리 비범할까 싶어 꽃님이네는 특별한 집이다라고 생각할 즈음 그런 특별한 대답은 열에 한번? 꼴이라고... 그외는 평범하기 그지없다고 하니 왠지 더 정겹게 느껴진다.


'터널 밖으로'라는 그림책을 보고 쓴 글에선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얘들아, 엄마가 터널 끝으로 가지 말라는 건 너무 너무 걱정된다는 뜻이지, 진짜 나가지 말라는 건 아니거든. 당연히 나가야지. 나가야 하고 말고. 엄마가 행여나 늙은 마음에 못 나가게 하거들랑 꼬시고 싸우고 설득해서 나가, 엉? 네 꿈도 포기하지 말고 엄마를 포기하지도 말고, 응?

만약... 만약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면 엄마를 포기하렴...'


저자의 어머니가 했던 말도 위와 비슷했다.


'그래, 부모는 울타리를 치는게 일이고, 자식은 울타리를 넘어가는게 일이지. 울타리 있다고 못 넘어가는 것도 바보고, 울타리 넘어서 너무 멀리 나가는 것도 바보지...'

세상이 어떤 세상이든 한결같은 부모의 마음에 나 또한 공감 공감이다. 


초등 1학년 수학문제 83과 87중에 더 큰 수를 고르고 그것이 더 큰 수인지 어떻게 알았느냐는 문제... 아이의 대답에 책 읽다가 혼자 빵~ 터졌다.


"87, 딱 보고 알았습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제3자는 웃지만 아마도 엄마는 이렇겠지? ㅋ

line_love_is_a_rollercoaster-17


정답은 '십의 자리수가 같으므로 일의 자리수를 비교했을때 3보다 7이 더 크기 때문에 87이 더 큰수입니다'가 답이란다. 비록 수학문제 푸는걸 보고 뒷목 잡던 엄마지만 아이와 책을 보며 나눈 이야기를 읽으니

수학문제와 상관없이 잘 자라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하니 그깟 수학문제쯤이야...


남의 아이 이야기라 객관적일 수 있는건가? ㅋ


이 책 참 사람 여러번 울리고 웃기고 한다. 이번엔 아빠의 이야기에 코끝이 찡~


경환이네 땅을 빌려 농사 짓고 사는 바우네~ 숙제로 나비 표본을 만들어야 하는 경환이는 시비끝에 주먹다짐까지 했던 바우에게 나비를 잡아와 빌게 시킨다. 그것도 부모를 통해서... 물론 바우는 무시하지만 멀리서 나비를 잡고 있는 아빠를 발견하게 되는데...


이 책을 읽고는 아이들과 아빠 이야기를 하며 회사에서도 나비를 잡고 있을 그런 아빠의 모습에 속상해서 눈물까지 흘리더란다. 이 부분을 읽다보니 비록 바깥에서의 모습이야 어떻든 나 또한 신랑에게 고맙다는 말 한마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 하루 나비 잡으며 얼마나 참는게 많을까 싶으니 가슴이 찌릿~해온다.


그림책 활동지를 얻을 수 있는 사이트도 알려주니 하나 하나 들어가 살펴봐야겠다.


그림책 하나로 이렇게 나눌 이야기가 많았다니... 이렇게 아이들 입을 열게 할 수 있다니... 이렇게 아이들 마음을 훤히 볼 수 있다니... 나는 그림책 읽고 아이와 몇마디 하고나면 더이상 나눌 말이 생각나지 않는다는게 함정...ㅜㅜ


그러나 아이에게 뭔가 교훈을 줘야하고 뭔가 남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그냥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 하나라도 알기위해 대화하고 살피던 그 마음으로 아이와도 그렇게 해야겠다는 중요한 팁을 얻었다.


집에 있는 그림책들이 다시 보인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