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매화향기 높은 학년 동화 4
장주식 지음, 김병하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0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매향리 이야기를 이렇게 아이들에게 전달 해 줄 작가가 있다는 것이 고맙고 귀하다. 그러나 이 글을 '문학'이라는 잣대로만 보았을 때도 고맙고 귀한 문학작품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긴 역사 속 사건의 줄거리를 촘촘히 추려내려다 보니, 인물의 가슴 절절한 이야기는 묻혀 버린 것 같아 아쉽다. 불발탄이 터지면서 눈을 다친 진수의 아픔이나 고통, 슬픔 따위가 진하게 느껴지지 않고 그 진수라는 인물의 속내가 잘 들여다보이지 않는다. 진수의 고통, 슬픔 따위가 작품에 녹아들어 그로부터 고민이 싹트고, 문제 의식을 또렷이 갖게 되고 하는 과정들이 있었더라면 뒤로 이어지는 이야기가 더 매끄럽게 진행되었을 것 같다.  경호라는 인물도 그렇다. 매향리를 떠나 서울에서 품을 파는 일꾼으로 살면서 한쪽 손을 잃게 된 경호는 그저, 그러한 이력을 가진 이로 보여질 뿐이다. 그런 고통을 겪으면서 그 인물은 어땠는지가 절절하게 그려져 있지 않다. 

인물이 또렷이 구체로 와 닿지 않으니 이야기는 줄거리만 남게 된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하더라고 '그리운 매화향기'는 감동적인 작품이다. 그것은 매향리에서 뚝심을 가지고 살아온 사람들의 삶이 감동스럽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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