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삽시다 쫌! 인생그림책 17
하수정 지음 / 길벗어린이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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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리 가까이에 살고 있는 비둘기에 대해 무작정 미워하지만 말고,  '같이 살기'를 생각해보자고 말하고 있다. 


나는 비둘기를 그리 싫어하거나 무서워 하지 않지만, 자료를 찾아보니 비둘기가 면역력이 약한 노인이나 어린이에게는 안 좋을 수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한다. 비둘기가 살고 있는 도시의 환경정책과는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는 플랭카드를 써서 내걸었었다. 



그런데 비둘기가 문제가 되는 것은 도심에서 너무 많이 모여 있는 경우뿐이며,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는 것은 불법이 아니라고 한다. 그 환경정책과는 다른 나라에서 하는 것 처럼 비둘기에게 커다란 새집을 지어주거나, 개체수 조절을 위한 먹이공급을 하면서 저런 조치를 취했을까? 그렇지 않고 단순히 저런 것만 붙인거라면 비둘기들이 "그렇게 일방적으로 유해하다고 하는 것이 서럽다"고, "나는 먹이를 먹을 권리가 있다"고 말할 것 같다.


책에서 비둘기에게 늘 먹이를 주던 노인은 마지막으로 먹이를 준 후 요양원에 가게 된다. 노인의 정성 때문인지 그 먹이를 먹은 후  비둘기들은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한다. 바라던 대로 거리는 깨끗해졌다. 이제 사람들은 비둘기 대신 야생고양이를 미워한다.


비둘기, 야생고양이, 노인은 그들이 머물고자 하는 자리에 있을 권리를 인정받지 못한다. 원래 바닷가의 높은 절벽이나 물이 많은 산에 살았다는 비둘기가 도시에서 살게 되고 미움 받을 많큼 개체수가 늘어난 것은, 인간이 여러가지 필요에 따라 그 수를 늘린 후, 돌보지 않았기 때문인데도 책임지지 않는다. 성가스럽게 된 존재들은 주변부의 보이지 않는 곳으로 물러나야만 한다.하지만 노인의 돌봄을 받던 비둘기들은 노인에게 찾아가 인사하고 위로했고, 밖으로 나와서 한바탕의 댄스파티를 연다. 이렇게 "같이 삽시다 쫌!" 이라고 하면서.



사실 비둘기의 문제는 도시의 환경문제일 것이다.만들어진지 얼마 되지 않는  '깨끗한' 도시인 세종시에는 비둘기가 없다고 하니까 말이다. 또 20세기 환경운동의 고전인 <침묵의 봄>은 8장이 제일 유명한데 8장의 제목은 "새는 더이상 노래하지 않고"이다. 그러니 비둘기가 없어진다면 환경이 깨끗해진 것이 아니고 비둘기도 못살만큼의 환경이 된 경우일 것이다. 그러니까 비둘기가 사라져야 좋은게 아니고 비둘기의 숫자가 적당해지고 비둘기가 살기 좋은 곳이 되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 


환상적인 색감으로 채색된 댄스파티장면도 강렬하지만 사실 책에서 가장 강렬한 장면은 사람이 되었지만 갈 데가 없어서 이전과 똑같이 그늘지고 더러운 곳에 있을 수 밖에 없었던 비둘기의 모습이 나온 부분이다. 구석으로 밀어놓고 관심을 주비않은 여러 존재들을 떠올리면서 마음이 불편해졌다. 흥겨운 그림을 그려놓고도 마음이 불편해지도록 잘 만든 책이라고 생각한다.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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