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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정글만리 1~3 세트 - 전3권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3년 7월
평점 :
조정래 작가의 책을 읽으려면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마라톤같은 운동을 하기 전에 반드시 준비 운동을 하듯이 말이다. 이유는 조정래 작가의 책은 대부분 장편의 대하 소설이기에 그러하고, 글 안에 담고 있는 내용이 심오하여 독자에게 많은 고민 꺼리를 던져 주기에 마음의 준비 없이 읽기 시작했다가는 책이 던져주는 무거움이 책을 읽는 즐거움을 가려 버리고 만다.
아마 작년이던가? 만화 미생이 드라마로 나와 인기리에 방영될 때에 중국의 배경으로 하는 에피소드가 나왔었다. 그 때 집사람이 나에게 정글만리를 한 번 읽어 보라고 추천을 해줬었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했듯이 사전 준비가 되지 않아 읽지 못하고 있다가 드디어 무거운 마음으로 정글만리를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책은 전혀 조정래 소설답지 않았다. 무겁지도 진중하지 않았다. 마치 세 권의 중국 매뉴얼을 보는 느낌이었고, 중국 안내서를 보는 느낌이었다. 처음 1권을 읽을 때에는 사실 큰 실망했었다. 마치 어린이들에게 무언가를 설명해주는 선생님처럼 책은 중국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하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조정래 스타일의 소설을 기대했던 나는 무척이나 실망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묘한 매력이 있다. 책을 읽으면서 어느새 내용의 기승전결이 궁금하지 않았다. 그리고 주인공이 누구인지 알 필요가 없었다. 오로지 다음에는 중국의 어떤 이야기가 나올까 하는 궁금증만이 묘하게 생겨났다.
10여 개국 이상의 외국 여행을 한 경험있지만, 솔직히 나는 아직 중국 여행을 한 번도 하지 못했다. 이유는 되려면 여러가지 이유를 될 수 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항상 여행을 같이 다니는 집사람의 중국에 대한 반감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은 이후 나와 내 아내는 중국 여행을 꼭 가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두려움보다 더 큰 중국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다.
이 책은 앞서 언급했듯이 이야기가 있는 소설이라기 보다는 중국이 주인공인 세 권의 중국 매뉴얼이다. 하지만 나름 재미있다. 나의 점수는 88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