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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줄 미래그림책 31
후지카와 히데유키 그림,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글, 길지연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4년 8월
평점 :
절판


 사람이란 항상 그런것 같다.

어렸을땐 이런 동화책을 보면 나는 이렇게 하지 않아야지. 나는 잘못을 저질렀으면 뉘우쳐야지. 바르게 살아야지.

하지만 요새는 그런 내 어릴 적 생각과 결심에 대해 회의감이 든다.

만약 내가 칸다타라면 거미줄을 잡고 지옥을 벗어날 수 있었을까? 장담할 수 있을까?

매번 잘못을 되풀이 하고, 사소하다고 해서 그것들을 눈감아 버리고 있는데...


 칸다타는 그 힘들고 괴로운 지옥속에서도 자신의 죄를 뉘우치지 못해 부처님이 내려주신 한 가닥의 거미줄의 자비를 잡지 못했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는 잘못을 뉘우치지 못하고 또 같은 일을 되풀이하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넌지시 건네고 있다.

너라면, 이 거미줄을 잡고 지옥을 벗어날 수 있겠냐고.


내가 어찌 감히 칸다타를 비웃을 수 있을까.

나의 쳇바퀴 조자 끊어내지 못하는데... 거미줄을 잡을 각오조차 되어 있지 않은데...




미래아이 | 2009.05.22 | 36쪽

그림 (후지카와 히데유키) ★★★★ , 그림 참 오싹한것이 마음에 든다.

스토리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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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슨 일 하며 살아야 할까? 길담서원 청소년인문학교실 1
이철수 외 지음 / 철수와영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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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놀랐다. 내가 노동에 관해 이토록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

더군다나 이 사회를 살아가고 있었으면서 여태껏 어쩌면 이렇게도 노동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 특히나 내 자신이 노동자이면서도 노동에 대해 생각지 않았던 것이.


개미와 베짱이, 과연 개미의 삶이 옳고 당연한 미덕인 것일까?

왜 흥부는 열심이 일을해도 항상 가난했던 것일까?

왜 청소년은 일터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을까?

왜 노동자가 대부분인 나라에서 학교는 노동에 대해 가르쳐 주지 않을까?

왜 우리나라에서는 노동문제가 이해되기 어려운 것일까?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궁금했던 것들을 알게 되어 기뻤지만,

그보다도 왜 그동안 이것들에 대해 의문을 갖지 못했을까 하는 자괴감도 들었다.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동안 난 도대체 뭘 배운걸까?

왜 나를 가르쳤던 선생님들은 이러한 것들을 알려주지 않았을까?

청소년인문책이지만 성인이 된 나에게 이토록 많은 가르침을 준 이 책에, 그리고 이 책을 출판해주신 철수와영희 출판사와 편집자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철수와영희 |2008.07.10|32쪽
표지와 제목이 약간 아쉽다. 제목은 내용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했고 제목만 보았을때 내가 과연 이 책을 읽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선물받은 것이 아니라면 아마 이 책을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다.)
표지는 나쁘지 않았지만 내용을 드러내는 표지였으면 좋았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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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소녀 카트린
파트릭 모디아노 지음, 이세욱 옮김, 장 자끄 상뻬 그림 / 열린책들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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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2014.05.24 토요일,

서울 종로에 있는 헌 책방, 가가린








그리고 이곳에서 발견한 <까트린 이야기>



그런데 인터넷에 찾아보니 <발레소녀 카트린>으로 나오더라...

책을 읽어봤을 때, 카트린의 발레에 대한 이야기는 그렇게 자세히 나오지 않아 새로운 제목이 어색하다.



책은 전체적으로 큰 사건 없이 카트린의 어린 시절을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듯 그렇게 덤덤히 표현되어있다.

그 중 몇 장면이 생각난다.


1.

"춤을 출 때는 안경을 쓰지 말아야 할 게다."
처음엔 안경을 쓰지 않은 내 친구들이 부러웠다. 그 애들에게는 불편할 게 전혀 없어 보였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나에게 한 가지 유리한 점이 있었다. 안경을 쓰느냐 벗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두 세계에 살고 있다는 점이 그것이었다. 게다가 춤의 세계는 현실의 삶과 달랐다. 그것은 그냥 걷는 대신에 펄쩍 뛰어오르기도 하고 앙트르샤를 하기도 하는 세계, 말하자면, 내가 안경을 쓰지 않았을 때 보이는 어렴품하고 부드러운 세상과 같은 꿈의 세계였다. 그 첫 강습을 끝내고 나오면서, 나는 아빠에게 말했다.
"안경을 쓰지 않고 춤을 춰도 전혀 불편하지 않아요."
아빠는 내 말에 자신감이 넘쳐서 자못 놀란 모양이었다.
"안경을 벗으면 세상이 달라 보이기 때문에, 나는 춤을 훨씬 더 잘 추게 될 거에요."
"네 말이 맞다. 그래, 그럴 거야. 아빠도 젊었을 때 그랬단다... 내가 안경을 벗고 있을 때면, 다른 사람들은 너의 눈길에서 어떤 보얗고 다사로운 기운을 느끼게 될 게다... 사람들은 그걸 매력이라고 부르지..."


라섹을 한 지 한달이 거의 다 되어간다. 

안경을 벗으면 뽀얗던 그 세상이 이 문장을 읽고 다시금 떠오른다.

'아 그 뽀얗던 세상을 좀 더 기억하고 있었으면...'

아쉬움이 밀려든다.

이것일까? 

라섹수술을 하고 안경을 쓰지 않고도 세상을 뚜렷이 볼 수 있게 되었지만 그리 좋지만 않다.

만족감 보다는 아쉬움, 시원함 보다는 그리움이 느껴진다.

그 뽀얗던 세상도 그 나름의 맛이 있었는데, 라섹을 후회하는 건 아니지만

수술 전에 세상을 바라보던, 여태까지 바라보던 그 시각을 잃어버렸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까트린, 안경을 벗어야 한다... 그래야 까스트라드를 못 보았다고 핑계를 댈 수 있거든..."


초등학생 이었나, 중학생이었나... 눈이 아주 나빠지기 전에 길에서 별로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을 만나도 그냥 지나치기위해 안경을 벗고 다녔던 기억이 난다.(ㅋㅋㅋ)



2.

아빠는 그들의 대화에 끼어 보려고 애썼다. 아빠의 밤색 정장은 다른 모든 사람들의 밝고 시원스런 복장과 뚜렷한 대조를 이루었다. 


까트린과 까트린의 아빠는 오딜(까트린 친구)의 칵테일 파티에 초대를 받고 오딜의 집으로 간다. 하지만 그건 오딜이 부모님 몰래 보낸 초대장이었다. 부유한 사람들과 유명인사들 사이에서 까트린의 아빠는 어떻게 해서든 그들의 대화에 끼어보려 하지만 번번히 무시당하기 일쑤다. 

까트린과 이야기하는 모습이나 일을 하는 모습은 소신있고 나름 당당함이 있는 아빠였지만 무엇이 그를 그토록 비굴하게 만든 것일까? 


꼭 칵테일 파티만 그런 것은 아니다. 

마뜩찮은 옷을 입었거나, 머리스타일이 별로거나, 급하게 신은 신발이 입은 옷하고 어울리지 않을때면 그러지 않으려 해도 하루 종일 부끄럽다.

왜 나는 한결같이 나 자신으로 있을 수 없을까?

내가 입은 옷, 화장, 타고 있는 차에 신경을 쓰느라 

'나'를 온전히 '나'로 보지 못하고 '나'로 있을 수 없는 날이 많아지고 있다.

(당당함을 얻기위해 좀 더 노력해야지.)




열린책들 |2003.02.25|107쪽

그림 (장 자크 상뻬★★★★

스토리 (파트릭 모디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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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야 놀자 비룡소의 그림동화 204
이수지 지음 / 비룡소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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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닷가에 온 아이와 그런 아이 뒤로 같이 장난을 치는 갈매기 떼. 언뜻 보면 일반적인 바닷가 풍경이다. 하지만 오른쪽의 파란 바다가 왼쪽의 아이에게 다가서는 순간 독자는 이 바다의 독특함을 눈치채기 시작한다. 책이 접히는 부분에서 보이지 않는 벽이라도 있는 양, 책의 접히는 부분이 실재하는 양, 바다는 더 넘어오지 못한다. 어디 그뿐인가. 독자들은 아이가 오른쪽의 바다에 다가서는 순간 또다시 당황한다. 아이의 손이 책이 접히는 부분을 경계로 사라진다. 다음 페이지를 넘기면, , 다행히 오른손 왼손 다 있다. 하지만 이번엔 미처 건너오지 못한 아이의 몸이 왼쪽 페이지에서 잘려 사라져있다. 이수지 작가의 파도야 놀자는 그런 책이다. 종이 책의 물리적인 한계를 한계로 보지 않은 책, 한계로 보긴커녕 또 다른 차원으로 사용한 책이다.


 글자가 없는 책은 몇몇 사람들을 당황하게 만들지도 모르겠다. 이걸 어떻게 읽어야 하지? 어떻게 읽어줘야 좋을까? 하지만 파도야 놀자책에 글자가 꼭 필요할까?’라는 의심을 하게 한다. 여자아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다 드러나는 다양한 표정, 무엇을 느끼고 그다음은 어떻게 움직일지 상상력을 자극하는 여자아이의 몸동작은 그것을 가능하게 만든다. 이러한 작가의 그림 실력을 바탕으로 세워진 파도야 놀자의 이야기들은 독자마다 다르게 펼쳐진다. 글을 통해 작가가 보여주는 관점, 작가가 보여주는 것만을 볼 수 있는 다른 책과는 달리, 이 책은 그림만으로도 모든 이야기가 충분히 설명되어 진다. 여자아이의 관점에서 읽을 수도, 파도의 관점에서 읽을 수도, 심지어 갈매기의 관점에서도 읽을 수 있는 이 책은 그래서 더욱 맛이 나는지도 모르겠다. 독자의 능력대로, 독자가 상상한 만큼 볼 수 있는 책. 그래서 모든 나이의 사람들이 자신에 입맛에 맞게 읽을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 아닌가 한다



비룡소 |2009.05.22|36쪽

그림 (이수지) ★★★★

스토리 (이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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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 마중 - 참으로 놀랍고 아름다운 일, 가족에세이 그림책
박완서 글, 김재홍 그림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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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가 소중하니, 세상에 눈을 돌리게 되었다.

 뜨개질을 잘하는 한 엄마가 있었다. 그녀는 시간 날 때마다 뜨개질하고, 그 수익금으로 아프리카 아이들을 돕는 한 아이의 엄마다. 그 엄마는 이렇게 말했다. 내 아이가 태어나고, 내 아이가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다른 세상에 있는 아이들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되었다고. 내 아이가 잠깐 배고픈 것도 안타까운데, 저 지구 건너편에 사는 수많은 아이가 배를 곯고 있다는 사실이 가슴이 아프다고. 이 엄마처럼 자신의 아이를 통해 세상을 만나는 엄마, 아빠, 그리고 할머니의 이야기가 여기 있다.


 『엄마 마중이라는 얇은 동화책에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담겨있다. 앞으로 태어날 아기를 위해 하나, 둘씩 좋은 것을 준비해나가는 엄마. 주위의 망가지고 위험한 것들을 하나, 둘씩 고치는 아빠. 지혜로운 이야기를 하나, 둘씩 모으고 있는 할머니. 이 모든 것이 태어날 아기를 위해 준비해 나가는 과정과 마음가짐에 대한 이야기다. 엄마를 통해 집 밖의 세상에 대한 넉넉한 마음을 이야기하고, 아빠를 통해 이 세상을 좀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 그리고 할머니를 통해서는 사람을 만날 때는 겉만 핥지 말고, 진실 되게 만나라고 이야기한다. 동화책치고는 좀 많은 이야기라 자칫 난잡하고 격 떨어지는 동화책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박완서 작가는 그녀의 명성에 걸맞게 이 세 이야기를 한 권의 동화책으로 조화롭고 아름답게 잘 풀어내었다.


 지난 416, 세월호 사건이 터졌다. 그로부터 이주가 흘렀지만, 희생자 구조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대통령은 누군가에게 사고 책임만 묻고 있을 뿐, 어떤 식으로 희생자를 구조하겠다는 말은 없다. 언론도 사회도 선장과 선박회사에 대한 책임만을 떠들어 대고 있을 뿐이다. 아무도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는 듯하고, 허둥지둥 시간은 흘러만 간다. 나 또한 그렇다.


 『엄마 마중의 아빠 이야기가 생각난다. 과연 이 아빠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믿을 수 있을까? 이 땅 위에서 아이를 안심하고 키울 수 있을까? 아빠가 느낀 것처럼 이 세상은 믿을 수 없는 것 천지인지도 모른다. 선장도 믿을 수 없고, 구조대원도 믿을 수 없으며, 대통령도 믿을 수 없는 세상. 그렇다고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매번 따라다니며 감쌀 수 없는 바쁜 현실. 하지만 이야기 속 아빠는 그런 세상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는 아기의 주위를 둘러보며 망가지거나 위험한 것들을 하나씩 고쳐나간다. 시간이 흘러 아이가 자라 길을 잃게 될 때를 대비해서 다치더라도 크게 다치지 않게, 다치더라도 사랑하는 마음을 만날 수 있게, 그래서 마지막엔 이 세상에 태어나기를 참 잘했다고 생각할 수 있게, 그렇게 하나, 둘씩 고쳐나가고 있다. 우리가 해야 할 것이 바로 이런 것이지 않을까? 누군가에게 책임부터 묻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이 더 좋은 세상이 되길 바라며, 지금 이 순간 내가 해야 할 것들을 찾고 실행에 옮기는 것, 그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한울림| 2011.04.25|48쪽

그림 (김재홍) ★★

글 (박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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