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이런 편안한 소설과 영화가 좋다.
넷플릭스 영화 "버진리버" 와 소설 "비와 별이 내리는 밤"처럼
서평을 주저리주저리 쓰려고 했으나
그건 또한 내가 편하지 않은 일.
이 소설은 워싱턴주 소웰베이라는 작은 바닷가 마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잔잔한 이야기다.
마을에 있는 아쿠아리움에서 청소부로 일하는 70대 할머니, 토바와
그곳 수조에 갇혀 있는 거대 태평양 문어, 마셀러스.
토바는 젊은 시절 열여덟 살 된 아들을 바다에서 잃게 되었고,
또다시 2년 전엔 남편마저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혼자가 되었다
70대지만 아쿠아리움에 청소를 하러 다닌다.
돈 때문이 아니라, 몸을 부지런히 움직이기 위해서.
어느 날 수조의 펌프, 그 작은 구멍을 통해 빠져나온 문어가 아쿠아리움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다
위기에 처하게 되고, 그 위기에 처한 문어를 토바 할머니가 구해주면서, 토바와 문어의 교감은 시작된다.
문어는 4년을 산다고 한다
그의 생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딱 160일을 남기고 수조에서 도망칠 궁리를 하는 마셀러스.
마셀러스는 글을 읽을 줄 아는 엄청 똑똑한 생명체다.
그 거대한 몸집을 수조에 물을 대는 작은 펌프 구멍으로 통과를 해 수조 밖으로 나가는 데 성공하지만, 굳게 닫힌 출입문을 통과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서 죽을 뻔하지만,
겨우겨우 수조로 다시 돌아오고.
청소하는 토바 곁에서 토바의 속마음을 들어주는데,,,,
그만 토바가 사다리에서 떨어져 다리를 다치게 된다.
깁스를 한 토바는 6주 동안 청소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지만,
마셀러스가 궁금해 밤에 몰래 아쿠아리움에 들어가는 일을 감행하는 동시에
더 나이 들면 돌봐줄 사람이 없다는 것에 생각이 미치자,
오빠가 거쳐 간 요양원 신청서를 작성하게 된다.
한편, 어릴 적 어머니가 자신을 버렸기에 이모 손에 자란 30대 청년 케머런은
켈리포니아에서 소웰베이로 생물학적 아버지를 찾아 길을 나선다.
케머런은 직장에 오래 붙어있지 못하는 성격이다.
여자친구 케이티와도 그런 한심한 이유로 헤어지자 결국
이모가 준 자신의 어머니 고교 졸업 사진 한 장을 들고 아버지를 찾아 나선다.
그동안 못 받은 양육비를 받기 위해서.
작은 마을에서 펼쳐지는 잔잔한 일상 이야기
빠릿빠릿한 세상 속에서 이런 잔물결 같은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그야말로 쉼이다.
70 평생을 살아온 토바 할머니와 160일밖에 살날이 남지 않은 문어, 마셀러스
그들은 서로 닮아있지 않은가
죽음이 가까이 와 있어서 조바심 나는 게 아니라,
그것을 암암리에 받아들임으로써 더욱 편안해지고 여유가 생기는 삶.
그렇게 천천히 천천히 조용하게 남은 길을 걷는다.
나 또한 부드럽게 이런 오솔길을 거닐고 싶다.
#아쿠아리움이문을닫으면 #소설베스트셀러 #소설추천
#힐링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