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ick 스틱! - 1초 만에 착 달라붙는 메시지, 그 안에 숨은 6가지 법칙, 개정증보판
칩 히스.댄 히스 지음, 안진환.박슬라 옮김 / 엘도라도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긴장때문인지 심장의 박동이 온 몸을 짓누르고 있습니다. 제품 발표를 앞두고 박동은 속도를 드높이고 있습니다. 몇 년간 심혈을 기울인 제품입니다. 더욱이 앞으로 회사의 사활이 달려 있는 발표입니다. 이 제품이 바이어들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져, 계약이 성사되거나, 투자가 유치되어야만 생존의 명맥을 이어 나갈 수 있습니다. 만약 더 큰 호응을 이끌 수만 있다면, 생존을 넘어 새로운 단계로의 도약 또한 가능 합니다.

이 모든 상황이 발표를 앞둔 저의 심장을 요동치게 합니다. 발동에 밀려 틈새를 헤집고 나오는 식은 땀은 이미 셔츠 깃을 적셔버렸습니다.

저와 화면을 비추는 탑라이트만을 남겨 둔채 모든 조명이 꺼집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

감사합니다란 말을 끝으로 서서히 조명이 올라옵니다. 그제서야 바이어들의 눈빛이 보입니다. 발표 도중 간간히 그들의 박수소리와 웃음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러나 제품에 대한 확신을 전제로 한 호응인지는 미심쩍었습니다. 휴~ 불안한 정적이 잠시 흐릅니다. 하나씩 하나씩 바이어들의 눈빛을 바라봅니다. 정적은 이내 환희에 찬 눈빛으로 무대를 채우고 있습니다. 박수소리와 환호 소리를 뒤로하고 백스테이지로 돌아옵니다.

흐르는 땀을 닦고 있을 즈음 누군가 뒤에서 조용히 어깨를 잡습니다.

'이사님 대성공입니다. 무엇보다 이사님의 프리젠테이션 대단했습니다. 핵심을 꿰뚤으면서도 청중의 관심을 놓치지 않는 하나의 추리 소설을 읽는 듯한 매력적인 발표였습니다. 들리는 것처럼 청중들의 호응 또한 대단합니다. 이런 분위기라면 계약은 따논 당상입니다.

무슨 말로 이 기분을 표현할까요? 단순히 기뻤다는 말은 성에 차지 않습니다. 개발팀의 노력으로 탄생한 멋진 제품이 있었기에 가능한 이야기지만, 그 제품을 돋보이기 위해 고민했던 시간들, 그 시간들이 녹아있는 발표 자료를 보니 울컥합니다.

너무나 긴 서두였습니다. 어떤 경우든 이런 상황을 상상해 보거나 경험해 보신적이 있으신가요? 아마 대부분 이런 성공 스토리를 그리며 시간들을 새기고 있을 겁니다. 단지 티비 속 이야기가 아닌 현실이 되길 바라고 바랍니다.

칩히스, 댄히스 형제의 '스틱'을 읽었습니다.

서두의 '...'으로 줄여버린 발표의 핵심, 즉 메시지의 고착성에 대해 그간의 고민을 정리한 책입니다. 일례로 위에서든 발표라든지, 제품 홍보를 위한 광고, 아니면 조직내 전략 공유를 위한 소통이든 메시지의 고착성이 필요한 곳은 한 두군데가 아닙니다. 저의 경우 글쓰기와 고착성에 대해 고민한 시간이었구요.

사람을 끄는 메시지,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사람만이 만들 수 있느냐란 질문에 과감히 '아니오'란 답을 하며 책은 시작됩니다. 메시지가 사람 입에 오르내리고, 무의식의 언저리에 끄끈하게 붙어 있기 위해 갖추어야 할 요건 그 6가지의 법칙에 대한 이야기가 이 책의 전부입니다.

수긍할 만하며 적용가능합니다. 그리고 적용할 분야또한 무한합니다. 이것이 이 책의 뚜렷한 장점입니다.

그 6가지 법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 핵심을 내포한 단순성
  • 흥미를 돋울 의외성 - 추리기법, 지식의 공백
  • 지식의 저주를 넘을 구체성
  • 통계, 숫자를 넘어서는 신뢰성
  • 청중을 사로잡을 감성
  • 잊어지지 않을 스토리
뭐 이렇게 단순하냐 반문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간단하다고 매력적이지 않다는 선입견은 잘못 됬습니다. 이런 컨셉을 가지고 메시지를 기획하고 작성한다면, 우리가 바라는 끈끈한 귀에 착 달라붙는 메시지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습니다. 단언합니다.

이 책을 읽기전 말콤글래드웰의 '티핑포인트'를 읽었습니다. 곁들여 읽기에 아주 그만인 책입니다. 특히나 고착성이 티핑 포인트의 세가지 큰 기둥 중 하나이기에 연결해 고민하기 좋습니다. 두 권 다 이야기를 아주 재미나게 풀어가기에 한달음에 읽어 나갈 수 있을 듯합니다.

다소 컨셉위주의 책입니다만, 업무에 그리고 다양한 분야에 적용 할 수 있습니다. 몇 시간의 여행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즐거웠습니다. 오는 가을 이 책으로 몇 시간의 즐거움을 탐닉해 보는 건 어떨까요? 강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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