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명심의 문인의 초상 -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 72인, 그 아름다운 삶과 혼을 추억하며
육명심 글.사진 / 열음사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근래 들어 딱딱한 자기 계발서나 경제 관련 서적을 주로 읽어 잠시 쉴 겸해서 사진집 하나를 손에 들었다. 표지에서 뿜는 사진의 아우라에 책을 살 수 밖에 없었다. 고뇌하는 시인의 초상. 청록파 박두진 시인의 사진이 대문을 장식하고 있다. 문득 책에서만 봐오던 시인은 어떤 모습일까라는 단순한 호기심과 제딴에 사진을 취미라고 말하고 다니는 처지라 쉽게 책에 다가가게 되었다.


그러나 역시 내가 헤아릴 수 있는 경지의 사진은 아니다. 군데 군데 묻어 나는 육명심 저자의 글과 사진을 보면 그 깊이를 짐작하지 못할 듯하다. 저자의 말처럼 사진가가 한 인물을 제대로 찍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서로의 마음이 통해야 한다. 이 71인의 문인들 사진을 보면 저자와 무언의 대화를 나누는 듯하다. 경계심이라곤 전혀 없는 친구의 렌즈를 들여다 보는 것 같다. 문인들에 대한 단순한 호기심에 시작한 글읽기 사진 보기가 저자의 글과 사진 내공에 한껏 내 기세가 움츠려 든다.

이 책은 예술가에 앞서 한 인간으로서 문인들의 초상 작업을 한 새로운(?) 시도이다. 짙은 흑백의 묵직함과 거친 질감이 그 시대 문인들의 세파를 한껏 뿜어 내고 있다. 한 시대를 풍미한 문인들의 초상을 한 책에서 볼 수 있어 신선했고, 또한 그들을 표현하는 저자의 글과 사진의 무게에 한번 더 놀랐다. 시간을 두고 천천히 한 장씩 곱씹어 보고픈 사진들이 몇 장 있었다.

흑백에 대한 아련한 동경
피사체와의 교감

내게 던져진 화두는 언제쯤 풀리는 날이 올까?..

육명심 그 이름을 새긴다. 서양 사진작가들 빼고 우리나라 사진 작가라고 해봐야 최민식, 구본창, 김영갑, 배병우 정도 밖에 모르는 나에게 육명심이란 작가가 새롭게 추가되었다. 대상이 같은 사람일지라도 최민식의 사진과는 또 다른 느낌의 사람 냄새 나는 사진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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