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속에 1
강경옥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1996년 10월
평점 :
품절


어릴땐 명절에 부모님께 받은 용돈으로 만화책을 2~30권씩 빌려다 쌓아놓고 보곤 했다.
초등학교 시절엔 하니 시리즈가 주를 이루었고, 중학생이 되면서 황미나를 필두로 순정만화에 입문한..그야말로 무난한 코스였다.

별빛속에. 지금 내 나이가 벌써 이 책을 읽은 그 때 나이의 곱절이 되었지만, 마지막권을 향해 가며 느꼈던 가슴아픔은 전혀 잊혀지질 않는다. 강경옥의 만화는 참으로 내면적이다. 어떤 SF 만화가 이렇게도 마음을 울릴 수 있는 것일까... 말을 아끼면서도 반드시 복선이 되어 돌아오는 대사들, 강경옥 만화의 최대 강점인 절제된 나레이션..말해 무엇하리오.

레디온이 죽고 나서 일주일간 멍하게 지낸 기억이 난다. 넋을 놓고 바닥을 쳐다보면 바닥 무늬 패턴이 저절로 매직아이가 되어 레디온 형상으로 떠오르고... 울 언니는 이 만화를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단다. 주인공이 죽고나서도 뒤에 한 권이 더 나오는 경우가 어디 있냐는 얘기다. 하지만 레디온이 살았다면 이렇게 기억에 남았을까?

뭐..구구절절 내용을 늘어놓고 싶은 마음은 없다. 다만 얄팍하고 이쁘기만한 만화들(특히 마구 쏟아져 나오는 일본만화들)에 익숙해져 있는 중학생들에게 꼭꼭꼭 권하고 싶다. 옛날 책이지만, 정말, 최고의 만화이니 꼭 읽어보시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