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감추는 날 - 웅진 푸른교실 5 웅진 푸른교실 5
황선미 지음, 소윤경 그림 / 웅진주니어 / 200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속마음인 일기를 엄마가 훔쳐보고, 선생님이 검사하고, 이거 고쳐라 저렇게 쓰지 말아라 하는 간섭부터, 똑바로 살라는 훈계까지. 애들이 일기 검사 맡기를 싫어하는 건 너무 당연한 일일 거다. <일기 감추는 날>은 일기에 얽힌 이야기를 간결한 문장과 재미있는 그림으로 잘 그려냈다. 겁나는 친구가 늘 마음 쓰이고, 나는 한심하게 느껴지고, 맘대로 되는 건 없고, 집안은 뒤숭숭하고…. 이런 저런 일로 복잡한 아이의 마음을 잘 살려 그렸고 그림도 일관되게 아이의 시선을 따라 표현했다.

이야기를 그대로 반영해서 현실적으로 생생한 장면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아이의 느낌을 최대한 따라갔다. 선생님은 크고 위압감 넘치는 자세로 자그마한 아이 어깨에 손을 얹고 있다든지, 엉망진창인 맘으로 집에 돌아가는 길은 폐허로 바람만 날리고, 아이의 일기장 위에 엄마, 선생님, 아빠, 교장 같은 아저씨가 한마디씩 거들고 그것도 모자라 오줌을 찍~ 싸고 가는 강아지까지! 현실은 달라진 것이 없다 하더라도 골치 아프던 또래나 선생님과의 관계가 조금은 따뜻하게 풀어지는 결말 또한 뻔한 이야기로 매듭짓지 않는 작가의 넉넉한 품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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