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육아 - 누구나 하지만 누구도 쉽지 않은
야순님 지음, 서현 그림 / 위고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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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감정의 하수구에서 엄마라는 이유만으로

엄마의 감정의 찌꺼기를 그대로 감당해야 하는 아이~


육아를 하는 엄마라면 육아에 익숙해졌든 초보이든

누구나 공감이 가는 부분일 것 같다.


훈계라는 이름으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를 향해 폭풍 감정을 쏟아내고 난 후엔

어김없이 찾아오는 죄책감과 나 자신에 대한 실망감~


난 엄마 자격이 없나보다~

난 언제 제대로 된 엄마가 될까~ 하면서...


사람들은 모성애를 본능이라고 한다.

아이를 낳자마자 아이대신 죽을 수 있을 만큼의

엄청난 모성애가 저절로 확 생겨나는 것으로 안다.

(본문중에서)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나의 초보맘 시절이 생각났다.


큰아이 어릴적 유모차를 태워 동물원에 놀러갔다.

신기한 동물들에 두 눈 휘둥그레져 두리번 거리던 때

마침 재규어 우리앞에 서있었는데

어디선가 날라든 물줄기에 흠칫 놀라 뒤로 물러섰다.


아이엄마라는 사람이 유모차에 앉은 아이는 그대로 두고...


알고보니 우리앞에 모여든 사람에게 경고처럼 날린

재규어의 오줌세례...


만약 더 위험한 것이었다면 어땠을까?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고 부끄러운 기억이다.


엄마라는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지금도 의심스럽지만 야순님의 글을 읽으며

15년이 지난 지금에야 위안을 받는다.


모성애는 본능이 차지하는 비중보다

많은 시간을 들이고, 열심히 배우고

본능을 넘어서는 노력을 통해 자라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기다려주었으면 좋겠다.

질책보다는 칭찬으로,

비난보다는 공감으로..

(본문중에서....)


 





야순님의 너무도 솔직한 글을 읽으며 몇번을 울었나 모른다.

감추고 싶었던 나의 어린시절과 닮아서

그 감정이 어떤 것인지 알기에...


사실 지금은 돌아가신 나의 친정아빠도

술에 취한날이 많았었다.


술에 취한다고 폭력을 휘두르거나 하진 않았지만

그 모습을 싫어하는 엄마와 늘 다투는 일이 많았고

그런 상황이 끔찍히 싫어서 그런 아빠가 차라리

일찍 돌아가셨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던 때도 있었다.


세월이 흘러 암투병을 하시다가 돌아가신 아빠의

장례식장에서 옛날에 그런 마음 먹어서 죄송하다고

얼마나 울었던지....


그런 내게 아빠는 '말하지 않아도 다 안다'고

위로해주시는 음성에 또 얼마나 울었는지...


세월이 지나도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아빠도 어린아이였던 시절이 있었고

그 시절이 결코 평탄치 않았음을 생각할때

야순님의 글을 통해 다시 한번 하늘에 계신 아빠를 그리워해본다.


이렇게 야순님의 보통의 육아는

비단 육아에서 뿐만이 아니라

교육문제와 빈부격차 그리고 일상

나의 아이와 남의 아이를 사이에 둔 이중적인 모순까지

나를 일깨우고 다시한번 생각케하는 이야기이다.


아이의 교육에 있어서도 아이는 뛰게 하고

자전거로 따라오며 코치하는 그런 코치가 아니라

아이와 함께 뛰는 그런 엄마를 그리듯


육아현장을 뛰고 있는 육아맘들에게

같이 뛰는 육아맘으로 용기를 주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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