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 게바라 평전 역사 인물 찾기 10
장 코르미에 지음, 김미선 옮김 / 실천문학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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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 게바라 (Che Guevara, 1928. 6. 14. ~ 1967. 10. 9.)
아르헨티나 출신의 사회주의 혁명가, 정치가, 의사, 저술가, 쿠바의 게릴라 지도자이다. 원래 이름은 에르네스토 라파엘 게바라 데 라 세르나(Ernesto Rafael Guevara de la Serna)이다.
( 출처 : 위키백과 ) 

 

“세상에, 제정신인가? 공산주의가 몰락한 이 마당에 누가 체 게바라에게 관심을 둔단 말인가!” 
 

1928년 6월 14일 아르헨티나. 주인공 에르네스토 게바라의 출생으로 <체 게바라 평전>은 시작됩니다. 글쓴이가 책을 출판할 때까지 수없이 들었다는 서문 속 핀잔과 함께... 

쿠바, 혁명, 무장투쟁, 공산주의, 사회주의. 

정말 그렇습니다. 책 속에 수없이 등장하는 이 같은 단어들이 더구나 오늘의 한국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과연 어떤 의미를 줄 수 있을까요? 쿠바의 사탕수수 농사가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은 얼마나 될까요? 게릴라 무장투쟁을 통한 새로운 이념의 국가 탄생이 지금 한국에 꼭 필요한 걸까요? 오늘날 피폐해진 자본주의를 대신해 공산주의나 사회주의가 그 자리를 넘겨받을 수 있을까요? 

피델 카스트로와 더불어 무장투쟁을 통한 쿠바 공산주의 혁명의 주역. ‘전사 그리스도’라 불리기도 한다는 체 게바라. 이런 우리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700페이지가 넘는 빨간색 표지 속에는 그의 뜨겁고 위험했던 인생 한 구절 한 구절이 가득 담겨 있답니다. 

그렇다면 <체 게바라 평전>이 읽혀지는 이유? 우리가 이 두꺼운 책을 읽는 이유는 물론 ‘쿠바’나 ‘혁명’ 혹은 ‘공산주의’ 때문이 아닐 겁니다. 평범치 않은 그 역시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었구나. 비록 그가 살았던 시대와 환경이 우리와는 달랐지만, 그 역시 지금의 우리같이 보다 나은 세상을 꿈꾸었구나. 꿈꾸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실천하는 삶은 과연 어떤 것일까. 그는 왜 그렇게 살았고, 왜 그렇게 죽었을까. 이런 점들을 느껴보고 알아보려 하기 때문 아닐까요? 


부모님께. (...) 저는 해방되고자 하는 민중들의 유일한 해결책은 바로 무장투쟁밖에 없다고 믿으며 이 신념을 일관되게 따를 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저를 무모한 모험가로 여기고 있다는 걸 압니다. 물론 저는 그렇습니다. 하지만 다른 형태의 모험가지요. 바로 자신의 진실을 지키기 위해서는 목숨까지도 내던질 수 있는 그런 모험가 말입니다. (...) 이제 예술가의 희열로서 연마한 제 의지가 무뎌진 다리와 지친 폐를 지탱해줄 것으로 믿습니다. 그리고 저는 마지막까지 나가가겠습니다. (...) 

: 체 게바라 평전, 553~554쪽(부모님에게 쓴 편지), 장 코르미에, 실천문학사, 2010.1.18. (2판14쇄)


사랑하는 일디타, 알레이디타, 카밀로, 셀리아 그리고 에르네스토에게. (...) 너희들의 아빠는 자신의 생각대로 행동했으며 자신의 신념에 충실했던 사람이었단다. 아빠는 너희들이 훌륭한 혁명가로 자라기를 바란단다. 자연을 정복하기 위해, 꼭 필요한 기술을 정복하기 위해 많이 공부하여라. 그리고 혁명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우리 각자가 외따로 받아들이는 것은 아무런 가치도 없다는 점을 늘 기억하여주기 바란다. 특히 이 세계 어디선가 누군가에게 행해질 모든 불의를 깨달을 수 있는 능력을 키웠으면 좋겠구나. 누구보다 너희들 자신에 대해 가장 깊이. 그것이야말로 혁명가가 가져야할 가장 아름다운 자질이란다. (...) 

: 체 게바라 평전, 558~559쪽(자녀들에게 쓴 편지), 장 코르미에, 실천문학사, 2010.1.18. (2판14쇄)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공산주의니, 사회주의니, 민주주의니, 자본주의니 하는 이러한 이념 그 자체를 좇고, 분석하며, 비판하는데 익숙해졌습니다. 그런데 사실 중요한 것은 이념의 이론적 뜻풀이나 방법적 적용의 옳고 그름이 아닐 겁니다. 우리가 깊이 생각해보고 비교해 봐야 할 점은, 인간을 보다 자유롭고 행복하게 만드는 방식으로서 그 이념이 내포한 정신이 아니던가요? 

사람에 따라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이념은 다를 수 있겠지요. 하지만 모든 이념과 행동의 결과가 인간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다면, 수단에 불과할 이념 간의 소통과 대화, 타협도 충분히 가능할 겁니다. 그럴 수만 있다면 지금보다 나은 세상을 그려 가는데 공산주이든, 사회주의든, 민주주의든, 자본주의든 조금씩 그 역할을 분담할 수 있으리라 오늘의 한국을 살아가는 저는 생각합니다. 

<체 게바라 평전>을 통해 단지 그의 삶과 라틴아메리카에 조그만 한 국가일 뿐인 쿠바의 혁명과정을 읽는 것에 그친다면, 서문의 핀잔처럼 우리 역시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것에 시간을 흘려버리는 꼴이 되겠죠. 그러나 글쓴이가 이 두꺼운 책을 고집스럽게 써내려간 이유. 모든 인간의 자유와 행복을 꿈꾸던 인간 체 게바라의 정신과 실천을 읽어 낼 수 있다면 이 책의 가치는 작지 않다 하겠습니다. 


거대한 그의 휴머니즘은 그로 하여금 지독한 가난과 지나친 부유함을 없애고 삶의 균형을 회복시키기 위해 투쟁하고 목숨을 바치게 만들었다. ‘인간이 권력의 자비에 매달려 사는 사회가 아니라 공적인 생활의 중심에 있게 되는 새로운 사회’를 만들겠다고 그는 맹세했다.

: 체 게바라 평전, 709쪽, 장 코르미에, 실천문학사, 2010.1.18. (2판14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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