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 기술 - 소리치지 않고 야단치지 않아도 아이가 달라지는
최영민.박미진.오경문 지음 / 고래북스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바이러스성 장염으로 요 몇일 비실비실 대는 와중에 한권을 책을 들었습니다. 육아관련 서적입니다. 일전에 비폭력 대화와 부모와 아이사이, 그리고 UGUF 매일이 반짝반짝, 마지막으로 엄마자격증이 필요해요 등을 읽었습니다. 유목적 독서를 하고 있으나, 바로 코앞에 닥친 육아의 두려움 덕에 단기간에 몇권의 육아 서적을 읽게 되었습니다. 그의 연장선 상에서 또다른 시각을 얻으려는, 보물 찾기하는 심정이었습니다.
2009/03/03 - [독서 흔적] - 비폭력 대화
2009/02/26 - [독서 흔적] - UGUF 매일이 반짝반짝
2009/01/29 - [독서 흔적] - [유아/어린이/학부모/가정/어린이 외서] 부모와 아이사이
2008/12/03 - [독서 흔적] - 엄마 자격증이 필요해요

이번에 읽은 책은 소리치지 않고 야단치지 않아도 아이가 달라지는 '잔소리 기술'입니다. 소제목이 상당히 깁니다. 결론 부터 이야기 하자면 꽤 괜찮은 책입니다. 겸양의 미덕이 있다고 할까요. 솔직히 가장 맘에 닿은 부분은 에필로그 였습니다. 육아 서적을 보는 방법에 대한 저자의 겸손하지만 정직한 제안이 있습니다. 육아서적은 기성복이니, 각자의 아이를 위해서는 부모 스스로 맞춤식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읽고 동일한 잣대로 아이들을 대하는 것은 결국 부모가 섬기는 책의 굴레에 얽매인 폭력적 맞춤뿐입니다. 기성복을 입히되 적절히 아이에 맞는 양육방식이 필요함은 명백합니다.

제목에서도 익히 알 수 있듯이 잔소리에 관한 책입니다. 개인적으로 잔소리는 대화, 즉 소통하려는 부모 의지의 잘못된 표현 방법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잘못된 표현 방식이니, 아이에 맞게 그리고 상호간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마음가짐 부터 실제 실행 단계에서의 코칭까지 잔소리에 대해서 전방위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아마 제가 부모 자식간의 소통에 대해 이 책을 가장 먼저 읽었더라면 상당히 재미나게 그리고 몰입해서 읽었을 겁니다. 그러나 '부모와 아이사이', 그리고 '비폭력 대화'를 통해 아이와의 소통에 대한 나름의 기준을 세운 뒤인지라 그 범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 책은 소통의 색깔다른 기성복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책을 폄하할 생각은 없습니다. 잔소리라는 영역에 초점을 맞추고 구석구석 세심하게 아이와의 소통에 대해 고민한 흔적이 역력합니다. 쉽게 읽히며, 기준을 세우고 잔소리에 대해 일관적으로 풀어나갑니다. 솔직히 잔소리는 안하는게 좋습니다. 대부분의 잔소리가 폭력적 소통입니다. 그렇기에 평소 잔소리를 하지 않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편작의 큰 형님처럼 병이 생기지 않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정답이겠지요. 하지만 살다보면, 스스로의 부족함 뿐만 아니라 상황에 따라 잔소리를 하게 됩니다. 그럴 경우 어떻게 자녀에게 부모의 감정 상태, 그리고 부탁을 잔소리라는 옷을 입혀 전달 할 수 있느냐에 대한 답을 던집니다.

첫째단계, 부모의 감정 상태를 알려준다.
둘째단계, 자녀의 구체적인 잘못된 행위를 알려준다.
세째단계, 대안을 제시한다.

아주 간단합니다. 이 과정은 비폭력 대화의 네단계, 관찰, 느낌, 욕구, 부탁의 부분집합입니다. 상황을 관찰한뒤, 공감 후, 스스로의 느낌이나, 아이의 느낌을 이야기하며, 기저에 깔린 욕구를 파악한 뒤, 부탁을 하는 행위와 그 맥을 같이합니다. 좀더 상세히 풀어 놓자면, 첫번째 단계에서 부모의 감정 상태을 알려 줌으로써 아이 스스로가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줍니다. 그렇다고 화난 상태에서 나 화났으니 알아서 해라는 식의 접근 방식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닙니다. 잔소리가 아닌 대화라는 생각을 굳건히 가지고 스스로의 느낌을 자녀에게 전달합니다. 두번째 단계는 이렇게 느끼게 만든 아이의 구체적인 행동을 지적하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주의할 점은 자녀의 행동에 초점이 맞아야 하지, 아이 자체에 초점을 맞추면 안됩니다. 너의 행동이 나쁘다지 이런 행동을 하는 네가 나쁘다가 아닌 겁니다. 마지막 세째 단계는 대안이라고 하지만, 저는 부탁이란 단어로 바꾸고 싶습니다. 서로간의 대화를 통한 의견 합의이면 더더욱 좋겠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면, 부모의 부탁을 통해 소통의 방점을 찍습니다.

애기 키우는 거 어렵다는 말 많이 듣습니다. 그렇기에 두려움 또한 늘 지니고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육아 서적을 볼 때면 예사롭지 않습니다. 같은 말을 되풀이 하는 책들이 많긴 합니다만, 되풀이 해도 부족한게 지금입니다.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자녀와의 소통에 물꼬를 틀만한 말랑말랑한 서적입니다. 또한번의 되풀이지만, 다시한번 모자람을 아로새긴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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