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보이는 글이 좋은 글이라 한다. 글에서 작가가 전면에 나서 두드러져 보이는 그런 글이 아니라 작가의 사람됨이 자연스레 배어나는 글이 좋은 글이라는 말이 아닐까. <반달곰이 길을 가다가>를 보니 김우경 선생님이 어떤 사람일지 조금이나마 느껴진다. 이야기의 구조 때문에 플롯, 인물, 문체 때문에…라고 어떻게 딱 꼬집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저 마음에 따뜻하고 포근하게 느껴지는 게 있다. (막연하고 주관적이라고 한다면 할 말은 없겠지만….) <반달곰…>에는 일곱 개의 짤막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이야기의 완결성으로 보자면 뒷 부분을 잘라먹은 것처럼 뚝 하고 끊어지는 것이 많아서 조금 어색한 부분이 없지 않은데도 이 문제가 그리 크게 보이지 않는다. 따뜻하고 포근하게 느껴지는 무엇을 크게 훼손하지 않는다. 이 힘은 무엇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참 그리고 깨끗한 우리말을 가려 쓰시는 것에 박수를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