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우리일까?

이름 없는 독 ㅣ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일영 옮김 / 북스피어 / 2007년 3월

미야베 미유키의 '모방범'에서 시작된 그녀에 대한 끌림은 지금까지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번 잡으면, 쉽게 손을 놓을 수 없고, "맞아,,맞아.."를 연발하면서도, 작가의 물샐틈없는 이야기 그물에서 빠져나가보려 발버둥치면서도, 결국엔 뚫리지 않는 그물망속에서 계속 헤어나지 못하게된다.

어떻게 그렇게 사람의 마음을 잘 알고, 말 그대로 꿰뚫어볼 수 있을까?

억지로 이어붙이지도, 심술궂게 빙빙 돌리지도 않으면서,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모든 이야기의 처음과 끝을 무리없이 꿰어나가고 있다.

굳이 사회파 추리소설이라는 장르안에 가두지 않고,

단순히 추리소설이라는 울타리안에 던져넣을 필요도없이

그녀의 작품은 바로 지금의 "우리"를 그려내주고 있다.

시공간을 초월해서 누구가 공감할 수 있다는 말이 아마도 이 작가에게는 그대로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가장 악질적인 테러라고 생각되는 작품속의 무차별 독극물 살상을 작가는 '가장 악랄한 권력자의 만행'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권력'---

인간이 혼자살 수 없듯이, 이렇게 나와 우리와 그들--이라는 세상속 사회에서 살 수 밖에 없는한, 우리는 이 권력앞에서 자유로울수는 없을 것이다.

추구하지 않았는데도 갖게되는 권력이라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글쎄, 아마도 그렇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강하게든다.

하지만, 추구하고 원해서 갖게되는 권력을 과연 얼마만큼 제대로 사용하고 있을까?

작품속의 인물들은 모두 그런 잘못된 권력을 추구했고, 사용했다.

아마도 그만큼 그들이 약했고, 자신의 나약함과 견딜수 없는 스스로에대한 연민이 반대로 타인에 대한 분노로 전이되서 무차별한 권력자가 되고자했던게 아닌가 싶다.

우리 인간이 살고 있는 이상.. 이 세상에는 이미 "독"으로 가득차있다.

이미 우리가 바로 그 "독"이기 때문에, 모든 "독"에는 이름이 있고, 또한 "이름없는 독"이 되는 것이다.

주인공은 자신이 가장 "보통"의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탐정'인 기타미씨는 자신과 주인공은 그 보통'이상'이라고 말하고 있다.

기타미가 말하는 '보통'은 사회에 해를 끼치지 않는 사람..

바로, 어떤 나쁜짓을 저지르지 않을 수만 있어도 '보통'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

과연 그의 의견이 너무도 가혹한 기준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미 그런 기타미의 '보통'사람들의 존재 자체도 드믈다고 생각될 정도로 우리에게는 너무도 많은 '독'이 짙게 깔려 있는건 아닐까?

우리는 너무도 쉽게 '보통'사람이라는 얘기를 하고 있는건지도 모르겠다.

어쩜 우리가 그런 '보통'사람이기에 한 순간의 어긋남..혹은 아슬아슬한 평균대위에서 우리는 떨어지지 않으려 애쓰고 살아가고 있는건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