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인도 - 14억 인도의 민낯, 우리가 아는 인도는 없다
허필선 지음 / 행복한북창고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허필선 - 벌거벗은 인도 (책/도서 후기)


어느 곳이든, 일회성으로 여행하는 것과 그곳에서 오랫동안 살아보며 함께 그 지역 사람들과 부대끼며 알게 되는 문화에 대한 경험은 천지차이일 것이다. 그래서 인도의 독특하고 다양한 문화를 더욱 깊숙이 들여다보고 싶어서, 인도에 오랜 경험을 통해 써 내려간 에세이를 펼치게 되었다. 


나는 프롤로그에서 '여행이란 눈으로 세상을 담아와 마음에 펼쳐놓는 것이다.'라는 문구에 멈춰 서서 감탄사를 연발했다.(아니 책을 시작하기 전에 이미 이렇게 큰 감동을 선사해 주시다니! ^^)

그리고 꾸미지 않은 삶의 모습을 가장 적나라하게 볼 수 있는 곳이 인도라는 말에 정말 공감하게 되었다. 목차를 지나서 이제 본격적으로 이 책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인도 전국을 다니며 제품 수리하는 일을 하기 위해 인도에서 지내게 된다. 계속 읽으면서 느낀 점은 인도는 지역마다 서로 다른 언어, 행동 양식과 문화들이 존재해서 인도를 한 마디로 정의하기란 정말 어렵기도 할 것이고, 무척 독특하고 신비롭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그리고 어느 국가나 음식에서 발현되는 그 나라만의 냄새가 있듯이 인도도 인도만의 인도 냄새가 있는데, 인도 음식의 맛, 향신료의 향이 인도의 냄새라는 내용이 정말 흥미로웠다. 이 책에는 중간중간 마음을 이끄는 좋은 글귀들이 있어서 정말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자판기 도우미' 이야기에서 정말 빵 터지고 말았다. 나도 작가님과 같은 생각을 했다. 자판기에 도와주는 사람이 있으면 자판기는 무용지물이 아닌가? 그 이유는 인도에서는 자판기보다 인건비가 쌌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어 한국인과 비슷한 생김새를 가지고 있는 사람 '일곱 자매 주'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사실도 처음 알게 되어 무척 놀랐다. 아마 나도 인도 여행 중에 우리나라 사람과 생김새가 비슷하면 한국말로 '한국인이세요?'라고 물어봤을 것 같다. 




이 책에서 가장 생각이 많아지고, 가슴이 아려 눈가가 촉촉해졌던 부분은 바로 불가촉천민 이야기 부분이었다. 자유와 희망을 꿈꿀 수 없는, 운명이 정해져버린 사람들, 하루빨리 카스트제도나 불가촉천민의 계급 제도가 사라져서 인권이 보장된 삶을 살 수 있는 인도를 희망해 본다. 

나는 인도의 결혼식 문화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인도 결혼식 문화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내 친구의 결혼식' 이 부분에서 친구가 춤을 권했고, 인도 영화에서 보았던 춤추는 장면을 재빨리 떠올려 영화 속 춤을 비슷하게 따라 했다는 내용이 정말 재미있었다. 내가 만약 저곳에서 지인이 춤을 추라고 부추겼다면, 나 역시도 인도 영화에서 보았던 장면을 떠올리지 않았을까?^^ 


이 책에 끝부분에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하며 큰 울림과 함께 책을 끝마친다. 

'완벽한 타이밍이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 완벽한 타이밍이라는 단어는 지금은 하기 싫다는 말의 다른 표현이다.' 

'삶을 바꿀 절호의 기회는 바로 지금이다.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건 지금 이 순간의 행동이다.' 


인도인들의 삶을 들여다보며, 문화적 다름에 대한 경계보다, 그들의 독특하고 다양한 문화와 생활 양식, 가치관 등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무척 의미 있게 읽었다. 그리고 저자의 좋은 문구들은 가슴에 평생 깊이 새기고 싶어서 여러번을 반복해서 읽었고, 감동과 위트가 있는 글솜씨에 정말 지루할 틈 없이 흥미로웠다. 뿐만 아니라, 내가 마치 인도에서 살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생생한 현장감에 몰입되었다. 끝으로 인도의 삶을 엿보며, 인도에 대한 이해와 나를 되돌아보는 귀한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무척 만족스러운 책이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