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초콜릿이다 - 정박미경의 B급 연애 탈출기
정박미경 지음, 문홍진 그림 / 레드박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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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표지와 제목에 현혹되지 말아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 책의 경우는 표지와 제목만 보고 연애에 대해 가볍게 다룬 책이라 생각하고 집었는데, 의외로 괜찮은 책이었다.  

 ' B급 연애탈출기'라는 부제가 붙었다. 정말로 이 책은 일곱 명의 여성들의 연애 '후기'를 다루고 있다. 몰입된 상태에서 '탈출'해 좀 더 객관적인 시각에서 당사자였던 여성이 자신의 연애를 성찰하고 있는 것이다. 관계 속에 함몰되었을 때는 잘 보이지 않던, 또 개인적인 시각에서는 잘 보이지 않던 내용들에 대해 저자는 사회적인 맥락과 권력관계까지 짚어가며 이들의 연애에서 교훈을 찾고 있다. 개인적인 좁은 시야에서 벗어나 큰 시각에서 연애를 바라보고, 남성 중심이 아닌 여성 중심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을 이 책의 미덕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책을 읽다보면 '과연 보통 사람들은 이렇게 연애를 할까?'하는 의구심도 살짝 살짝 들기도 한다. 아무래도 책을 엮기 위해 조금 쎈 사례들만 모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이 정말 '보통 사람들의 평범한 연애들' 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비록 사례들이 극단적일지라도 각각의 사례 속에서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부분들이 조금씩 있기 때문이다. 일곱가지 사례 속에서 꼭 들어맞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는 없다해도 겹쳐지는 부분들은 조금씩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책을 읽으면서 연애라는 관계 안에서 알게 모르게 답답했던 부분들에 대해 좀 더 큰 시각에서 답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얻을 수 있다. 

  약간의 비약이 있긴 하지만,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전해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자기 욕망에 충실하고, 자신이 행복해질 수 있는 연애를 하라는 것. 단순한 연애스킬을 얻을 생각으로 읽을 책은 아니다. 그보다는 연애 관계에서 상대와 나의 위치와 연애가 자신에게 주는 의미에 대해 성찰하고 싶을 때 읽으면 좋은 책이다.  남자가 읽어도 보다 평등하고 보다 존중할 수 있는 연애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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