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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 구운몽 ㅣ 최인훈 전집 1
최인훈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8년 11월
평점 :
귀에는 익었지만 읽어보지 못한 책이 참으로 많다. 더구나 집 책장에 책이 꽂혀있음에도 말이다. 최인훈의 광장도 그러했다. 근래에는 주로 단편 소설을 읽느라 장편 소설을 읽지 못했었는데, 며칠 전 책장을 훑어보다가 눈에 띄길래 이 책을 집었다.
이 책은 오래전에 쓰인 책이라 문장이나 단어가 아주 낯설다. 저자 서문을 읽어보니 1960년에 초판이 나온 것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문장이나 글의 내용은 독자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책이다. 아마도 그래서 고전이고 명작이라 불리는 책들이 있는 것 같다. 책을 읽는 내내 태백산맥(조정래)을 읽은 후에 바로 봤으면 참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태백산맥 외 전이라는 느낌까지 들었다. 태백산맥이 해방부터 전쟁까지의 이야기라면 이 책은 전쟁 이후 이야기이다. 물론 전쟁 전의 모습이 시대적 배경이기는 하다. 저자 최인훈이 초판 서문에서 말했듯이 1960년 이기에 이 책이 출간이 가능했지, 만일 그 이전이었으면 아마도 책 출판이 불가했거나, 출판했더라도 조정래 작가 그랬듯이 정권에 의해 많은 고초를 겪었으리라 추측된다.
우리는 이러저러한 경로를 통해 거제도에 전쟁 포로수용소가 있었다는 얘기는 많이 듣고,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안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전쟁이 끝난 후 포로들은 어떻게 되었는지 많이 알고 있지 못하다. 특히 전쟁이 끝나고, 남이나 북으로 가기를 거부하고, 중립국으로 가고자 했던 포로들은 더욱 그러하다. 몇 년 전 그들에 관련한 다큐멘터리가 방영되었던 것이 어렴풋이 기억나기는 한다.
어쨌거나 이 책은 해방 전후 그리고 한국 전쟁 후 살았던 지식인의 고뇌가 잘 표현되어 있다. 조정래의 태백산맥과 함께 읽기에 아주 좋은 책이다. 나는 이 책을 왜 이제서야 읽게되었는지 아쉽기만 하다. 점수 95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