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위한 마음 처방 : 감정 편 어린이를 위한 마음 처방
펠리시티 브룩스 지음, 마르 페레로 그림, 송지혜 옮김 / 어스본코리아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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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를 위한 마음 처방 : 감정 편】


💬

감정과 관계를 건강하게 다루는 행복한 아이를 위하여.

오락가락 내 기분, 괜찮은 걸까요?

왜 부글부글 화가 날까요?

슬프고 속상할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소중한 감정, 슬기롭게 다루는 방법


❤️[1단계] 나의 감정을 인식하고, 이해해요!

🧡[2단계] 감정을 바르게 표현해요!

💛[3단계] 토닥토닥 속마음 솔루션

💚[4단계] 감정다루기, 함께 노력해요


👀🩺

나도 내 마음을 모르는데, 엄마는 내 마음을 알까? 우리 아이는 내 마음을 알까? 알려주고 싶으면서 알려주고 싶지 않은. 또는 감정을 말하고 표현하는 방법이 서툰 금쪽이들을 위한 <너와 나, 우리를 위한 건강한 감정 지침서>.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예나 지금이나(지금은 유치원생으로 성장) '감정'인 것 같아요. 엄마인 저도 엄마가 처음이고, 원래도 감정을 잘 다스리거나 돌보지 못했던 사람이었기에 감정을 표현하는 게 참 어려웠습니다. 글쓰기 대신 키보드 타자를 치고 글 읽기 대신 짤막한 영상을 보는 요즘, 꾸준히 배우거나 익히지 않으면 언어와 감정 그리고 표현력을 영영 잃을 것만 같은 절망감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내가 잃어버린 것은 그토록 내가 소중히 여기던 어느 것'이라는 말처럼 우리가 오랜 시간 방황해왔던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알아차림으로써 타인과의 원만한 소통과 건강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어린이를 위한 마음 처방 : 감정 편】은 어린이가 감정과 관계를 다루어 나가는 과정에서 부모가 아이를 다독이고 도움을 줄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을 안내해주는 면에 있어서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여러 가지 상황 속 마음 처방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읽어 나가는 사이, 자존감이 단단해지고 건강한 마음이 자라며 바람직한 친구 관계를 형성해 나갈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책입니다. 내 감정이 무엇인지 콕 짚어 말하기 힘들면 감정을 표현하는 색들을 예로 들어 감정 속 더 깊숙한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노란색을 좋아하는 아이는 '내가 늘 신나 있어서 노란색이 좋은가 봐.'하며 좋아했고, 저는 불안 속에서 안정감을 느끼는 파란색을 좋아한다고 아이에게 알려주었습니다. 그리고 감정에는 세상 모든 색만큼이나 다양한 감정이 있다고, 투명색과 무채색의 감정도 있다고 이야기해 보았어요. 아마도 저희 아이는 이제 그림을 그릴 때 더 폭넓은 색으로 기분과 감정을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말미에 <토닥토닥 속마음 솔루션>부록에는 유치원이나 학교, 친구 선생님과 마주하는 상황 속 그림을 통해 스스로의 감정을 되짚어보고 적절한 표현 방법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수 있었습니다. 길고 지루할 수 있는 이야기를, 책을 통해 쉽고 재미있게 아이와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낯선 감정을 어려워하는 아이에게, 어쩌면 감정은 아침의 기지개처럼 점심의 재채기와 저녁의 하품처럼 순식간에 일어날 수도 있고, 장마처럼 오래도록 가슴에 남을 수도 있지만 곧 바람도 살랑한 봄이면 모든 것이 처음처럼 새롭고 산듯하며 즐거울 수도 설렐수도 있는 것이라는 말과 함께 아이와 저는 사랑과 이해와 믿음으로 잘 극복해나갈 수 있는 것이라는 기회를 얻은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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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시의 다이어리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56
엘런 델랑어 지음, 일라리아 차넬라토 그림, 김영진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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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중요한 일들은 일기장에 다 써 놓지. 늘 기억하려고." 생생히 기억하고 대물림해야 할 소중한 것에 대하여. <리시의 다이어리>


할머니의 생일날, 리시는 할머니께 예쁜 꽃다발과 멋지게 포장된 일기장을 선물합니다. 그런데 정작 리시는 일기장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눈치에요. 일기가 무엇인지 묻는 리시에게 할머니는 대답 대신 옛 일기를 읽어 주기로 합니다. 일기 속 이야기를 흥미롭게 듣던 리시는 할머니에게 이야기의 주인공의 이름을 묻는데요, "걔 이름은 너도 벌써 아는데?"라는 할머니의 대답에 깜짝 놀라는 리시. 과연 일기의 주인은 누구일까요?



어린 시절에는 숙제라는 사명감에 일기를 썼고,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는 곧잘 쓰던 육아일기도 가계부로 변질되어 오갈 데 없어진 나의 글들을 그렇게 소리 소문 없이 대가 끊기게 되었습니다. '매일'이라는 강박에 제 스스로가 제풀에 지쳐 떠나보낸 것이 맞겠지요. 일기란, 날마다 그날그날 겪은 일이나 생각, 느낌 따위를 적는 개인의 기록으로 거창할 게 전혀 없어 보이지만 매일매일이 어제의 복사본 같은 생의 연속에 지금은 매너리즘에 빠진 게 아닌가 걱정이 됩니다. 


이때 만난 책 【리시의 다이어리】. 네덜란드 어느 작은 동네를 거니는 듯 펼쳐지는 이국적인 색과 그림체, 그리고 그리운 할머니의 이야기를 통해 현재의 나를 발견하는. 이 이야기는 할머니와 손녀, 세대가 일기라는 위대한 기록을 통해 공감하고 소통하는 대서사를 담고 있습니다. 일기장들을 하나도 버리지 않고 전부 모아 두었다는 할머니 말에 경외심마저 들었습니다. 자신의 과거(과오)와 대면하는 일은 생각보다 큰 용기가 필요하며 그럼에도 그날의 행복과, 역사와 추억을 간직함으로써 지켜낸다는 것은 후세에게 크나큰 가치가 있는 일입니다. 


할머니 어린 시절 평범한 일상이, 리시를 통해 오늘날로 불러와 놀라움과 즐거운 한 편의 이야기가 완성되는 과정이 마치 오래전 그 소녀가 묻어놓은 소중한 타임캡슐을 열어보는 듯한 생생한 발견으로 느껴지고 재미있는 장면이었습니다. 책을 함께 읽은 아이가 "엄마는 일기장 없어?"라고 묻는데 화들짝 놀라 숙녀의 일기는 비밀스러운 것인데 원하면 언제 어느 때든 읽어주겠노라 말해주었습니다. 뭐, 지금부터 부지런히 써보면 되지 않을까요?


【리시의 다이어리】 책을 통해 매일매일이라는 연속성으로 그 소중함을 잃어버린 '오늘'을 일기를 통해 작게나마 기억하고 추억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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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시의 다이어리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56
엘런 델랑어 지음, 일라리아 차넬라토 그림, 김영진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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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만나기 위해 간직한 나의 타임캡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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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그림책 시점 - 2022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이정희.장소현.이혜선 지음 / 유럽의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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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지적 그림책 시점】

✒️ 이정희, 장소현, 이혜선 저 | 유럽의봄


저자 소개를 먼저 할까 합니다.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어느 감독의 작품인지, 출연 배우는 누구인지를 먼저 찾아보는데 【전지적 그림책 시점】이 책의 저자 3분의 존재만으로 책을 읽게끔 만들거든요. 이정희 작가님은 미디어 비평가로 글을 써오셨습니다. 장소현 작가님은 '관계브릿지학교' 운영을 하시며 인성코칭, 관계 코칭 상담 그리고 책을 쓰십니다. 이혜선 작가님은 '도슨트(docent)가 되었다'라고 소개가 되어 있어 찾아보니 사전적 의미로 '소정의 지식을 갖춘 안내인'을 말한다고 하네요. 큐레이터가 유물에 대해 연구, 정리하는 프로듀서라면 도슨트는 이를 전달하는 아나운서라고 할 수 있다네요.(지식사전적 의미) 생소하면서도 친근한, 굉장히 매력적인 스킬을 연마하고 계신 세 작가님의 글을 접하게 되어 기뻤고, 또 부단히 글을 쓰고 배우고 익혀 지식과 경험을 전하는 세 분의 작품을 분주히 응원하게 됩니다. 


【전지적 그림책 시점】이 책은 '한 권의 그림책을 바라보는 세 가지 시선'이라는 소제목으로 한 줄 소개할 수 있어요. 같은 책을 읽고 서로 다른 감상과 감상법 그리고 서로 다른 또 다른 책과 작품을 추천하는 구조로 책이 엮여있습니다. 그래서 독자는 하나의 책을 세 가지 시선에서 느끼고 체험할 수 있으며 나아가 완결 후 부족했던 지식의 공백이나, 아쉬움을 세 작가님의 외전을 통해 넘치는 감상으로 채울 수 있는 것이죠. 나만의 북클럽 같아요. 작가님들과 함께 책에 대해, 구절에 대해, 마지막 엔딩과 사무치는 감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방대한 세계관이 열려 독서계에서는 일반 머글(muggle)인 저에게는 벅찰 수도 있겠다 그런 재미난 상상을 해봅니다. 


작가님의 필력을 충만하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은 역시 【제1장 흰 눈】입니다. 눈에 대한 감상에 대해 시각적으로는 바로 눈앞에서 흰 눈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꽃밭의 물결을 이루고 또 어느새 봄기운을 가득 담아 무럭무럭 피어나는 게 소담스러운 봄꽃이 무더기 져 있어요. 오로지 글을 통해 나는 사계의 흰 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반가웠던 것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조미자' 작가님의 【제6장 불안】에 대한 감상이었어요. 너무도. 좋지 않나요? 이 작품? 덕후(저)는 항마력을 상실하고 나도 이 책 안다며. 나도 이 그림책 좋아한다며 마음으로 환호성을 지르며 읽었습니다. 저는 불안이 제 삶의 초깃값이라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불안 속에서 태어나 불안을 품고 자랐으니 커서도 딱히 불안할 일이 없었죠. 하지만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함께 살아가면서 나의 불안이 마치 기분 나쁜 색이 되어 제 아이에게 스멀스멀 물드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에 고통을 받았습니다. 그때 읽었던 책이 조미자' 작가님의 '불안'이었어요.  그때는 책의 존재만으로도 위안이 되었고(지금도 그렇지만) 세 작가님의 감상을 읽으니 좀 더 객관화된, 오래된 문서화되어 있는 '불안'을 읽을 수 있었어요. 그리고 더 이상 부모로서, 불안감을 가진 한 사람으로서 죄책감과 고통으로부터 해방되기를, 할 수 있다고 말하는 부분도 큰 위로와 코칭이 되었습니다.


저는 책을 자주 읽거나 접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하지만 올해는 손 뻗으면 닿은 곳에 책이 있기를, 혹은 그곳에 내가 있기를 바라며 책을 읽습니다. 【전지적 그림책 시점】이 책은 '혼자 책 읽기가 어려우시죠? 그럼 같이 읽어요.'라며 말을 걸어오는 책입니다. 그러니 얼마나. 반가웠을까요. 세 작가님을 통해 저는 한 권의 책을 세 가지 시선으로 보는 요령을 살짝 배웠을지도 모릅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차근차근 따라가볼게요. 감상과 배움 그리고 어쩌면 대화, 어쩌면 소통이 있어 더 특별한 【전지적 그림책 시점】. 이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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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렁이똥 책속의책 그림책
이정호 지음, 최희옥 그림 / 책속의책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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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 노루골에 두 아이가 살았다. 한 아이는 노루골에서 가장 못생긴 아이 꽃지, 다른 아이는 가장 예쁜 단이. 사람들은 못생긴 꽃지는 마구 놀려대고, 예쁜 단이는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그런데 단이에게는 아무도 모르는 큰 비밀이 있었다. 변비가 심해서 일주일에 한 번 똥을 싸는 것이다.


판소리체로 만나는 구수한 우리 옛이야기. 한글 읽기가 아직은 서툰 아이보다, 토종 한국인 엄마의 신명나는 판소리로 잠을 쫓아내며(?) 읽어줬습니다. 유쾌하고 재미난 그림에 흐드러지고 구렁이신 이야기에 가무러치게 놀라는 아이는 못생긴 아이 꽂지의 주근깨를 무심히 쳐다봤다가 놀림당해 우는 어깨 뒤로 부처님 상을 구경하다가 가짜 구렁이신의 꼬리를 왕왕 물어버리는 개똥이의 용맹함에 감탄하기 바빠 이게 책인지 판소리인지, 뮤지컬보다 재밌다고 엄지손가락을 세워 보입니다. 


<구렁이똥> 이 책의 내용은 마을에서 가장 사랑받는 아이 단이의 비밀을 둘러싸고 그로 인해 오해받고 고통받는 못난 아이 꽃지가 부처과 구렁이신의 가호를 받아 가짜 업신을 물리치고 슬기로운 아이로 거듭난다는 이야기입니다. 소녀가 소녀를 구한 이야기라고도 볼 수 있고, 시기 질투하지 않고 측은히 여기는 마음의 포용력을 칭찬하는 동화일 수도 있겠네요. 


동양화를 전공하신 최희옥 작가님의 검지 않은 먹색과 귀여운 색동의 조화, 포근하게 한눈에 담기는 그림이 무척 구수하고 매력적인 그림책입니다. 지난해 10월 국립민속박물관 <한 여름밤, 신들의 꿈> 전시에서 터주신, 성주신, 조왕신, 측신과 삼신을 만나본 적 있던 우리는 <구렁이똥>에 소개된 신들의 존재가 무척이나 반가웠습니다. 아이에게 할 말은 아니지만, 어차피 크면 다 알게 될 것이라 생각해서 저는 항상 말해줍니다. 뭐니 뭐니 해도 전설과 신, 무당과 퇴마는 한국이 최고라고. 하물며 판소리의 조화라니. 한 번 읽기에는 어른인 저도 조금 막히는 구간이 있긴 합니다만 두 번, 세 번 읽어주니 엄마표 소리꾼으로 곧 거듭날 수 있겠어요. 


<똥>이야기 라면 자다가도 똥방귀를 뀐다는 친구라면 누구라도 좋아할 이 책 <구렁이똥> 유쾌와 불쾌, 풍요와 혐오에 대한 감정을 느끼고 배울 수 있는 좋은 경험을 줍니다. 우리의 옛 구수하고 긴긴 이야기로부터. 개인적은 바램으로 작가님은 2023년 쉬지 않고 더 쓰시고, 최희옥 작가님께서도 쉬지 않고 먹을 찍어 더 많은 작품으로 만나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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