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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리움
데이비드 밴 지음, 조연주 옮김 / arte(아르테) / 2016년 9월
평점 :
품절
오랜만에 읽은 아주 흡입력 있는 소설, 아쿠아리움 리뷰.
일단 소설을 간만에 읽었는데 어마어마하게 빠르게 읽었다. 밤잠을 줄여서 읽고 좀 남은걸 아침에도 부득불 노력해서 결국 딱 끝냈다.
오랜만에 푹 빠져봤는데, 데이비드 벤같은 유명한 소설가의 작품을 오랜만에 접해서 그랬나? 하는 생각도 드는 ㅎ

아쿠아리움의 표지도 느낌있고 깔끔하다.
일단 저자인 데이비드 밴에 대해 좀 더 이야기 해 봐야 할 것 같아서 저자 소개 부분을 가지고 왔다.

굉장한 재능을 인정받고 있는, 그리고 그만큼 많은 상 역시 받은 작가이다. 특히 자살의 전설은 나도 즐겁게 봤던 기억이 나서 아마 더 좋았던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 첫 번째 느낄 것은 작가의 해체주의적 모습이다. 원래 자살의 전설에서는 외딴 섬을 배경으로 하여 인간의 모습을 해체하듯 나타냈는데, 이번에는 그 해체주의적 모습이 좀 덜한, 일종의 '성장소설'로 평가할 만한 책이다.
그래서 좀 더 부담없이, 그리고 재미있는 어투에서 오는 속도감으로 인해 후다닥 읽게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책의 내용을 스포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대략적인 이야기를 해놓고, 맘에 든 몇 부분만 이야기 하면서 리뷰를 마무리 해야겠다.
일단 책의 무대는 시애틀이고 주인공은 12살 소녀 케이틀린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녀의 엄마도.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들을 지니고 있지만, 우리가 원하지 않는 것들은 백만 배쯤 더 많이 가지고 있는" 도시 시애틀. 그 거대한 도시에서 케이틀린과 엄마는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자신들만의 아쿠아리움을 만들어 그 속에서 삶을 이어간다. 케이틀린은 다른 세계와 격리된 아쿠아리움을 어둡지만 가장 안전한 곳이라고 느끼고, 수조 안에서 바다를 모르는 채 살아가는 물고기들을 통해 세상과 삶의 의미를 알아간다. 처음 시작부분부터 쌩뚱맞게 물고기의 세계가 그려져서 정보없이 봤던 처음엔 물고기 세상을 의인화해서 진짜로 말하는 건 줄 알았다. 그러나 그런 건 전혀 아니고 다만 그 세계에 빗대어서 현실 세계를 짚어 이야기 한다.
무엇보다 전작인 자살의 전설에서는 인간 본연에 충실하는 무대였던 느낌인데, 이번 작품은 우리 일상을 그대로 투영하는 배경을 설정해 놓아서 좀 더 와닿는 묘사나 상황설정들이 많았던 것 같다. 그만큼 작가의 의도가 좀 더 느껴졌던 것도 같고 ㅎ

맨 마지막 문장, 죽음과 관련된 것에서 물고기 세계에 빗대어 부자, 가난한 사람의 목숨값을 비교하는 장면이다. 약간은 슬프면서도 소설 뒤쪽에 있던 이야기와 연결도 되어서 내가 따로 찍어 둔 부분. 이 정도로 스포일러는 아니겠지?ㅎ

여기는 상황 이야기를 아름답게 풀어나갔다는 생각이 들어서 리뷰용으로 찍어 두었다. 따옴표가 없는 대화의 진행은 상당히 흐름을 가져가며 쓰기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이 작가의 큰 장점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특히 이 부분은 할아버지의 무력함과 어머니의 부서진 마음과 같은 사이드미러와(혹은 화자의 마음일 수도 ㅎ) 그런 것들을 복합적으로 잘표현해서 ㅎ
이렇게 달필인 작가, 2008년에 데뷔했으나 벌써 명 작가의 반열로 다가가고 있다고 하니 그 위상이 짐작이 된다. 오랜만에 읽은 속도감 있는 소설, <아쿠아리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