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거짓말쟁이들 - 누가 왜 어떻게 거짓말을 하는가
이언 레슬리 지음, 김옥진 옮김 / 북로드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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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얼마 전 휴일을 맞이하여 원주 시내의 헌책방에 다녀왔었다. 그곳에서 몇 권의 책을 샀다. 이 책은 그때 그곳에서 산 것이다. 헌책방을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헌책방에서 책을 고르기는 옥션에서 옷을 고르는 것만큼 나에게는 어려운 일이다.



다행히 요즘은 팝캐스트 빨간 책방을 듣게 되면서 나름 여러 가지 책들과 저자들을 알게 되니, 익숙한 이름들 위주로 책을 고르다 보면 책 고르기 것이 한결 쉬워진다.




이 책을 살 때만 해도 이 책이 빨간 책방에서 소개된 책인지는 몰랐고,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느낌에 그냥 샀다. 또한 내용도 세계사에 있었던 거짓말쟁이들에 대한 얘기를 에피소드 위주로 써 놓은 책으로 알고 샀다. 그런데 책을 조금씩 읽어나가다 보니 내가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들, 그리고 어디서 들은 듯한 얘기들이 가끔 나왔다. 또한 책 내용은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의 얘기라기보다는 거짓말 탐지기, 뇌의 거짓말 등 인간과 거짓말의 관계를 적어 놓은 책이었다. 읽어 나갈수록 책 내용을 어디선가 들은 것 같아 빨간 책방 목차를 확인해 보니 이 책은 빨간 책방 9회에 소개된 책이었다. 시간이 오래 지나 까많게 잊어버린 것이었다. 


어쨌거나 이 책은 무척이나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앞에서 말했듯이 거짓말 탐지기의 발명 계기, 약효가 없는 약을 먹고도 효과를 내는 플라시보 효과 등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실증적으로 적고 있다. 단순한 흥미 위주의 내용이라기보다는 여러가지 과학적 근거나 실험 등을 예로 들면서 거짓말에 대해서 적고 있다. 조금은 어려운 표현들도 있지만 한 번쯤 읽어 볼 만한 책이다. 특히 어린 아이를 기르거나 청소년들과 접하는 계기가 많은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94점


그리고 나는 빨간 책방 9회를 다시 들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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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보급판 문고본)
올리버 색스 지음, 조석현 옮김 / 이마고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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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집사람이 가져온 이 책의 겉장을 보면서 난 이 책이 소설인 줄 알았다. 재미있게 읽을 소설을 찾던 중 만난 책이라 덥석 집어 들고, 첫 에피소드를 읽고 나니 이 책은 소설이 아니라 신경과 전문의의 임상 기록 같은 수기였다. 저자 올리버 색스는 유명한 신경과 전문의로 이미 이것과 비슷한 여러 권의 책을 낸 저자였다. 나의 얇고 짧은 독서 수준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어쨌든 첫 에피소드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를 읽은 후 소설이 아님에 실망하고, 책 읽기를 포기하고 책장 어느 책 사이에 끼워 놓았다. 그런데 어느 날, 즐겨 듣는 팝캐스트 빨간책방의 다운로드한 에피소드 목록을 보니 이 책이 올라와 있었다. 비록 읽다 말았지만 반가운 마음에 1부를 들어 보니 이 책에 대한 궁금증이 머릿속에서 자꾸 스멀스멀 기어 나왔다. 아마도 빨간책방의 이동진과 이다해 기자의 구라에 나도 모르게 넘어가 버린 것이다.


그리하여 집 책장 한구석에 꽂혀있던 책을 꺼내, 책의 내용을 이야기하는 빨간책방 2부를 듣기 전에 읽어보기로 했다. 이 책을 소설인 줄 알고 봤을 때랑 신경 정신학 환자들에 대한 임상 기록이라는 것과 올리버 색스 그리고 책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듣고 읽으니, 책 내용이 전혀 다르게 내 머리에 들어왔다. 더구나 심리, 상담, 신경 정신학 쪽은 내가 관심이 있는 분야라 더더욱 흥미롭게 볼 수 있었다. 


세상을 살다 보면 주위에서 조금은 나와 다른, 어찌 보면 행동이 이상하고, 어찌보면 특이한 사람들을 자주보게 된다. 하지만 대부분 그냥 선천적으로 이상한 것이지, 그 사람들이 왜 이상한지? 어떻게 하면 그들과 조화롭게 살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전혀 고민하지 않는다. 특히나 우리나라의 경우 더욱이 이러한 일반적이지 않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터부시한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이상하다고 느끼는 사람들, 그리고 조금은 우리와 다른 사람들, 때로는 우리와 다르게 행동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그들이 왜 그러한 행동을 하고, 원인이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그리고 이 책은 성공한 임상 기록만을 소개하지는 않는다. 한 명의 의사가 신경 정신학적으로 문제가 있는 환자들을 관찰하고, 진료하면서 일어나는 일을 현실 그대로 보여준다. 어찌 보면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이야기들도 있으며, 내 주위에 있을 법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있다. 이 책은 내가 관심 있어 하는 분야의 책이기도 하고,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마치 단편 소설을 보는 듯해서 좋았다. 다만 조금은 어려운 의학적 용어들이 있어서 불편하기도 했다. 91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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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34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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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 캐스트 이동진의 빨간 책방을 듣다 보면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 관한 얘기가 많이 나온다. 아마도 이동진이나 김중혁 작가가 밀란 쿤데라를 좋아하는 듯하고, 방송을 듣다 보면 쾌 많은 작가가 밀란 쿤데라의 영향을 받은 것 같았다. 한편으로 그가 노벨 문학상을 아직도 받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워하는 듯했다. 나는 몇 년 전 분명히 이 책을 읽었었다. 그런데 빨간 책방을 들으면서도 이 책의 내용이 전혀 생각나지 않았다. 


책의 내용이 생각나지 않는다는 것은 이 책이 나에게 감명을 주지 못했거나 내가 이 책에서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고 집사람에게 말하니, 몇 년 전 같이 이 책을 읽고 동네 공원에서 긴 얘기를 했다고 한다. 그리고 부부가 같은 책을 읽고, 책에 대한 공감대를 가지고 얘기를 하는 모습에 우리 스스로가 대견하기도 하고, 내가 사랑스러웠다고 한다. 그런데 왜 나는 이 책의 내용이 기억나지 않았던 걸까? 혹시나 책을 모두 본 것이 아니라 앞부분 조금만 보았던 것이 아니었을까?  이런 생각을 품고, 책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마치 개학을 며칠 앞둔 초등학생이 방학 숙제를 하듯이 말이다.


책의 앞부분을 읽다 보니 내가 이 책을 틀림없이 읽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것은 "사랑은 같이 잠을 자고 싶어하는 것"이라는 주인공(?) 토마스의 말 때문이었다. 남녀가 사랑을 나눈 후 같이 계속 잠(sleep)을 자고자 한다면 그것은 사랑이고, 귀찮아서 따로 떨어져 자거나,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닌데, 각자의 공간으로 돌아가고 싶어진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마도 몇 년 전 이 부분을 가지고 집사람과 오랜 시간 대화를 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말에 나는 무척이나 공감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지금도 이 말엔 공감한다.


밀란 콘데라 책은 얼마 전 읽었던 농담과 이 책이 전부이다. 문학적 측면에서 밀란 쿤데라의 책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책을 아직은 흥미 위주로 있는 나에게 밀란 쿤데라의 책은 어렵다. 특히 농담은 그러했다. 물론 이 책도 쉽게 읽히지는 않았다. 그런데 그렇다고 생각보다는 어렵지 않았다. 어찌 보면 이 책은 단순한 얘깃거리의 소설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녀 관계에서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한 지침서 같았다. 그리고 긴 여운이 남았다.


이 책을 다 읽고 책 장을 덮으면서 숙제를 하나 끝냈다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아마도 몇 년 전에는 내가 이 책을 앞부분만 읽고 포기했을 것이라는 확신을 하게 되었다. 어쨌든 이 책은 지금 이 시점에서 나에게 조금 어렵기는 했지만 굉장히 흥미진진한 책이었다. 89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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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8 11: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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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내내 천명관의 소설 고래에 대한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전체적인 이야기 전개 특히 과장되게 표현하는 부분이 고래를 많이 닮았다. 그리고 어느 정도 읽은 후에는 한국 영화 국제시장이나 언젠가 쾌 흥행했던 미국 영화 포레스트 검프를 생각나게 했다. 어쨌거나 이 책은 무척이나 재미있다. 조금은, 아니 아주 많이 황당하기는 하지만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힘이 대단한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를 이야기를 잘 풀어 나가는 작가와 문장을 잘 쓰는 작가로 나눈다면 요나스 요나손은 이야기를 잘 쓰는 작가 쪽에 속할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데에는 현대 세계사에 대한 조금의 관심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체 뭔 얘기를 하는 것인지 모를수도 있다.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이야기 중 현재의 이야기는 그냥 재미있는 한편의 범죄 단편 소설처럼 읽을 수 있겠지만 100세 노인이 살아 온 과거 행적을 쫒다보면 러시아 혁명부터 이어져 온 세계의 현대사를 꿰뚫게 된다. 그러므로 세계사에 대한 지식이 있으면 책을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이 소설속에 한국도 나온다. 정확히 말하자면 한국 전쟁이 나오고, 북한이 나온다.


어쨌거나 이 소설은 참 재미있는 소설이다. 영화로도 나왔다고 들었는데, 현재를 영화로 표현하기에는 재미있겠지만 과거의 행적을 영화로 표현하다보면 다소 지루한 영화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시간이 되면 한번 봐야겠다. 나의 점수는 91점.



어둠의 경로를 통해 영화를 받아 영화를 봤다. 예상한대로다. 책이 100배는 더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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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미와 가나코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해용 옮김 / 예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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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제일 좋아하기보다는 가장 많은 소설을 읽은 작가를 꼽자면 단연 오쿠다 히데오이다. 어찌 보면 소설을 잘 보지 않다가 소설을 읽기 시작한 것도 오쿠다 히데오 때문일지도 모른다. 특히 한국에서 영화로도 제작되었던 소설 남쪽으로 튀어! 는 내가  오쿠다 히데오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그런데 지난 번 읽었던 소설 방해자에서 약간의 실망을 했었다. 조금 밋밋하다고나 할까? 그래서인지 한동안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을 읽지 않았다. 물론 현재까지 나온 오쿠다 히데오의 책은 거의 읽었기도 했었다.


여름 휴가에 읽기 좋은 책을 소개하는 이동진의 글에 소설 오쿠다 히데오의 신작 나오미와 가나코가 있었다. 한편으로 반갑기도 하면서 한동안 오쿠다 히데오의 책을 읽지 않았다는 생각에 바로 주문하여 읽었다. 책은 488쪽이나 하는 매우 두꺼운 책이었다. 하지만 시작과 동시에 역시 오쿠다 히데오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쉽게 아주 빠르게 읽혔다. 편집이 빨리 넘어갈 수 있도록 큼직하게 편집된 이유도 있지만, 문장 자체가 간결하고 쉬워 거침없이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한 쪽 한 쪽 넘어갈수록 실망감이 들었다. 내용이 단조롭다는 느낌이었다. 그동안 다른 작가의 소설을 많이 읽어서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이 단조롭게 느껴지는 것인지, 오쿠다 히데오의 글이 원래 이랬던 것을 내가 몰랐던 것인지 구분이 가지는 않았다. 


공교롭게도 소설은 며칠 전 읽었던 7년의 밤처럼 가정폭력을 소재로 한 소설이다. 하지만 두 소설은 같으면서도 차이가 있었다. 7년의 밤을 읽었을 때는 한 편의 장편 영화를 보는 것 같았는데, 나오미와 가나코는 TV 단막극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결론적으로 오랜만에 본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 나오미와 가나코는 나의 기대를 충족시켜주지는 못했다. 그래서 책을 다 읽은 후 느낌은 왠지 모르는 서운함이었다. 내 나름 점수는 8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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