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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공부할수록 가난해지는가 - 대한민국 최초의 부채 세대, 빚 지지 않을 권리를 말하다
천주희 지음 / 사이행성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1. 모든 것이 총체적 난국인 것 같습니다. 신자유주의의 물결 이후 교육의 상품화, 대학의 기업화와 취업학원화, 등록금 인상, 중산층의 붕괴, 가계대출의 증가 등 모든 사회적인 문제가 모두 대학 교육 문제에 집결되어 있는 듯합니다. 막연히 요즘 대학생들이 힘들고 어렵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이 책을 통해 알게된 대학생들의 부채와 삶의 무게는 상상 이상임을 느끼게 됩니다. 조금은 이기적일 수 있지만, 그리고 아직은 조금 먼 미래의 일이겠지만, 우리 아들과 딸의 미래도 경제적인 측면에서 심각하게 고민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2. 우리나라에서 대학은, 아니 교육은, 신분상승의 가장 강력한 매개체였으며 지금도 어느정도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자신의 사회적 계층 상승을 이루기 위한 가장 공정한 게임일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예전부터 대학은 고등학생이라면 누구나 목표로 삼아야하는 대상이 되어버렸고, 좀 더 나은 시작점을 차지하기 위해 학벌에 집착하는 현상도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대학입시의 최전선에 있는 고3을 지도하는 사람으로써 한편으로는 이러한 현상에 자괴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보수적 교육관을 견지하고 있는 사람으로써 제자들이 되도록이면 좋은 출발점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나의 일이라며 스스로 위로하기도 합니다.
3. 좀 더 근본적인 질문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과연 대학이라는 것이 무엇이며, 반드시 가야만 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해야할 것 같습니다. 글쓴이는 이러한 질문에 대한 나름의 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결국 우리나라의 암울한 부채세대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대학의 문제가, 혹은 좀 더 넓게 교육의 문제가, 결코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가 해결해야할 문제라고 주장합니다. 일부 무상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몇몇 나라들의 학생들을 대하는 사회적 태도를 우리나라의 그것과 비교하며 석,박사들을 충분한 경제적 지원없이 알아서 공부하라고 내모는 것은 학자들을 재생산할 수 없는 연구환경을 만들어내므로, 교육을 사회변화를 이끌어내는 사회구성요소라는 건전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이는 충분히 납득이 가기도 하고, 어찌보면 공부하는 사람들이 공부에 전념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4. 결국 공부라는 것이 혹은 대학이라는 것이 건강한 사회의 발전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자명한 논리일 것입니다. 그것이 대학의 존재 목적일테니까요. 그리고 이러한 공부가 개인이 빚을지고 책임져야할 일이 될수록 교육의 사회적 존재의의는 희미해지고 단지 개인의 영달만을 위한 것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대학입시의 최전선에 있는 사람으로써, 끊임없이 공부를 해야하는 사람으로써, 공부에 대해 깊이있게 생각해보는 계기가 된 책이었던 것 같습니다.
학생 부채는 단순히 개인이 가난해서, 집이 가난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나의 가난 또한 내가 빚을 져서 생긴 것도 아니고, 내가 대학원에 진학해서 생긴 것도 아니다. 한국사회는 20-30대들에게 ‘대학밖에는 길이 없다.‘고 강요하고, ‘빚을 내서라도 대학에 가야 한다.‘고 지시하기 때문에 모두가 대학에 가야한다고 믿는다. ‘대학만이 살길‘이라고 가르치는 학교, 부모, 주변 사람들. 대학에 따라 등급을 나누고, 사람을 평가하는 잣대라고는 대학밖에 모르는 이 사회가 청년들을 빈곤으로 몰아넣고 채무자로 만들고 있다. 대학을 갔다는 이유만으로 빚을 지게 하는 것이 문제다. 따라서 이 강요된 빚에 대한 책임은 개인이 아니라 사회에 물어야 한다. 특히 채권자들에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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