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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더지의 여름 ㅣ 사계절 그림책
김상근 지음 / 사계절 / 2022년 8월
평점 :

<두더지의 고민>, <두더지의 소원>으로 아이들, 어른들의 마음을 울렸던
김상근 작가님의 여름 맞이 신작, <두더지의 여름>입니다!
두더지 시리즈의 뭉클한 이야기와 포근한 그림을 너무 좋아했던 터라,
눈이 소복이 쌓였던 겨울이 아닌 싱그러운 여름의 두더지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기대했어요.

<두더지의 여름>은 두더지가 숲에서 우연히 길을 잃은 거북이를 만나면서 시작해요.
오늘 따라 땅 파기가 너무 싫었던 두더지였지만, 거북이를 도와주기 위해 땅을 열심히 파서
바다로 데려다 주려고 하죠.
'두더지는 원래 땅 파는 동물인데 땅 파기가 싫다니?'하며 아이들이 놀랄 텐데요.
아이들도 평소엔 좋았지만 어떤 날은 유난히 하기 싫어지는 것들이 있을 거예요.
공감 되는 자신의 상황을 이야기하면서 시작에 앞서 두더지의 입장에 푹 빠져보면 좋을 것 같아요.
그래야 두더지가 친구를 위해 선뜻 그 행동을 하는 것이
굉장히 따뜻하고 용기 넘치는 행동이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테니까요!
<두더지의 소원>에서 겨울날 눈사람 친구와 함께 버스를 기다리던 두더지의 모습도 생각나네요.
여전히 배려심 넘치고 친절한 두더지의 모습에 미소가 지어집니다.

"얘야. 땅속에선 어디든 안전하게 갈 수 있단다."
할머니의 말씀이 떠오른 두더지는 있는 힘을 다해 땅 파기를 시작합니다.
어두운 곳에서 열공하고 있는 동물들과 잘 준비를 하고 있는 여우 가족의 모습이 보이네요.
여름의 여행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답게, 주인공들 말고도 다른 작은 동물들의 모습을
찾아 보는 것도 참 재미있었어요.

"바다 냄새가 나!"
열심히 땅을 파서 도착한 곳은 바다가 아닌 수영장이었네요ㅎㅎ
최종 목적지인 바다로 가는 과정에서 이렇게 잘못 도착한 장소가 여러 군데 나와요.
아이들이 읽으면서 푸하하 웃을 수 있고, 또 다음 장면에서는 어디로 불시착 할지
상상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어요.

험난한 여행길 끝에 두더지와 거북이는 노을빛이 아름다운 바다에 도착해요.
그 바다에서 둘은 모래로 장난도 치고, 달콤한 아이스크림도 먹고, 헤엄치는 고래도 만나며
아주 근사한 여름 휴가를 함께 보내죠.
하지만 두더지가 바다에 온 이유는... 거북이를 집에 돌아가게 해주기 위함이었어요.
이별을 위해 길고 먼 길을 달려온 것이었어요.
숲에서 우연히 만난 두더지와 거북이는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요?
마지막에 귀여운 반전이 숨어 있으니 아이와 함께 꼭 읽어보시기를 바랄게요.
저는 이 책을 2학기 개학에 맞추어 아이들과 함께 읽으려고 해요.
지난 여름방학에 아이들은 어떤 휴가를 보내며 좋은 추억을 쌓았는지 나누고,
또 내가 싫어하지만 2학기에는 이겨내서 더 잘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 있는지 이야기하려구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두더지와 거북이가 '함께' 했던 것처럼
우리반 친구들에게 어떻게 힘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하며 서로를 응원하는 시간까지 가질 계획이에요.
여름의 상쾌함과 풋풋함을 너무 잘 담고 있는 그림책이라
이제 '여름' 하면 생각나는 그림책에 김상근 작가님의 신작이 추가될 것 같아요!
2학기를 시작하며 걱정 반 설렘 반인 아이와 함께 읽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개인적 의견을 바탕으로 쓴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