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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터디 위드 X ㅣ 창비교육 성장소설 9
권여름 외 지음 / 창비교육 / 2023년 7월
평점 :

스터디 위드 X는 단편 6편의 학교 괴담을 중심으로 한 성장기 청소년 소설입니다.
각기 다른 작가의 특색 있는 이야기가 간담을 서늘하고 오싹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표지를 보는 것만으로도 무서워서 책을 뒤집어 놓아두었고,
밤에는 읽지 못하고 낮에만 읽는데도 여러 날이 걸릴 정도로 뭔가 기분이 이상해져서 책을 던져버리고 싶을 정도였어요.
어릴 적 이불을 뒤집어쓰고 본 전설의 고향보다 더 무서운 것 같았어요. 하긴 그땐 가족들과 함께했으니, 눈을 가리고 보면서도 한편으론 가족이 곁에 있다는 안도감이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은 혼자 생활하다 보니 빈 곳의 한기 같은 것이 투영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 한 권의 책 속에 실린 6편의 이야기 가운데 어느 하나도 긴장하지 아니한 작품은 없었습니다
앞 부분이 좀 밋밋하다 싶으면 뒷 부분에서, 아니면 처음부터 졸인 마음을 놓지 못하게 했으니까요.
스터디 위드 X는 <스터디 위드 미/ 이유리>, <카톡 감옥 / 윤치규>, <벗어나고 싶어서 / 은모든>, <영고 1830 / 권여름>, <그런 애 / 조진주>, <하수구 아이 / 나푸름> 이렇게 총 여섯 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처음으로 펼쳐지는 이유리 작가의 <스터디 위드 미>, 명문 고등학교 전교 1등을 하는 수아를 나(소연)이 지켜보는 형식으로 이야기는 전개가 됩니다.
수아는 학교에서 말없이 공부만 하는 아이로 친구들의 부러움과 질투의 대상이기도 하는데요, 그런 수아가 점점 얼굴이 창백해지고 몸도 축나고, 급기야는 학교에서 쓰러지기까지 합니다. 어느 날 소연은 수아가 브이로그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수아의 브이로그를 빠짐없이 보던 소연은 이상한 걸 발견합니다. 수아의 책상 밑에서 희미한 두 명의 아이들이 올라오는 그림자 같은 것을 보는데요, 수아는 그것도 모르고 카메라는 켜둔 체 공부에 열중하다 시간이 되면 카메라를 꺼는 걸 매번 반복합니다. 어느 날 나(소연)는 윤서가 저주 인형을 가진 것을 보게 됩니다. 소연은 윤서가 수아를 저주하고 있기 때문에 수아에게 귀신이 붙은 게 아닌가 하는 오해를 하며, 윤서에 대한 것과 수아의 브이로그에 대한 것을 말해주려고 수아를 화장실로 불러냅니다.
소연(나)은 수아에게 브이로그에 대해 말을 꺼내며, 화면에 이상한 아이들이 나온다고 심각하게 말하지만, 오히려 수아는 자기 동생이라며 소연에게 말을 쏘며 나가버립니다. 그러나, 수아의 동생은 둘이 아니라 한 명뿐이었습니다.
윤치규 작가의 <카톡 감옥>은 나(정준우)는 친구(강병세)의 괴롭힘으로 고등학교를 집에서 많이 떨어진 곳으로 진학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첫날 교과서를 받으러 학교에 갔다가 그곳에서 도상현이라는 애를 만나게 됩니다. 정준우는 자기가 진학한 고등학교에 귀신이 출몰한다는 소문을 듣고도 강병세가 없는 그 학교를 선택했습니다. 그러나 도상현이가 귀신이라는 사실은 꿈에도 모릅니다. 준우와 상현이가 친해지면서, 준우는 상현이에게 옛날 학교에서 강병세라는 친구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사실을 말하는데요. 상현이는 준우의 복수를 해주겠다며, 예전의 친구들을 카톡으로 불러들입니다. 아이들은 카톡방으로 들어와 상현이가 올리는 사진과 글들을 보면서 나가고 싶어하지만, 그 카톡방에서는 절대 나갈 수 없습니다. 설사 나가는 아이들이 생기더라도 다시 불러 들어오게 됩니다. 결국 지쳐가는 아이들, 그걸 보며 즐거워하는 도상현, 그러나 준우를 괴롭히는 강병세는 처음엔 욕을 해대며 날뛰다 점점 아무런 반응이 없습니다.
도상현이 올리는 사진들은 점점 강도가 세지고, 아이들은 나가기를 원하는데....
상현이가 아이들에게 미션을 주며 빠져나갈 방법을 알려줍니다. 그러나 빠져나가는 아이들은 하나에서 둘. 결국 준우도 카톡방에서 나가려는 결심을 하며 지금껏 상현이가 올린 사진을 다시 보기 위해 위로 스크롤 하다가, 준우가 그동안 보지 못한 사진이 하나 발견됩니다. 준우는 그곳이 처음 교과서를 받은 장소라는 걸 알게 되고, 사진을 확대해나가는데 무엇이 매달려 있습니다. 그때 준우는 알게 됩니다. 강병세가 왜 카톡방에서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나를.........
은모든 작가의 <벗어나고 싶어서>는 수업 중에 반장인 윤재가 선생님 미진에게 첫사랑 이야기를 해달라고 졸라대면서 펼쳐지는 이야기이다. 미진은 아이들 등살에 못 이겨 결국 분필을 내려놓고 미진이 중3 때 만난 친구 우리(이름)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미진은 전학생이다. 전학 온 첫날 점심시간에 혼자 밥을 먹을 수밖에 없는데, 그때 우리와 예은이 다가오면서 셋은 삼총사가 되었다. 우리는 엄마가 돌아가시고 폭군인 아빠 밑에서 못 견뎌 하는 오빠가 집을 나갔는데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밝고 활달한 아이, 미진에게는 다정하고 소중한 친구였어요. 그런 우리에게도 이상한 것이 있었는데, 스스로 자꾸 돼지라 칭하며 통 먹지를 않는 겁니다.
미진은 그 이유를 예은에게 묻습니다. 그 이유를 알게 된 미진은 우리의 복수를 하겠다며 결심하지만, 전학해 온 학생이라 우리에게 상처 준 선배를 알지 못해 뒤로 미루면서, 어느 날 우리가 우유와 함께 준 메모지를 넣어준 지갑을 잃어버리게 되고....그 지갑을 그토록 찾는 이유를 친구들이 묻지만, 미진은 말을 못합니다. 우리가 그 쪽지를 간직한 걸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기에....그렇게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서로 떨어져 잦은 만남을 가지지 못한 채 대학생이 되고 사회인이 되고 나중에 할머니가 되어서 말할 기회가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어느 날 자동차 4중 충돌로 미진은 더 이상 이 세상에 살지 못합니다.
그러니까, 수업 중인 교실엔 이 세상 아이들은 없습니다. 미진이 이야기를 마쳤을 때 아이들은 하나둘 사라지고 윤재와 미진만 달빛 아래 남습니다. 미진은 윤재에게 부모님의 꿈속이라도 찾아가라고 말합니다. 윤재는 엄마의 목소리 한 번만이라도 듣기를 원하지만 아무리 해도 엄마의 목소리는 들을 수가 없습니다. 그날 옥상에 섰을 때 한 번만 더 부모님께 전화를 했었더라면.......
권여름 작가의 <영고 1830>은 명문인 영흥고등학교, 주위에 고등학교는 많지만, 영고라고 불리는 학교는 딱 이 명문 고등학교뿐이다. 아버지의 권유와 압박으로 영고에 입학한 희준, 그러나 이 학교엔 꼴찌에게는 불행한 일이 닥친다는 흉흉한 소문이 있다. 배치 고사를 쳐서 반과 번호를 정하는 영고, 희준은 영고 선생님인 아버지의 제자로부터 괴외를 받으면서까지 열심히 노력했지만, 배치고사 후 결과는 그렇게도 바라지 않던 1830이 되어버렸다. 아버지와는 학교에서나 집에서나 말을 하지 않았고, 학교에서는 친구들간의 심리적 고통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하다. 그러면서 자꾸 그 흉흉한 소문의 근원지인 학교 현대식 건물과는 차이가 나는 충민관이라는 곳을 찾는다. 그곳으로 가면 그래도 숨은 쉬어진다. 충민관 옆에는 고목이 한 그루 있는데, 소문은 그 고목의 구멍에 아이가 끼여 죽었다는 것이다. 희준은 소문과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자기는 절대 그런 일에 말려들지 않고 불행해지지 말자고 ...하지만 중간고사 이후 결과는 또 꼴찌였다. 아버지는 울면서 왜 등수를 올리지 못하냐고, 꼴찌에서 등수 올리는 건 쉽다고 채근만 했다. 집에서 아버지의 냉대와 엄마의 눈물, 학교에서는 반 친구들의 무시와 멸시로 희준은 점점 몸도 마음도 피폐해져 갔다. 숨을 쉴 수 없어서 충민관 옆 고목 나무 구멍으로 기어들었다. 엉덩이를 먼저 집어넣은 후 다리를 세우고 다리 사이로 머리를 박았다. 꼭 소문의 그 아이가 그런 것처럼.....그제야 숨을 깊이 쉴 수 있었다. 그렇게 편안한 느낌에 싸여 있는데 누군가 희준의 등을 지팡이로 쿡쿡 찔렀다. 이사장이었다. 희준은 놀라 이사장 앞에 무릎을 꿇었으나 어느 순간 이사장을 밀치고 달아나는 바람에 이사장은 쓰러지고, ......희준은 그 길로 곧장 교무실로 가 아빠를 불렀다. 하지만 양치를 하고 계셨던 아버지는 대답을 하지 않았고, 그저 여러 번 입을 헹굴 뿐이었다. 희준은 교무실을 나오며 평소대로 아버지라 불렀어야 했다며, 아빠라 불렀기 때문에 대답이 없었던 것이라 애써 위로를 하며, 교실로 들어가 걸상을 던지고 책상을 들고는 옥상으로 향했다. 소란이 커지자 아버지와 애들이 옥상으로 따라올라 왔다. 아버지는 책상을 들어던지려던 희준의 팔을 잡았지만, 무언가 잘못되었다. 아버지는 옥상 시멘트 바닥에 주저앉았지만, 희준은 아버지의 시야에 있지 않았다.
조진주 작가의 <그런 애>는 배우가 되고 싶은 솔희와 그런 당당한 솔희를 좋아하는 예나, 두 친구 이야기다.
배우가 되고 싶어 하는 솔희는 부모님의 허락을 받아 아카데미에 등록을 하고 자기의 길을 위해서 몸 관리를 위해 먹는 것도 제대로 먹지 못하면서 열심히 노력하는 애다. 미래에 대한 확실한 꿈을 가진 솔희를 부러워하는 예나. 둘은 언제나처럼 솔희네 집에서 논다. 우연히 예나가 솔희의 SNS 계정을 알게 되면서 예나는 솔희에 대한 걱정에 사로잡힌다. 솔희는 예나가 찍어준 동영상과 사진을 편집해 자신의 SNS 계정에 이상한 해시 태그와 함께 올려노았던 것이다. 다음 날 학교 친구들도 예나에게 와 SNS 계정에 올려진 솔희 사진을 보여주며 솔희에 대한 안 좋은 말을 해댄다. 예나는 솔희에게 계정을 삭제할 것을 바라며 약속을 받아내지만, 그 후로도 계속 더 심한 노출 사진이 올라오는 것을 보며 괴로워하는데.....
어느 날 답답한 마음에 학교 뒤편 지니의 구멍이라는 곳을 찾게 된다. 거기에는 전설이 내려온다. 구덩이에 대고 소원을 말하면 구덩이 속 여자가 소원을 들어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너무 과한 소원을 비는 건 안 된다. 왜냐하면 그 소원을 빈 사람에게 오히려 화가 닥치기 때문이다.
예나가 구덩이를 무심히 바라보고 있는데, 자기가 솔희에게 선물로 준 똑같은 USB를 발견하고는 급히 솔희를 찾지만 솔희는 아프다는 핑계로 이미 조퇴를 한 상태다.
예나는 방과 후 솔희네 집 앞으로 가 솔희를 불러내지만 솔희는 거의 이십여 분 만에 나타나고, ....예나는 앞 번에T서먹해짐을 무마하기 위해 카메라를 들이대며 말을 꺼낸다. 그렇게 두 친구는 위기를 잘 넘기는데,,,,갑자기 솔희가 지니의 구멍으로 가야겠다며 발걸음을 옮기고 예나는 해가 떨어졌는데도 불구하고 솔희의 뒤를 따른다. 솔희는 자기가 빈 소원을 철회하고 싶다며 USB를 꺼내려 하지만, 들고 간 막대기는 구덩이 아래에 닿지 않고, 예나는 기치를 발휘해 구덩이에 불을 놓아 다 태워버림으로써 구덩이에 산다는 전설의 여자도 꺼내주려고 한다. 둘은 번갈아가면서 종이에 불을 붙여 구덩이에 던지며, 예나는 솔희의 소원을 다시 묻는다. 그리고 자기의 소원도 말하며 구덩이에 갇힌 여자도 바람이 되어 자유롭게 되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나푸름 작가의 <하수구 아이>는 어떤 커뮤니티에 올라온 하수구 괴담을 동급생으로부터 듣게 되면서 내가 과거에 잊고 지냈던 기억을 떠올리며 그 죄책감으로 괴로워하는 이야기다.
내가 다녔던 초등학교 후문 쪽에는 하수구가 하나 있었다. 하수구엔 늘 무거운 고무 덮개가 덮여 있었는데, 그날은 비가 와서 고무 덮개를 벗겨놓았더라고.....나는 학원을 마치고 비도 오고 어둑해져 빨리 집으로 가고 싶은 마음에 학교를 가로질러 가기로 했어, 그런데 후문 쪽 하수구를 지나는데 하수구 안에서 뭔가 움직이는 거야. 집으로 와 부모님께 말씀드렸더니, 되려 꾸중을 하시며 뺨까지 맞았어. 이튿날 나는 학교 아이들에게 말을 했는데, 아이들은 무서워하기는커녕 재미있어하며 게임으로까지 번져서 일이 크게 되었다. 하수구에서 본 그 손을 찾자는 거였다. 그리고 나에게 그 손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말하라며 졸라댔고, 나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손의 특징을 설명할 수밖에 없었어, 그러므로 한 아이가 주목이 되면서 따돌림을 당하기 시작했어. 나는 등하교할 땐 그 아이와 친했는데, 이제 학교에서는 그 아이와 말을 하지 못해.
나도 그 아이처럼 따돌림을 당할까 봐.
그렇게 아이는 괴롭힘을 당하다가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어디론가 자취를 감추며 사라졌는데,,,,한참 후 고등학교 반 친구가 커뮤니티에 올라온 동네 괴담을 아이들에게 이야기해 주면서, 나는 다시 초등학교 때의 그 아이를 생각하게 되고, 그때의 이야기와 지금 피디라는 아이가 해주는 이야기가 같은 이야기인지, 아니면 다른 이야기인지, 진원을 파악하기 위해 초등학교를 다시 찾아가면서, 왜 그땐 그 아이에게 따뜻한 친구가 되어주지 못하고, 오히려 내가 더 그 아이를 외면했을까, 하는 반성과 후회를 하게 된다.
<스터디 위드 X>를 읽으면서 너무너무 무서웠다. 재미는 둘째치더라도 솔직히 이 서평을 쓰고 있는 지금도 모든 걸 내팽개치고 싶을 정도로 오싹한 기분이다. 하지만 무서움 뒤에 숨어있는 것들도 있다. 가령 따돌림이나 괴롭힘 속에서도 놓지 못하는 끈끈한 우정도 있고, 학교 교육의 병폐와 무조건적인 1등 지상주의 같은 사회적 문제 같은 것이 곁들여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우리 아이들은 이 소설집을 읽음으로써 한 발짝 더 성장해 나갈 것이고 친구들 간에는 어떤 것을 하면 안 될 것이고, 어떤 것을 해야 할지 알게 되리라는 것이다.
지금도 이렇게 학교 괴담이 성행하는 이유는 우리 아이들이 하루의 반 이상을 학교에서 보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학교는 우리 아이들이 더 큰 마음으로 성장해 가는 아주 좋은 집합체이자 만남의 광장이기 때문이다. 학업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겠지만, 그래도 학교 다닐 때가 좋은 때라 생각하고 즐겁게 생활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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