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의 경제학 - 모방은 어떻게 혁신을 촉진하는가
칼 라우스티아라 & 크리스토퍼 스프리그맨 지음, 이주만 옮김 / 한빛비즈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자. 모방이 경제학의 화두인 혁신을 촉진시킨다는 점이 과연 우리나라의 현실에는 어떻게 비쳐지고 있는가? 저자의 말대로 특허법과 지적재산권의 보호가 아닌 베끼기가 허용되는 창의적인 산업들이 과연 우리나라에는 실현될 수 있을까? 물론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이책에서 기대하지는 않았다. (당연한것이 이책의 출신이 made in USA이므로.)

다 맞는 이야기다. 특히 책에 말하는 특허와 지적재산권법의 보호가 없이도 혁신적으로 창조적으로 (현정부에서 가장 강조하는 단어가 아니었던가.) 발전하는 산업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잘보여주고 있다.  잘 보여주는 것이 지금의 한국이 아닌 유럽이 아닌 글로벌이 아닌 미.국이라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

다 옳은 이야기인데 도무지 나는 동감할수 있는 주제가 없었다. 물론 마지막 에필로그와 이책의 결론을 명확하게 정리해준 결론챕터는 나름의 가치와 의미가 있지만 앞절의 반이상은 미식축구, 코미디, 패션, 요리.. 아무리 경제학에 관련된 책이라 독자의 감정이입,동감이 들어갈 여지가 적은 분야이긴 하지만 저자가 모방과 혁신의 대표적인 분야로 내세운 이러한 창조적인 분야(물론 아주 극히 미미한 분량으로 언급된 금융과 음반시장은 나름 동감과 감정이입이 가능했지만.) 의 예제는 책장을 넘기기가 힘들정도로 상당한 인내심을 요구하는 분량이다. 솔직히 그 분야에 대한 나의 인식과 경험의 범위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단순한 특허와 지적재산권으로는 결코 앞으로의 경제환경과 소비자의 패턴을 고려할때 1순위로 반드시 지켜야 할 덕목은 아니다라는 점에 있다. 모방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이러한 전통적인 방식은 변화와 창조의 사이클이 급격하게 변하는 분야에서는 오히려 성장과 진화를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수 있음을 특히 에필로그의 음반분야를 통해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모방이 일상화되어 가며(미국-일본-한국-중국의 흐름을 생각해보면 이해할수 있는 흐름이다) 경쟁이 격화되는 현실에서 결국 부가가치를 끌어낼수 있는 분야는 기술적 진보보다는 모방으로 따라갈수 없는 영역 즉 아날로그와 다수의 집단이 단순히 금전적인 이익이 아닌 스스로의 동기에 의해 리소스를 공유하고 결집하여 만들어 내는 것을 통해 이룰수 있음을 헐리웃 영화와 위키, 공연산업을 통해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모방은 결코 죄악시 해서는 안될 선순환의 역활과 위치가 분명이 존재한다. 이와반대로 모방으로 독점지위가 누리는 부가가치는 당연히 떨어지지만 모방이 결코 적용될 수 없는 아날로그적 산업분야로의 이전과 진화는 여전히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하는 영역임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자 이책의 범위에서 약간 벗어나. 우리나라로 시선을 돌려보자. 

창조경제를 굳이 내세우지 않더라도 저자가 말하는 모방과 혁신이 일어나기 위한 선조건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도 개개인의자발성이다. 모방의 경제학의 핵심은 바로 책에 쓰여있는 아래문장에 있다. 

"사람에게는 어찌됐든 새로운 것을 창작하고픈 욕구가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 책은 분명 미국에서 지금의 미국에서 극대화되고 있는 지적재산권의 보호 울타리의 극단에서 나오는 고민하는 대안이라고 볼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책의 현실과는 10-20년쯤 뒤쳐져 있다는 것이 나의 판단이다. 개인의 자발성을 위해 과연 우리나라의 경제무대가 이루어지고 있는것일까? 중소기업, IT, 문화/예술 분야가 과연 지금 어떠한 상태인지.. 이러한 자발성과 참가, 모방과 베끼기를 통한 선순환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모방의 경제학을 위해서 가장 먼저 철폐되어야 할 것은 독과점이다. 어느누구도 들어갈수 없는 철옹성을 구추한 대기업, IT의 포털사이트를 보면 저자가 말하는 모방을 통한 혁신에 이르는 길은 요원할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현실은 특히 내가 몸담고 있는 IT분야만 하더라도 개인이 뛰어놀수 있는 잉여의 시간을 보내고 개인의 세계를 만들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쉬이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가 극찬한 위키와 소스포지로 대표되는 오픈소스 커뮤니티에 과연 우리나라가 얼마나 참여하고 있는가? 

이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의 현실과는 한참 동떨어진 어쩌면 한참 앞서나가는 저자들의 고민과 대책, 미국 문화의 우월성을 은근히 과시하는 저자의 시각을 보면서 우울했던 것은 첫째는 나의 부족함이겠지만 갈라파고스의 섬이 되어가는 듯한 우리나라 IT의 현실이 자꾸만 오버랩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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