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섭 작가님의 책은 사회의 어두운 면을 유쾌하게 풀어내는 매력을 가지고 있어 평소에도 참 팬이었습니다.<감기 걸린 물고기>는 루머를 퍼뜨리고 편가르기를 조장하는 사회의 기득권과 그들의 의도 대로 휩쓸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풍자적인 이야기로 보여줬죠.이번 신작 <삘릴리 범범>은 옛이야기를 바탕으로 현 대한민국의 자본주의 폐해를 보여주는 책입니다.
캐릭터 설정부터 웃음을 자아냅니다.
가난한 소금 장수는 ‘내 집 마련’을 꿈꾸고,
욕심 가득한 부동산 주인 토선생의 컴퓨터 화면은 ‘주식 차트’로, 메모장에는 ‘핫한 종목’들로 꽉 차있죠.
소금 장수는 토선생의 중개로 집을 구매하지만, 그 집에는 이미 스트릿 댄스를 추는 일명 ‘스호파’ 호랑이들이 살고 있습니다.
토선생에게 사기를 당한 소금 장수는 슬픈 마음을 달래려 피리를 부는데, 호랑이들이 피리 소리에 맞춰 신명나게 춤을 춥니다.소금 장수가 이 댄스 공연으로 돈을 벌게 되자 욕심 많은 토선생이 바로 소금 장수를 찾아 오는데요. 토선생은 과연 소금 장수처럼 큰 돈을 벌 수 있을까요?
전체적으로 흑백 컬러를 사용하지만 군데군데 노란색이 들어가 있는데요. 돈만을 좇는 토선생과 호랑이들의 눈이 노란색으로 강조되어 있습니다.
아이들과 읽으면서 색깔이 나타내는 의미를 추론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이 책이 특별한 점은 음악과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그림책이라는 점입니다.
박정섭 작가님은 <검은 강아지>라는 그림책에서도 이야기에 맞는 음악을 만들어 책과 함께할 수 있도록 하셨었는데요.
이번에는 ‘범 내려온다’ 느낌의 뮤직비디오까지 만드셨다고 하니, 그림책 한 권으로 모든 문화 생활을 즐길 수 있겠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개인적 의견을 바탕으로 쓴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