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생각지 않았던 결말..
그렇다고 아주 충격적이지만은 않은 결말이었지만, 역시나 예상치 못했던 결말이었다. 그래서 다시 첫 장을 들척이게 만들기도 했지만,
처음 시작부분을 매끄럽지 못하게 읽기 시작하면서, "왜 이렇게 처음 부분이 잘 읽히지 않을까?"하는 물음을 이어나가고, 어느 정도. 주인공인 테디와 처크가 섬에 도착할 즈음에야 자연스레 이어질 수 있었다.
그리고 다 읽고 나서, 처음 부분을 다시 보니, 이제는 너무도 매끄럽게 읽히기 시작하고.
요즘 책을 읽으면서 자꾸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하는 것으로 보건데.. 아무래도 내가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는 것 같다.
뭐, 그렇다고 본래 그렇게 뛰어난 두뇌회전은 아니었지만, 요즘처럼 이렇게 덜 돌아가지만은 않았던 것 같은데..
역시 가장 중요한 시점문제인 것 같다.
누구의 시점에서 어느 시점에서 어느 곳의 시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완전 달라지는 사실의 모습.
그렇다면 그 모두가 과연 진실일까? 혹은 그 모두가 진실이 아닐까?
같은 사실을 여러가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았을때의 결론은??
테디의 사실은 처크에게는 진실이 아니다.
그리고, 처크의 사실은 테디에게 진실이 아니다.
분명한 사실이 진실이 아닌 것이 되는 것.
그렇다면 테디의 정신이상은 진실일까?
이 책의 결론은 처크의 사실을 진실이라 말한다.
테디가 끝까지 자신의 파트너라 생각하고 끝까지 믿고, 찾으려 구하려 애썼던 처크는 사실 테디의 진실을 가장 강력히 부정한 의사였다. 오히려 테디가 믿지 않으려 했고, 오히려 테디를 함정에 빠뜨렸다고 믿었던 콜리가 마지막까지 테디를 구하기 위해 애썼던 마지막 지지자였음이 밝혀진다.
난, 마지막 부분에가서까지도 혹 지금 이 부분도 반전의 마지막 전환점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고, 그대로 밀고 나갔다.
결국엔 내가 원했던 반전은 없었지만. 오히려 이 소설에서 그 마지막 반전이 결론이었지만.
생각해보면, 곳곳에서 이의 흔적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그리고 주인공 스스로 그러한 흔적을 직접 이야기하고 있었고. 그 부분에 갸우뚱하면서도 결국엔 자신이 원하는 결론으로 매듭짓고 있을 뿐이었다. 나 역시 그러한 주인공의 시선에 그대로 안주해서 내달린것이였고...
결국, 인간은 자신이 원하는 바대로 사실을 바라보는 것일까?
그렇기에 사실이 진실일 수도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는 것인걸까??
내가 원하는 사실이 내게는 진실이지만, 그것이 바로 사실왜곡이 되고 있는 것이라니...
내게는 진실인 사실이 완벽한 왜곡이 될 수 있음을 또 한번 새길 수 있었다.
사실 그대로는 어떤한 굴곡없이 그대로 볼 수 있는 힘이 내게 가장 필요한데. 나 역시도 테디의 퇴행을 거듭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테디는 결국 콜리의 바램을 이루지 못한채, 처크의 예상대로 다시금 퇴행하고 만다.
물론, 처음부분의 처크의 회상으로 미뤄보건데. 어쩌면 처크도 테디의 퇴행을 바라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 당시의 처크 역시도 젊었기에 테디의 퇴행을 오히려 당연하다고 받아들인 거였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