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일의 독서일기 7
장정일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장정일의 독서 일기7을 읽다. 장정일과의 인연은 몇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에 방금 올라 온 사회 초년 시절 삼성역에서 처음으로 서울에서의 기숙사 생활을 시작했다. 그 당시 '반디 앤 루니스' 서점을 자주 들락 거리곤 했었는데 그 때 본 책이 '장정일의 독서일기 3' 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서점에 서서 한 페이지 씩 읽는 동안 내가 하고픈 일을 하는 사람이 있구나라고 생각 했다. 막연한 동경 이었다. 집안에 작은 책방을 가지고 읽은 책을 조금씩 내 것으로 만드는 글쓰기를 해보는게 막연한 신출내기 직장인의 소원이었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그 책을 사지는 못했다. 어찌된 연유인지 그 책을 서점에서 한 30분 본 뒤 차마 사지 못하고 돌아 나왔다.

그리고 몇 년 후 '장정일의 공부'를 읽었다. 그 책을 읽는 동안 박노자의 '당신들의 대한 민국'을 같이 읽었기에 '대체 복무'에 대해 기존의 생각을 많이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장정일 참 투박하고 고집 스럽게 생겼다. 작가의 주관적 인상을 말하는 것이 생뚱 맞을 지도 모르지만, 나는 장정일이란 사람에 이런 고집 스러움이 좋다. 독서 일기가 7편까지 나올 수 있었던 동기가 작가의 고집 때문이 아니었을까? 얼마나 이런 책이 많이 팔릴 지는 모르겠지만 독서가에게 동기를 줄 수 있고 힘을 얻을 수 있게 만드는 참 고마운 책임에는 분명하다. 나와는 다른 저자의 폭넓은 이해와 관련 서적까지 논할 수 있는 저자 장정일의 인문, 사회학적 식견에 탐복할 뿐이다.

그러나 이 책은 다분히 쉽게 읽히지는 않는다. 저자의 독서 목록과 간단한 독후감이라고 하지만 그 책을 읽어 보지 않은 상태에서 이야기하는 장정일의 독서 일기는 개인적으로 난해하다. 이 책만을 읽기에는 버거움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실제 책을 읽으면서 내가 읽은 목록과 겹치는 부분에서는 쉽게 몰입하고 이해 할 수 있었지만, 다른 일기들에서는 쉽게 집중 할 수가 없었다. 이 책만을 읽기 위한 이 책의 구입은 다소 말리고 싶은 생각이다. 다만 책을 읽는 방식, 독서의 기술에서 논한 '신토피칼 독서'라든지 책읽는 책에서의 '네트워크 독서법'을 저자는 몸소 보여주고 있다. 이 예를 확실하게 볼 수 있는 책이 장정일의 공부라고 할 수 있고, 이 책 또한 그 부분에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저자는 대단하다. 한마디로 이야기해서 책을 읽기 위해 책을 쓰기 위해 태어난 사람같다. 방대한 독서량과 저작능력 부럽고도 부럽다. 나의 독후감이 이렇듯 책 한권으로 묶일 수 있을 날을 상상해보면서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다. 이 책에서 맘에 와 닿은 부분을 스크랩하고 마무리한다.

"공부는 읽기, 생각하기, 쓰기라는 삼박자를 갖추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삼박자를 완벽하게 충족시키는 게 바로 독후감이지요. 우리 옛말에 공부해서 남 주지 않는다는 말이 있는데, 처음에 독후감을 쓸 때는 뭘 쓸지 막막하지만, 계속해서 책을 읽다 보면 지금까지 읽고 생각했던 것들이 모두 자기 내부에 녹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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