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범 1 - 개정판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25
미야베 미유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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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책이다. 그러나 힘들었다.

워낙 유명한 작가라 미야베 미유키의 책을 꼭 읽고 싶었다. 하지만 얼마 전 읽었던 그녀의 소설 '마술은 속삭인다'에서 조금은 실망했던 탓에 그의 대표작인 모방범을 읽어보기로 했다. 

 


이책은 그녀의 명성대로 대단한 책이었다. 추리 소설을 이렇게 길게 끌고 갈 수 있다는 자체가 대단했고,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 각자의 입장에서 그들의 내면과 고뇌를 직접 겪는 것처럼 이렇게 잘 쓸 수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마치 안나카레니라를 읽는 듯한 느낌이었다. 중심인물이 바뀔 때마다 나 또한 그녀 또는 그가 되어 버린 듯한 착각을 하게 만들었다. 문장은 한편으로는 간결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가슴 속 깊이 남는 구절이 많아 밑줄을 긋게 하거나 이 책장을 넘기면 다시는 이 구절을 찾지 못할 것 같은 마음에 쉽게 책장을 넘길 수 없었던 곳들이 많이 있었다.


번역자 후기에 보니 주간지에 5년에 걸쳐 연재했던 소설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렇게 길게 끌어갈 수 있었고, 등장 인물 각자의 모습을 그릴 수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만일 연재가 아닌 단행본을 위한 책이라면이렇게 길고, 다양한 모습으로 소설이 구성되지 않았을 것 같았다.


이책은 분명 재미있는 최고의 책이다. 하지만 이 책은 내가 읽기에 조금은 벅찼다. 이유가 무었이었는지 한마디로 뭐라고 정의하기가 어려웠다. 아마도 지친다는 표현이 가장 잘 맞을 듯싶었다. 책을 읽는 내내 에너지가 빠져 나가는 느낌이었다. 며칠 전 읽었던 김훈의 '흑산'처럼 잔인하고 끔찍한 장면이 자주 나와서는 아니다.





분명 재미는 있는데 빨리 읽어서 책을 빨리 끝냈으면 하는 마음이 계속 나를 사로잡았다. 아마도 이러한 이유 때문에 이 책을 읽는데 더 빠른 속도를 냈는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기 시작한지 일주일 만에 1,500쪽이 넘는 3권을 모두 다 읽었다. 비록 내가 읽기에는 불편했지만 한 번 읽기 시작하면 쉽게 놀 수 없는 책이다. 추리 소설을 좋아한다면 꼭 읽어 보기 권한다. 이야기에 치중하여 문장을 단조롭게 쓴 책도 아니다. 하지만 조금은 시간적 여유와 정신적 여유가 있을 때 읽기를 권한다. 93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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