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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그들이 숨긴 진실 - 이덕일의 한국사 4대 왜곡 바로잡기
이덕일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09년 9월
평점 :
한국사 그들이 숨긴 진실
- 이덕일의 한국사 4대 왜곡 바로잡기 -
큰 틀의 이해없이 연대별 특징들을 달달 외우던 국사 시간이 기억나시는지요? 전 국사, 세계사 시간이 싫었습니다. 딱히 흥미로운 것도 없고, 도무지 외워야만 하는 시간의 연속이 지루함을 배가 시켰습니다. 머리가 굵어지고 고민이 쌓일쯤 손닿는 책들을 둘러보다 관심이 역사에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통시적 재미까지는 아직 느끼지 못합니다만, 그 당시 사람들의 생활, 고민들이 엮인 역사책들을 보면 동합니다.
지루한 수업시간이었습니다만, 그마나 짜투리 기억들이 남아 있습니다. 그 기억들은 역사를 대할 때 선입견으로 작용하기도 하고, 그 틀안에서만 정보를 수용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틀이 비틀어져 왜곡되어 있다면 어떻겠습니까? 당위로 인정하던 기억들이 개개인의 이익에 발목 잡혀 틀어졌다면, 어떨까요?
이덕일씨의 '
한국사 그들이 숨긴 진실'을 읽었습니다.
일단 황당함에 맘부터 추스려야했습니다. '만약 사실이라면'이란 전제가 초반 몇 장을 가득채웠습니다. 그러나 페이지가 넘어 갈 수록 의혹은 짙어지고, 물증은 기억을 할퀴었습니다. 결국 역사인식의 창인 사관 조차도 개인, 혹은 일부 집단의 이익앞에선 하나의 수단이 될 뿐이었습니다.
이 책에서 제기하는 4대 왜곡은 다음과 같습니다.
- 한사군 = 한반도설
- 삼국사기 초기기록 불신론
- 노론사관에 의한 조선 후기사 서술
- 현대사 연구 금지론에 의한 독립운동사 말살
중국의 동북공정과 발맞춰 진행되는 동북아역사재단의 한사군 한반도설이나 고조선에 대한 서술을 믿지 못하겠다는 삼국사기 초기기록 불신론, 일제 앞잡이들의 조선 후기사 왜곡과 그들의 일제 식민사관에 의거한 독립운동사 말살은 가슴깊은 곳에서 끌어오르는 분노를 멈출 수 없게 합니다.
저자는 노론사관과 일제 식민사관이 해방 이후에도 한국사의 주류 이론으로 행세하면서 발생된 문제라 요약합니다. 나라를 팔아먹은 죄인들이 다시 찾은 나라에서도 주류가 되어, 즉 과거 청산을 제대로 못한 우리네 굴곡진 역사의 결과물입니다.
이런 큰 충격속에서 헤매이는 동안 저자는 중심을 잡아 줍니다. 잘못되었으니 다시 조사하고 연구해야 합니다. 논쟁은 커녕 조금이라도 다른 견해를 제시하면 이단으로 몰아 학계에서 추방하는 병폐를 끊어야 합니다. '이병도 사관'이란 비딱한 동아줄을 끊어내 다시 바로 세워야 합니다. 이런 기치아래 기존 주장의 반론들을 밑바탕에 깔고 시작합니다. 이단이 아니라 다른 역사적 견혜임을 인정하고 토론에 나서길 바라며 책을 줄입니다.
가슴 무겁게 읽어 내려갔습니다. 여전히 역사의 오물은 산재합니다. 오물이 침범하지 말아야할 곳에서 보았다는게 놀라울 따름입니다. 분명 이 모든것은 언젠가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겁니다. 그 선상에 이 책 또한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