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외수의 소통법 여자도 여자를 모른다를 읽다. 반선반속의 감성마을에 자리를 잡고 있는 이외수. 그가 나누는 소통법을 유심히 관찰했다. 특히나 여자에 대해 그가 말을 한다고 하니 다소 의외라는 생각조차 든다. 가끔 들르는 이외수의 플톡 사이트에서 이 책에 관한 재미있는 한 줄 글이 있다. "아니 당신이 여자도 아니면서 어떻게 여자에 관해서 쓸 수 있냐"는 우문에 "그럼 파브르는 곤충이라서 곤충기를 썼냐"라는 그의 현답에 배꼽을 쥐었다. 그의 재치에 넉다운되어 첫 장을 펼쳤다. 정태련이 그린 꽃들과 곁들인 그의 간결한 글들, 그리고 책에 삽입되어 있는 향기나는 책갈피. 그의 글과 정태련씨의 그림뿐만 아니라 편집 또한 간결하게 되어있다. 여백의 미를 한껏 살린 그의 책에 하루간 푹 빠져 지냈다. 알듯 모를 듯한 여자. 뇌로 생각하는 논리로 무장한 남자로서는 그 여자의 생각을 따라가고 읽어내는 건 참 힘들고도 힘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여자는 알 수가 없다. 그의 결론이다. '여자는 결코 알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부디 탐구하지 말고 그저 모르는 상태로 무조건 사랑하라. 머리로 논리로 이해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마음으로 다가가야 함을 다시 한번 깨우친다. 중간 중간 세상의 솔로 들에게 고하는 그의 외침이 재미있으면서도 폐부를 찌른다. 여자를 대하는 모습과 생각뿐만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자세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으니 말이다. 여자로 시작한 이야기가 인간, 삶에 대한 이야기로 커지고 나중에는 사랑이란 말로 책을 마무리 한다. 단지 여자와의 소통이 아닌 세상과 소통하는 그만의 이야기를 한다. 전작에서도 느낄 수 있는 그의 맑은 정신 세계와 티없는 글들을 고스란히 볼 수 있다. 그가 감성마을에서 나와 귀에 대고 속삭이는 듯하다. 사랑해라. 자신이든 여자든 다른 사람이든. 사랑은 아름다움을 만들고 아름다움은 사랑을 만든다. 촌철살인과 같은 그의 말들에 선계에서 헤엄치다 나온 듯 몽롱하다. 꿈꾸듯 그의 말에 홀연히 취한다. '사랑은 결국 온 생애를 다 바쳐 아름다움의 반대말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그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