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ㅣ 혜원세계문학 11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 혜원출판사 / 1991년 10월
평점 :
절판
아마도 현대에 이런 일이 있었다면 이것은 사랑이 아니라 스토커의 집착이라고 여겨졌을 것이다.
가끔, 고전을 읽지 못한 것에 대한 부끄러움이 고전을 꼭 읽어봐야 한다는 강박감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 특히나 라디오나 팟캐스트 등 매스컴을 통해 고전에 대한 칭송 들을 때면 더더욱 그러하다. 이러한 강박감 때문에 읽은 책이 몇 권 있는데, "데미안"과"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같은 시기에 읽기 위해 구입한 책이다. "젊은 베르테르"의 저자 괴테는 독일의 유명한 철학자라는 정도와 마을의 시계로 여겨질 정도로 규칙적인 생활을 했다는 진실인지 거짓인지 모르는 일화로만 나는 알고 있다. 많은 사람도 나와 별반 다르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책의 줄거리는 대충 이렇다. 젊은 청년인 베르테르가 이미 정혼자가 있는 로테라는 여인을 사랑했지만 결국 그와 맺어지지 못하고, 결국에는 자살을 선택한다는 주인공 베르테르의 슬픈 편지글이다. 책의 배경은 1770년대, 우리나라로 치면 조선 중기 정도 되는 때일 것이고, 이때 조선 시대 사랑 이야기 "춘향전"이 나왔던 시기로 여겨지는 영조, 정조 때쯤이다. 아마도 지금 춘향전을 읽는다 해도 이 책처럼 이질감과 괴리감을 느끼지 않을 것 같다. 또 다른 고전 안네카레니나 또한 시대와 공간적 배경이 우리 현재와 달랐지만 그들의 사랑과 분노, 배반에 대해서는 많은 공감을 했었고, 다른 사람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러지 못했다.
"절은 베르테르 슬픔" 은 내게 전혀 감흥을 주지 못했다. 특히 베르테르의 슬픔과 사랑을 동감할 수 없었고, 그의 마음이 불행하게도 내게 전달되지 않았다. 다만, 로테와 그의 남편 알베르트가 안쓰럽다는 생각만이 느껴질 정도였다. 물론 독자가 주인공에게 꼭 감정 이입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주인공이 밉상으로 다가올 수 도 있고, 책에 나온 다른 등장인물에 감정 이입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어쨌거나 주인공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려고 하는 것이 독자의 기본 마음이 아닐까 싶다. 다행인 것은 책의 분량이 158쪽 뿐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쨌든 또 하나의 고전을 읽었다. 점수 67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