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엄을 외쳐요 - 함께 만드는 세계인권선언
김은하 지음, 윤예지 그림 / 사계절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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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48년 12월 10일, 제2차 세계 대전 중 인류의 야만적인 범죄에 대한 성찰을 계기로 만들어진

세계인권선언을 아이부터 어른까지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진 그림책 <존엄을 외쳐요>입니다.

초등 4학년 사회 '문화 다양성' 단원과 초등 5학년 사회 '인권' 단원에서 

아이들과 세계인권선언을 공부하고 싶었는데 아이들 수준에는 어려운 낱말이 많아 곤란했습니다.

김은하 작가님의 섬세한 낱말 선택과 윤예지 작가님의 상징적인 일러스트로

드디어! 아이들과도 세계인권선언을 하나씩 살펴볼 수 있겠다는 생각에 벌써 기대가 됩니다.




 세계인권선언 제24조 원문은 이렇습니다.

'모든 사람은 노동시간의 합리적인 제한과 정기적 유급휴가를 포함하여

휴식 및 여가를 누릴 권리를 가진다.'

아이들은 이 문장만 읽어도 "합리적이 뭐예요? 유급휴가는 뭔가요?" 질문 폭탄이 쏟아지죠.

위 장면이 24조의 내용을 풀어 쓴 장면입니다.

우리 현실에 맞게 해석하고 더 넓고 다양해진 인권의 범주를 가능한 다 담아내고자 

노력한 흔적이 보입니다.

국제앰네스티 창립 60주년을 맞아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가 세계인권선언을 대중에게 

알리고자 기획한 그림책답습니다.




 그림책 속에서 자주 등장하는 하트와 별 캐릭터는 

인권을 상징하는 자유와 평등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하네요.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이 책의 핵심적인 가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권리는 저절로 오지 않아요.

내가 누리는 지금의 권리와 자유는

용감하게 존엄을 외친 사람들에게 빚지고 있죠.

나는 모른 척하지 않을 거예요.

가만히 있지 않을 거예요.

이 책을 함께 읽으며 아이들이 이 구절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는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개인적 의견을 바탕으로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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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수업 - 나의 수업 다시 보기 좋은 수업 바로 보기
신지현 외 지음 / 창비교육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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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대를 졸업한 이후 수업과 평가에 대한 이론적 내용을 공부한 적이 없었습니다.

아이들과의 경험과 다른 선생님들의 훌륭한 수업 자료를 참고하며 실전에 적응하고 있었죠.

그렇게 수업을 꾸려 나간지 3년차가 거의 다 되어가는 지금,

내 수업이 '성취기준에 도달할 수 있는 수업인가', '재구성한 내용이 적절한가',

'수업내용보다는 수업자료와 도구가 중요해진 건 아닌가' 하는 고민이 생겨

이 <좋은 수업>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좋은 수업>은 교사로서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수업의 지침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교대 이론 강의에서 배운 내용이지만 오랜 시간 교육을 연구한 현직 교사분들이

함께 쓴 책이라는 점이 특별합니다.

이론적 내용을 선생님들의 경험에 맞추어 이해하기 쉽게, 실례와 함께 설명해주고 있어

동료 선생님과 수업 나눔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책입니다.

 목표 설정과 수업 내용 구성, 수업 방법과 도구의 선정, 수업에 대한 평가까지

수업을 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 순서대로 고려해야 할 것들이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모든 수업은 그 수업을 준비하신 선생님들의 예술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수업시간에 정성껏 만드는 미술 작품처럼, 감독이 머리를 쥐어 짜며 만든 영화처럼

나만의 개성이 들어가고 분명한 주제의식을 향해 달려가는 수업도 하나의 작품인거죠.

예술가, 감독도 좋은 작품을 위해 어떤 흐름으로 어떤 요소를 넣을까 고민하듯이

교사도 좋은 수업을 위해 어떤 흐름으로 어떤 활동을 준비할까 고민해야 합니다.

이 책이 그 고민을 함께 나누며 답을 찾아가는 안내서가 되어 줄 것입니다.


어떤 수업이 내게 맞을까 고민하는 이유는 그만큼 좋은 수업을 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고민을 한다는 것은 이미 좋은 교사라는 증거입니다.

 좋은 수업을 고민하는 것 자체만으로 이미 좋은 교사라고 응원해주는 책의 구절이 참 좋았네요.

임용고시를 앞두고 기본적인 수업과 평가의 설계에 대하여 공부하고 싶은 예비교사분들,

교직생활을 하고 있지만 '내가 수업을 잘하고 있는 걸까' 고민하시는 멋진 교사분들께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개인적 의견을 바탕으로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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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소영의 친구들 - 제2회 사계절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사계절 아동문고 105
정은주 지음, 해랑 그림 / 사계절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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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은 자녀에게, 학생들에게 죽음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보신 적이 있나요?

특히 '죽음'이라는 주제는 어른들도 감당하기 버거운 것이기 때문에

아이들에게는 죽음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지 않고 회피하게 되지요.

주변 가까운 사람이 세상을 떠나더라도 아이들이 남은 일상에 집중해서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에 추모의 시간도 넉넉히 주지 못합니다.

 

 정은주 작가님은 세월호 참사 희생 학생들의 친구들을 인터뷰한 다큐멘터리인

<친구들: 숨어 있는 슬픔>을 보고 이 책을 쓰기 시작하셨다고 합니다.

다큐멘터리에서는 한 아이가 부모님에게 '언제까지 슬퍼할 거냐', '네가 가족이라도 되냐'는

핀잔을 받고 어른들 몰래 친구들의 장례식을 찾았다고 인터뷰를 했는데요.

작가님은 이 말을 듣고 '아주 중요한 걸 놓치고 있는 느낌'을 받으셨다고 합니다.




 <기소영의 친구들>은 죽음을 고정관념인 '불쌍함', '안타까움'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이야기의 초점을 죽음 이후의 시간에 맞추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소영이라는 학생이 죽은 후 친구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방법으로 추모를 하고,

그 과정을 통해 새로운 관계를 맺기도 합니다.

친구의 비밀을 알면서 더 가까워지거나 오해를 풀면서 자신을 돌아보기도 하죠.

어둡기만 하지 않고 새로운 관계로 채워지는 죽음 이후의 과정을 보면서 

아이들은 죽음이 삶의 종착점이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소영이는 나에게, 나리에게, 연화에게, 영진이에게, 호준이에게

조금씩 다른 빛깔로 남아 있었으니까.

하지만 우리가 함께일 때마다 다르게 빛나는 소영이를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이제 나는 다른 사람의 기억에 살아 있는 소영이를 만나도 괜찮을 것 같다.

웃으면서, 그리워하면서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른이 되면서 슬픔을 마주하는 일에도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습니다.

슬플 때 화내고 펑펑 울며 슬픔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것뿐만 아니라,

나만의 방법으로 슬픔을 가라앉히고 극복하는 방법도 찾아가는 연습이 필요한 것 같아요.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은 아이들이 언젠가는 반드시 겪어야 하는 일이기에

이 책을 읽으며 아이들과 함께 진지하게, 하지만 너무 슬프지는 않게 

죽음에 대해 이야기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개인적 의견을 바탕으로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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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도 친구일까? - BIB 출판영예상 Dear 그림책
조은영 지음 / 사계절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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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나 혼자일 때보다 친구를 만나고 사귀며 다양한 감정을 느끼곤 합니다.

새로운 친구를 만난다는 설렘에 가득찬 감정,

나와 잘 맞는 친구와 시간을 보내며 느끼는 행복과 연대의 감정,

그러다가도 친구에게 서운해지고 그런 사소한 것에 서운함을 느낀 나 자신이 부끄러워지는 감정,

친구에게 화를 낼까 하다가도 관계를 위해 참고 화를 누그러뜨리는 감정 등

학창 시절을 보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느꼈을 법한 감정들이지요.

 

 그림책 <우리는 지금도 친구일까?>는 이런 세심한 감정들을 

역동적이고 특별한 오징어의 그림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글이나 말로는 다 설명하지 못하는 마음을 그림으로 전달하고 있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친구에게 느낀 배신감에 눈이 돌아가 버릴 만큼 화가 난 그림,

친구에게 들은 말을 듣고 놀라 눈이 거대하게 커져 버린 그림 등

오징어라는 캐릭터 하나에 다양한 변형을 주어 

사소한 감정을 묵직하게 전달해주는 그림을 보는 것이 참 재미있었습니다.

 

 친구를 학창시절에 만나고 서로 어른이 되어 결혼식을 할 때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 그런지,

출판사에서는 '어른을 위한 그림책'이라고 홍보를 했는데요.

저는 오히려 친구와의 관계가 가장 중요한 때인 사춘기 5~6학년 학생들에게 

더 와닿고 교훈을 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요즘 5학년을 앞둔 저희 반 여자아이들은 친구들끼리 사소한 문제로 토라졌다가 

다시 또 사소한 행동으로 꺄르르 웃으며 화해하는 모습을 자주 보입니다.

그리고 저에게 '저는 속마음을 털어 놓을 진정한 친구가 없는 것 같아요', 

'친구가 너무 자주 삐져요', '친구가 삐지면 어떻게 할지 모르겠어요'라며

지금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친구'와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을 털어놓곤 하죠.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은 '나만 친구와의 문제를 고민하는 게 아니었구나'하고

비슷한 경험에 공감하며 위로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나이가 든 후 우리는 지금도 친구일까 고민하는 작가의 모습을 보면서

현재 내 인생의 전부인 것만 같은 친구가 사실은 그렇게 큰 존재가 아니었다는 것도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조은영 작가는 첫 그림책 <달려 토토>로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션 상인

브라티슬라바 비엔날레(BIB)의 그랑프리를 수상했는데요.

BIB는 52년의 역사를 가지고 수준 높은 그림책 원화를 선정하고 있어 

볼로냐 라가치상,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과 함께 세계 3대 그림책 상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달려 토토>에서도 다양한 동작과 표정을 역동적으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을 얻었다고 하는데, 오징어를 소재로 한 <우리는 지금도 친구일까?>도 비슷하게 

역동적인 표현이 두드러지는 일러스트라 그림을 연구하시는 분들에게도 좋은 책이 될 것 같아요.

 

 추억의 학창 시절 떡볶이를 나눠 먹던 친구를 생각나게 한다는 점에서 따뜻하면서도

진정한 친구란 무엇일까 생각해보게 한다는 점에서 서늘한 감정이 드는 그림책.

사춘기에 들어선 아이와 함께 꼭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개인적 의견을 바탕으로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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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 한 장 그림책 사계절 그림책
이억배 지음 / 사계절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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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계절출판사 창립 40주년 기념으로, 이억배 작가의 200여 캐릭터가 총집합한 그림책

<한 장 한 장 그림책>이 출간되었습니다.

이억배 작가님은 <솔이의 추석 이야기>, <모기와 황소> 등 우리의 옛 풍습과 미적 전통을 계승하기 위해 노력하시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그림책 작가이시죠.

작가님의 이야기 속 캐릭터들이 모두 모여 있다니 기대를 안 할 수가 없었습니다.



 짧고 간결한 글, 그에 비해 숨은 그림 찾기 하듯이 빽빽하고 다채로운 그림을 함께 하며,

아이들은 글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상상력을 마구 발휘해 새로운 이야기를 직접 만들어낼 수 있는 책입니다.

작가님은 원래 이야기를 먼저 세우고 그림을 그리는 일반적인 그림책 작업 방식을 따랐는데

이번에는 자유롭고 즉흥적인 느낌을 살리기 위해 그 반대로 작업을 하셨다고 합니다.

이 때문인지 왼쪽의 글 부분에는 작가님이 그림 속에서 몇 가지를 콕콕 집어내 

생각해 낸 이야기들이 적혀있는 것 같았습니다. 



 크게 14장면으로 나뉘며 각 장면의 제목은 '꽈당', '훨훨'과 같은 의성어와 의태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꽈당' 장면을 예시로 보면 글을 읽으며 책만 보는 두더지와 엉덩이를 꽈당하며 넘어진 아기 돼지를 찾게 됩니다.

수수께끼처럼 글에서 제시된 소재를 실마리로 삼고, 그림을 천천히 꼼꼼히 다시 보면서 새로운 이야기들을 찾아낼 수 있는 것이죠.

이 과정을 통해 아이들의 능동적인 독서를 이끌어내고, 아이들이 책 읽기의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개인적 의견을 바탕으로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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