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카르트에 대해 관심을 가진 이후, 본격적으로 철학 쪽 책을 집어 들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지만, 기본이 없음을 자각하고 입문서 아닌 입문서를 집어 들게 되었다. 난해하지 않은 글들, 초보자들에게 쉽게 읽힐 수 있는 글들로 시작하는 이 책은 무엇보다 철학에 대한 무게감을 덜어 주고 있다. 데카르트의 이야기를 하되, 저자의 생각과 비유들을 들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야기 한다. 물론 방법서설 이 책 자체가 무거운 철학적 형식을 지니지 않고 데카르트 그 자신의 인생을 그리고 그의 정신적 횡보를 이야기 형식을 빌어 쓰고 있기에 보다 쉽게 접근 할 수 있다. 데카르트 그 자신도 책의 독자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지목하지 않았을까? 또한 르네상스, 종교개혁 시기의 전반적인 지적 풍토에 관해서도 저자는 양념아닌 양념을 곁들여 데카르트의 생각에 그 맛을 더 한다. 아리스토 텔레스와 스콜라 철학에 반기를 든 목적론적 세계관으로 모든 만물을 규정지으려는 생각을 떨쳐 버림으로 보다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고민을 시작한다. 정신과 신체를 분리하고 세계를 기계론적으로 본 그의 시각은 현재로서는 별 것 아닌 것 처럼 보이지만 그 시대에서 이런 생각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그의 위대함을 엿볼 수 있다. 더불어 이책에서는 베이컨의 경험주의와 데카르트의 합리주의의 비교 분석, 그리고 삼단 논법으로 대표되는 연역법, 그보다 진 일보한 논리의 확대를 이야기한 데카르트의 연역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물론 현재의 지적 공간에 대입하게 되면 그의 논리에 허점은 상당히 많이 노출된다. 하지만 데카르트 그의 생각이 근대 과학의 근간이 되었음을 부인하지는 못한다. 이제 첫걸음을 떼었으니 해설서가 아닌 방법서설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