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와 앨리스 - Hana & Alic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왜 이영화가 애틋한지, 혹은 내가 왜 끄덕거리고 있는지 적지 않은 시간동안 생각했다.
'가져본 적이 없는 것의 대한 상실의 두려움' 정성일이말했다.
하나가 가지고 있는 그 두려움, 그것을 나는 알고있었기에 이 영화가 애틋했고, 끄덕거릴수 있었다.


하나와 앨리스 그리고 마사시.
앨리스가 하나와의 우정을 위해 마사시에게 보여주는  거짓된 행위들은 어느순간 그녀 마음속의 진실이 되어가고
'워 아이 니' 라고 그에게 고백하는 순간 그 모든것이 이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진실이 된다.

아오이 유유의 얼굴에서 묻어나오는 쓸쓸함과 풋풋함.
그녀가 마사시에게 만들어주는 존재하지 않은 추억은, 앨리스의 마음 그 어느곳에서 나온 그녀의 기억이고
그 기억들의 조합들은 '이런것이 사랑이구나' 라고 징한 울림으로써 마사시의 마음속을 두드린다.
열 여덟, 그나이 또래가 할수 있는 그 사랑은,
그 사랑이 끝난다고 해서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 그곳에 존재하는 것이다.

내 마음속 어딘가.
혹은, 그아이와의 추억이 담기 그 자리.

거짓말로 만든 작은 세상.
소녀들이 자신의 것을  지켜내기 위해  들어간 그 곳은 작은 세상이 아니다.
거짓이라 할지라고 위선된것도 아니며 옳지 못한것도 아니다.
그 나이 그 소녀들이 할수있는 최선의 선택.

꽃 귀신집 아이,
철없는 엄마, 다른남자와 사랑에 빠진 엄마.  그리운 아빠, 살갑게 다가가지 못하지만 늘 그리운 아빠.

평범하지 못한 상황에 놓여있는 하나와 앨리스,
둘이 서로에게 다가간것은 우연이 아니라, 더 큰 세상으로 나가야 하는 그들의 작은 발걸음의 시작,
소통의 한 방식이다.

핸드헬드로 찍었기에 우리는 어느순간
그 소녀들을 지켜본다기 보다 옆에 있는듯한 느낌을 받는다.
즉, 같이하는것, 소녀들과 그 시간을 같이 보내는것.

내가 하나와 앨리스, 그 나이 즈음에 이 영화를 보았다.
그때와, 이 영화를 다시 들춰본 지금 . 느낌도 생각도 다르다.
하지만 한가지, 애틋함만은 여전한듯 하다.

한번도 가져보지 못한것을 상실할까봐 두려워한 하나와 나.
누구는 이해할수 없을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걸 알기에 하나가 안쓰럽고 애틋한 것이다.

어떤이를 보지 못한상태에서 사랑에 빠질수 있는것처럼,
우리 역시 가져보지 못한것을,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을 것을 잃어버릴까 무서워할수도 두려워 할수도 있다.
다른 누군가에게 그것에 대한 이해를 구할 필요는 없다.

그냥, 혹은
그저,

마음만 있으면 되는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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