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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의 인문학 서재 ㅣ 경제학자의 인문학 서재 1
김훈민.박정호 지음 / 한빛비즈 / 2012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나에게 있어 이 책의 가치는 제일 마지막 장에 있다. '경/제/용/어/찾/아/보/기' 이책이 전하고자하는 핵심은 바로 이 페이지에 오롯이 담겨있다. 이 한 페이지가 주는 밝은부분과 어두운 부분을 한번 살펴보자.
나는 이전에 경제지 기자들이 쓴 경제용어를 설명한 도서를 구매한 적이 있다. 모두 실패했다. 일단 너무 따분하고 딱딱하다. 경제학에서 쓰이는 용어는 경제신문을 제외하고는 크게 피부에 와닿지 않는 빈도의 차이가 가장 큰 원인일 것이다. 평소에 잘 쓰이지 않는 용어들.... 신문과 언론에 몇번 오르내리는 용어를 이해하기 위해 경제용어집을 사는건 상당히 지적허영심을 제외하고는 독자들에게 크게 어필할 수 있는 주제가 아니다. 이는 다시 말해 판매하는 출판사의 입장에서도 매력적인 아이템은 아니다. 시대의 흐름은 일반인들 그중에서 직접 돈을 주고 책을 사고 볼만한 계층의 독자층에게 많은 걸을 익히고 배울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경제부분은 더말할 나위없다. 투자에 관한 다양한 용어,펀드,ETF,환율, 특히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는 경제기사에 대한 이해, 만약 유명팟캐스르인 나꼽살을 듣는 사용자라면 경제학 책에서나 나오는 용어인 매몰비용,실질GDP등등의 전문용어 또한 익숙해질것을 강요(?)받고 있다. 이책의 가장 큰 가치는 책을 읽고 나면 앞서 이야기한 경제용어색인에 있는 딱딱하고 어려운 경제용어의 의미가 하나씩 눈에 들어온다는 점이다. 이러한 이 책의 가치에도 불구하고 인문학에서 경제를 읽어낸다는 저자의 타이틀은 책을 읽으면서 크게 와닿지 않았다. 책의 서두에서 밝힌 인문학의 가치와 마찬가지로 경제학 또한 인문학 속에 고스란이 담겨 있다라는 저자의 인식은 신선했으나 본문에서 풀어나가는 방식은 마치 학교 선생님이 중학생정도의 학생에게 책의 느낌을 말하는 수준에서 마무리된다. 친절함이다라고 볼수 있지만 나는 오히려 가르치는 느낌이 강했다. 마치 인문학 서적들의 요약집과 간단한 결론. 참고서 같은 느낌이었다. 차라리 이러한 저자의 코멘트가 없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다시 말하지만 이책은 인문학이라는 용어의 당의정을 벗겨내면 간단한 경제학용어 사전책이다. 이런 심심하고 진도나가기 어려운 용어책을 당의정을 통해 쉽고 간략하게 독자에게 전달하는 것은 훌륭한 방법론이지만 무엇보다 나를 불편하게 했던 부분은 이 용어집을 관통하는 흐름에는 신자유주의.. 다시말해 우리나라 경제학의 메인스트림을 관통하는 주류경제학의 시선이 강하게 배어있는 느낌을 받는다는 점이다.
인문학의 당의정. 경제학 용어집을 이런 당의정으로 포장하는 것은 탁월한 마케팅과 Title선정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인문학과 수많은 장서수를 가지고 있음을 표현한 저자의 뜻이 오롯이 담기려고 했다면 좀 생뚱맞은 마지막 챕터의 경제학의 윤리학강령이 아니라 시장의 철학과 경제의 철학이 다르다라는 것. 우리가 살아서 만들어야 할 세상은 곧 같이 살아갈 경제를 펼쳐 보여줄 수 있는다는 경제철학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것이 적절한 결론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본질적으로 인문학은 당의정이 아니라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아프게 하는 쓰디쓴 약과 같다. 본디 불편함을 주는 학문이다. 이러한 부분이 거세된 채 인문학의 타이틀을 빌려쓴 경제용어집이라는게 나를 불편하게 하는 가장 큰 이유이다.
철학이 필요한 시간 (강신주)
경제학의 배신 (라즈 파텔)
앞서 읽었던 이 두개의 책이 이번 책 리뷰를 쓰면서 나를 끝까지 불편하게 했던 이유임을 알고 있다. 그러므로 이번 리뷰는 좀 비딱한 시선이 있음을 고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