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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서른하나
야마모토 후미오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06년 11월
평점 :
내가 읽었던 가장 짧았던 단편들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럼에도 그 하나 하나의 이야기들이 바로 이 제목으로 완벽하게 하나가 되다니..
읽으면서 저절로 혹시 이거 한편 아니야?? 라는 물음표를 떠올리면서 '우와~~ 모두 다 다른 이야기지만, 완벽한 한 편의 이야기네'라는 생각을 굳히게 됐다.
마치, 쪽집게로 꼭 꼭 집어서 말해주는 작가의 면모가 이 작품을 선택한 걸 후회하지 않게 해주었다.
이 작품 전에 읽었던 '플라나리아'를 아주 재밌게 읽었던 탓에 그저 작가 이름만으로도 주저없이 선택한 책이다.
한 편, 한 편이 다소 짧았다는게 좀 아쉽다면 아쉽지만, 그럼에도 그 아쉬움을 뛰어넘는 감흥을 충분히 불러 일으키는데 부족함이 없다.
이야기의 거의 마지막에 나오는 이 제목의 의미.
내 생각에 물론, 작가는 서른 한 살이 지나고서 이 작품을 쓰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과연 그녀 스스로 서른 한 살이라는 나이에 바로 이 작품을 쓸 수 있었을까?
'플라나리아'에서도 느꼈던 점은 아주 사소한 우리의 일상과 사람들의 놓치기 쉬운 점을 정확히 집어내는 작가의 솜씨가 이번에도 잘 나타났다.
너무도 당연해 보여서 전혀 생각해볼 염두도 내지 못했던 사실들을 과장없이, 군더더기없이 그대로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다니.
너무 무겁지도 않고, 그렇다고 지나치게 가볍지 않지만, 그 여운은 읽는 동안 줄곧 간직할 수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