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대로 마을 저학년 사과문고 3
이환제 지음, 신지수 그림 / 파랑새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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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인 3호양이 올 학기초에 학교 가기 싫다고 온 동네가 떠나가라 울던 생각이 난다. 이유 불문하고 무조건 학교는 가야하는 걸로 알고 있는 엄마, 아빠는 우는 아이를 달래고 혼내면서 진땀을 뺐었는데 평소 얌전하고 모범생이던 3호양이 그 날은 고래 고래 소리까지 질렀었다. 왜 엄마, 아빠 맘만 있고 내 맘은 하나도 없냐고... 결국 아빠가 들쳐업고 학교까지 가서는 선생님께 인수인계를 하고 돌아왔었는데 돌아오는 발걸음도 그다지 가볍지만은 않았다. 나중에 물어보니 늦잠을 자서 지각을 한게 쑥쓰러워서 그랬다나 뭐라나... ㅜㅜ

 

그런데 여기 우리 3호양 같은 아이를 발견했다. 물론 책의 내용처럼 학교 끝나고 여기저기 학원으로 다녀야하는 상황은 달랐지만 왜 엄마, 아빠 마음만 있냐고 대꾸하는 모습은 우리 3호양을 떠올리게 한다.

 

아침에 일어나기 싫은데 왜 학교는 꼭 아침에 가야 하냐고

왜 아침마다 세수는 해야 하냐고

먹기 싫은 밥도 먹어야 하고 맘에 들지 않는 옷도 입어야 하고

그리고 10분도 안 걸리는 학교엘 엄마와 동행해야 하는 모든 상황이 싫은 아이

 

그런 대영이가 특별한 초대장을 발견했다. 바로 맘대로 마을 초대장~ 초대장에 적힌 약도대로 따라가 노란 문을 열고 들어섰다. 그런데 그냥 평소 살던 마을과 집? 그러나 사람들은 달랐다. 엄마도 아빠도 예전의 모습이 아니다. 일만 하시던 아빠는 집에서 잠에 취해 계시고 학교에서 돌아오는 대영이의 학원 스케줄과 간식을 챙시기던 엄마는 친구와 전화통화를 하시면서 대영이는 신경도 안 쓰고 외출해 버리신다. 그러고 보니 엄마, 아빠는 맘대로 한다고 생각했는데 실상은 그렇지도 않았구나. 회사 가기 싫어도 가서 일해야 했고 엄마의 시간도 없이 살림에 육아에 모든 걸 바쳐야 하는 모습도 그리 자유로운 입장은 아니었다는게 느껴진다. 대영이는 과연 그런 사실을 깨달았을까?

 

아무튼 대영이도 대영이 나름대로의 자유를 만끽한다. 그동안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한다. 실컷 텔레비전도 보고 밤새도록 게임도 하고 다음날은 학교도 늦게 가고 불량식품도 실컷 먹었다. 물론 학교에서는 선생님도 맘대로였다. 그런데 불량식품을 먹어서인지 배탈이 났다. 배는 아픈데 엄마도 아빠도 연락이 안 된다. 혼자 병원에 갔더니 병원도 자기들 맘대로 쉬는 날이란다. 결국 아픈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온 대영이~ 문득 초대장이 생각났다. 초대장의 뒷면은 필요할 때 딱 한 번만 보라고 씌여있는데 뒷면을 보니 집에 가는 방법이 적혀있다.

 

이제 대영이는 다시는 맘대로 마을에 가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그래도 하루에 한 가지씩,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맘대로 하게 해 달라고 엄마에게 부탁하기로 생각하는 대영이~

 

 

자유가 주어진다고 모두 마음대로 자유만을 누리려고 한다면 세상은 어떻게 될까? 회사 가기 싫은 아빠, 살림과 육아도 싫은 엄마, 아이들 가르치기 싫은 선생님, 병원 출근하기 싫은 의사선생님... 어릴땐 어른들은 모두 자유로워서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실상 어른이 되니 그렇지만도 않다. 자유에 따르는 더 무거운 책임이 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대영이 말대로 하루에 하나씩,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맘대로 할 수 있는 자유가 있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그래서 맘대로 마을 6시간 이용권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깜짝 선물을 했다. 책을 다 읽어본 아이들은 맘대로 마을이라고 좋은것도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맘대로 마을 이용권에는 흥미를 보였다. 하루에 한시간씩 나눠써도 되냐고 하고 이용권 시간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은 없냐고도 묻는다. 대신 이용권의 효력이 발생되면 엄마도 영향을 받는 조건이다. 혼자만의 자유가 아니라는 뜻이다. ㅋ 날마다 조금씩 풀어야 하는 문제집과 EBS와 인천e스쿨 듣기도 빼먹을 생각에 벌써부터 들떠 있는 아이들... 뭐 그런 자유를 누려보는것도 나쁘지 않을것 같다. 과연 효과가 어떨지는 두고 봐야알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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