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암에게 글쓰기를 배우다'를 읽고 그 감흥을 적은지 얼마 되지 않았다. 그 책은 글 쓰는 방법보다는 글을 잘 쓰기 위한 기본 토대를 중요시한다. 기술보다는 기본 소양을 논한다. 이 책 '이외수의 글쓰기 공중부양'은 글을 쓰면서 실제 어떻게 써야할지 구체적으로 예시하고 하나하나 가르쳐 준다. 소위 이외수의 말대로 뜨기위한 글 쓰는 법을 가르쳐준다. 그렇다고 전자에 비해 이 책의 품격이 떨어진다고 단언 할 수는 없다. 내공과 외공 둘 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두 책에 있어서 크로스 오버하는 부분도 많다. 책의 말미로 갈 수록 글은 인간이라는 부분에 점점 무게를 싣는다. 진실이 묻어있는 살아있는 글들. 노력에 노력을 거듭한 한 문장을 만들기 위해 기술뿐 아니라 내공 또한 중요시한다. 특히나 공중부양에서 와닿은 주장은 감성적인 글 쓰기다. 생어와 사어를 구분하고, 초보적인 글 쓰기에서는 생어를 쓰는 방법을 단련하라는 부분이다. 그를 바탕으로 단어를 추출하고, 문장을 형성한 후 수사를 통해 문장의 살을 붙인다. 다음의 과정을 보고 탐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움에 대한 문장을 쓰고자 한다. 주변에 방치되어 있는 단어들을 무작위로 적는다. 초겨울, 창문, 바람소리, 골목, 외등, 새벽, 눈시울이라는 단어를 채집했다고 가정하자. 이를 바탕으로 진심을 담아 문장을 만든다. "창문을 흔들고 지나가는 초겨울 바람소리 행여 그대가 아닐까 바깥을 내다보았습니다 골목 저멀리 외등 하나 눈시울이 젖은 채로 새벽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앞뒤 글들을 생략한 이 예문 하나만으로 내가 받은 감흥을 다 풀어 놓을 수는 없다. 하지만 주위에 의식하지 못하는 여러 단어들을 아우러 살아있는 생생한 글들로 재탄생되는 이 순간, 창조주에 비해 못하다 할 수 있겠는가. 아무나 글을 잘 쓸 수 있다. 아니 고쳐 이야기하면 누구나 잘 쓸 수 있는 개연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누구나 글을 잘 쓰지는 못한다. 노력하고 단련 해야 한다. 천성적으로 잘 쓰는 사람을 부러워 하지 말고 끊임없는 노력으로 글을 잘 쓰는 사람을 따라 하자. 이 글을 쓰는 지금 나 자신도 부끄럽지만 그 과정 속에 있다고 생각한다. 끝까지 달려갈지 의심도 되지만 오늘 하루 이 한 페이지로 한걸음 더 떼었다. 언젠가 이 글이 부끄러워 질 날이 있기를 속으로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