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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몬스터
이두온 지음 / 창비 / 2023년 2월
평점 :

위 사진에 나오는 책은 아직 세상에 없는 소설이다.
창비 출판사에서 시행하는 리뷰 이벤트에 참여해서 받은 가제본이다.
물론 작가가 누구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읽는 동안 문체로 봐서는 황정음 작가의 소설인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문장이 그렇게 매끄러운 편은 아니라서 술술 잘 읽히지는 않았지만,
그래서 160쪽도 안 되는 분량을 꽤 오래 들고 있었는데,
읽는 내내 황 작가의 얼굴이 스쳤다.
가제본이라고 해서 대충 A4 용지에 프린트해 호스캣으로 집어 올 줄 알았었는데
이렇게 얇은 단행본 형태를 취했다.
정식 출간될 소설의 몇 챕터를 묶은 것 같다.
가제본은 어떤 형태를 말하나 궁금증이 생겼는데 이번에 확실하게 알게 되어
창비에 감사하는 마음이 꽤 크다.
이 소설은 제목에서 이미 어떤 내용인지 대략 알 수 있게 한다.
사랑과 배신 죽음으로 얼룩지는 서스팬스적인 난투극.
한 마을의 문화센터의 수영장과 외딴 농가의 사이비 종교를 중심으로 불륜, 살인, 납치등의 사건들 속에서 주인공 허인회와 염보라, 조우경과 엄지민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 그들은 하나도 제정신인 사람들이 아니다.
하기야, 사랑에 미치면 제정신인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마는 사랑은 사랑으로 끝나야 아름다운 것이지,
사랑 때문에 누군가를 죽여야 한다면, 그건 사랑의 진짜 의미인 숭고하고 옳은 정신이 아니다.
하지만, 내 남편, 내 아내가 불륜을 저지른다면, 그건 이야기가 달라진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남이 빼앗아간다면 그래, 살인이라도 저지를지도 모르는 일이다.
사랑할 때 서로의 눈에 콩깍지가 끼듯, 배우자에게 배반과 배신을 당한다면 또한 보이는 것이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사랑할 때 애절한 마음이, 그 사랑이 짓밟혔을 때 시린 칼로 변한다는 사실이 끔찍한 악몽을 꾸는 것처럼 몸서리쳐진다.
거의 모든 소설과 시에는 사랑이 베이스가 되는 것 같다
사랑이 없다면 문학은 삭막하기 이를 때 없을 것이다.
러브 몬스터, 이 소설도 사랑을 주제로 한, 어쩌면 매우 평범하고 조금은 진부한 소재를 갖고 있다.
가제본을 읽는 내내 어디에서 본 듯한 농가의 사이비 종교와 마을의 수영장, 불륜들이
식상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가제본만으로 전부를 알 수는 없다
작가가 상황을 이끌어가는 힘은 아주 강했으니, 본 소설집을 읽는다면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