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메커니즘 - 경제학의 '오래된 미래' 케인스주의를 다시 읽는다
오노 요시야스 지음, 김경원 옮김, 박종현 감수 / 지형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불황의 메커니즘

신자유주의가 막을 내리는 시점에, 그가 할퀴고간 상처는 흔적을 또렷이 하고 있습니다. 미국발 신용경색의 모태이며, 개발도상국들의 발전에 족쇄를 채운 신고전주의의 상처는 아직 아물 기미 조차 안보입니다. 저또한 불황이란 단어를 태어나 처음으로 몸소 체험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기 경기저점, 불황 상태에서 다시금 주목 받는 것이 불황이론이며, 현 시스템에 대한 성찰입니다.
2009/02/11 - [독서 흔적] - [경제 경영/외국어/자기계발/실용] 나쁜 사마리아인들

오노 요시야스 교수의 '불황의 메커니즘'을 읽었습니다.

신고전주의의 쇠퇴와 더불어 서서히 힘을 받고 있는 케인즈 이론에 관한 책입니다. 이 책은 케인즈의 '고용, 이자 및 화폐이론' 책을 비판해 서술합니다. 신고전주의케인즈 주의의 비교와 더불어 한발짝 더 나가 케인즈 이론의 허술한 논리를 저자의 논리로 보강합니다.

불황이 나타나는 요인은 마르크스를 시작으로 신고전주의까지 일관된 방식으로 해설합니다. 마르크스는 생산의 무정부성이 과도한 공급을 낳고, 불황으로 이어진다는 논리를 내세웠습니다. 그러나 신고전주의자들은 공급의 초과는 불황을 낳지만 단기적인 현상이라 치부합니다. 물가나 화폐임금의 조정으로 극복이 가능하며, 비자발적 실업이 애초에 일어날 수 없다고 단언합니다. 완전 고용이란 이상향이 늘 함께 한다고 합니다.

좀더 자세하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노동력이나 자본 설비를 모조리 사용하여 생산한 물자나 서비스의 총공급이 그대로 사람들의 총소득이 된다고 생각한다. 총소득을 남김없이 재화나 서비스 구입에 충당하면 총수요는 총공급과 같아진다. 그런 다음에는 물가나 화폐임금을 조정하여 개개 물자나 서비스의 생산량의 구성과 각각의 수요량의 구성을 일치 시키기만 하면 된다. 다시 말해 물가나 회폐임금의 조정만 이루어진다면 재고나 비자발적 실업은 있을 수 없다는 말이다."

그러나 케인즈의 시각은 다릅니다.

"케인즈가 상정한 세계에서는 우선 재화나 서비스에 대한 총수요가 정해져 있고, 그다음 그것들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고용량이 정해진다. 더구나 그 고용량이 반드시 완전고용을 실현할 만큼 충분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일반적으로는 그것을 밑돌아 비자발적 실업이 발생한다. 물가나 화폐임금은 총수요가 주어진 다음 정해지기 때문에 그것들을 무리하게 끌어내린다고 수요 부족이나 비자발적 실업이 해소되지 않는다."

불황의 원인을 수요의 부족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수요는 소비와 투자로 나뉘며 두 가지 부족에 대해 논리적인 전개를 해나갑니다. 이론적인 분석 뿐만 아니라 정책적 대안까지 제시합니다. 우리가 수정 자본 주의라 부르는 강한 정부의 역할을 지지합니다. 공공 사업을 통한 수요의 창출, 비자발적 실업을 없애기 위한 일자리 보강, 그리고 부의 재분배등은 케인즈 이론의 핵심입니다. 듣고 보면 자본가 입장에서는 득이 될게 전혀 없어 보입니다만, 이 이론은 효율성을 매우 중시합니다. 겉으로 보기에 자본가들의 부를 나누어 분배하는 모습으로 보이나 경기가 활성화되면, 그들이 벌일 수 있는 잔치판은 더욱 확장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케인즈 이론은 주류로 받아들여지지 못했습니다. 이론의 논리적 설득력 부족에 기인합니다. 그 허점의 핵심은 수요, 소비의 한계를 정하는 메커니즘을 제시하지 못한 것과 케인즈가 제시한 소비함수[각주:1]와 승수 효과[각주:2]가 인정받지 못한 것입니다.

여기에서 오노 요시아스 교수의 주장이 곁들여 집니다. 케인즈의 문제 인식은 탁월하다는 전제하에 이론적 보강이 시작됩니다. 소비함수, 승수효과로는 소비의 한계 및 정책의 당위성을 입증할 수 없습니다. 그 이론의 알맹이는 소비 한계를 설명하는 것에서 부터 시작합니다.

소비의 한계는 유동성 선호의 지속과 소비욕구의 감퇴, 그리고 기업의 수익예상 악화를 통해 투자를 억제하고, 총 수요와 그것이 실현하는 총소득을 낮은 상태로 묶어버린 것에 기인합니다. 그리고 승수효과가 아니라 소비 이자율[각주:3]의 인상을 바탕으로 정책의 당위성을 입증해야 합니다. 케인즈가 제시한 불황의 원인과 타결책 사이의 허점을 메웁니다.

이를 전제로 저자가 제시하는 대안정책, 즉 수요자극책은 소비 이자율 인상에 있습니다. 디플레이션 완화, 인위적인 인플에이션 조장을 통해 지금 수요를 창출하게 하고, 공공사업을 통해 수요 창출 할 수 있는 일자리 마련을 주장합니다.

서평을 마무리 하려하니 씁쓸함이 앞섭니다. 저자 주장의 바탕은 이자의 다면성과 인간의 화폐 보유욕입니다. 결국 화폐를 자본으로 인식함으로써 나타나는 끝없는 욕망의 전차가 뱉는 부산물입니다. 기존 이론들이 공급측면의 실수와 시스템적 오류에 기인한 것이라면, 수요 부족에 의한 불황은 자본주의적 인간 욕망이 원인임을 과학적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결국 문제는 인간이며, 인간의 인식이 바뀌지 않는 이상 확실한 해결책은 요원합니다. 2009년 대한민국을 둘러봐도 희망을 좀처럼 찾을 수는 없습니다. 떠나는 기차를 지켜보며 반대로 가는 느낌입니다. 케인즈 정책이 그나마 나은 대안이라 이야기 하지만, 그 대안은 머리 속에 맴돌 뿐입니다. 현실로 전혀 다가오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의 정책들 중에 고민의 흔적이 보이고, 최소한 이런 맥락의 정책들이 보인다면, 지금껏 끊었던  뉴스를 다시 볼 생각도 있습니다. 부디 그 시간이 좀더 빨리 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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