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의 전략 - Reading & Writing
정희모.이재성 지음 / 들녘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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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과연 천부적 재능인가?

  학교 다닐 때 백일장이나 독후감 대회에 나가보신 적 있으세요? 상까지 받아 보셨다구요? 친구들이 받아오는 선물은 노트 몇 권이나 책 한 권이 대부분이었지만, 속으로 전 얼마나 부러웠었는데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다고 무슨 노력을 해본 것 같진 않네요. 어릴 때도 책을 읽는 건 무척 좋아했지만, 책을 읽는 것과 글 쓰는 것이 어디 같나요? 글 쓰는 건 그냥 재능이려니 하고 미리 포기했었죠.

 

재능? 그럼 유명작가들은 그냥 술술 쓰는가?

  그러고 보면 재능이 정말 특출하다고 할 수 있는 작가, 그러니까 글 쓰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들은 도대체 얼마만큼이나 신의 축복을 받았다는 걸까요? 열정적이면서도 감동적인 글로 사랑을 받는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중국견문록」의 작가 한비야는 「그건, 사랑이었네」에서 이렇게 하소연합니다.

 


얼마 전 한 고등학생으로부터 재미있는 이메일을 받았다. 학교시험에 신문 사설과 내 책 <중국견문록>의 일부가 지문으로 나오고, 사설의 딱딱한 문체를 쉽고 간결한 한비야 문체로 바꿔 쓰라는 문제가 나왔단다. 그러면서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는지 나만의 글쓰기 비결을 알려달란다. 정말 비결 같은 건 없다. 그 비결을 알면 이렇게 글을 쓸 때마다 머리를 벽에 찧고 가슴을 쥐어짜며 난 죽어야 한다고 자학을 하겠는가? 참말이지 나는 내가 글을 잘 쓴다고 생각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 그건, 사랑이었네, 110쪽, 한비야, 푸른숲, 2009. 8.



 

그렇다면, 글쓰기는 재능이 아니라 다른 무엇이다.

  책은 나올 때마다 베스트셀러가 되는데, 글쓴이는 글을 쓸 때마다 글을 못 쓰는 것 같아 자학을 한다... 그래요. 작가들이 하늘의 음성을 그대로 옮겨 적는 건 아닌가보죠. 그렇다면 글을 자기도 모르게 잘 쓸 수 있었던 이유가 있었던 걸까요? 연세대 정희모 교수는 「글쓰기의 전략」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글쓰기에서 천재적 영감으로 하는 일은 거의 없는 것 같다. 그렇다! 글쓰기는 순전히 노동으로 이루어진다. 직접 글을 쓰는 것도 그렇지만 이를 준비하는 것도 노동이다. 그뿐만이 아니라 좋은 글을 쓰기 위한 학습도 당연히 고된 노동이다. 나는 가끔 학생들에게 글쓰기는 숙련된 기술을 배우는 것과 흡사하다고 말하곤 한다.

: 글쓰기의 전략, 20쪽, 정희모, 이재성, 들녘, 2009. 12.




 

「글쓰기의 전략」을 통해 글쓰기 기술을 배우자.

  글쓰기는 노동이며 숙련된 기술을 배우는 것과 같다... 그럼 누구든지 좀 배우고, 땀 좀 흘리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 수 있다는 말이 되는 거잖아요. 요즘 아이들은 우리가 학교 다닐 때와 달리 복이 많은 거네요. 읽기, 말하기, 듣기, 쓰기라는 과목 이름만 봐도 뭔가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조기 기술교육을 받고 있구나 싶잖아요.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이다! 초등학생을 둔 학부모로써 아들과 함께 교실에 앉아 있을 수는 없는 일이고, 그렇다고 아들의 쓰기 책을 훔쳐보기도 민망한 일이고... 여기 15년 동안 글쓰기 강좌를 통해 글쓰기 이론, 글쓰기 교수방법을 가르치고 연구하셨다는 정희모 글쓰기 달인이 계십니다. 정말 늦은 감이 없잖아 있지만, 지금이라도 노트 몇 권과 책 한 권을 노획하기 위해 글쓰기 달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 결과를 공개합니다.

 



 

♠ 글쓰기가 순환 과정이라 하더라도 글을 집필하기 전 계획을 세우는 일은 무척 중요하다. 시작 단계에서 주제를 세우고 내용을 구상하며, 개요를 작성하는 것이 글쓰기의 진행과정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물론 계획한 것은 작성 단계에서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그럴 경우 교정을 보고 새롭게 계획하기 단계로 돌아가야 한다.(46쪽)

 

 


테마를 가지고 어떻게 글을 구상해야 할지 여러 가지로 생각해보자. 먼저 글의 주제를 설정하자. 이런 테마를 이런 내용으로 쓰겠다는 것을 마음속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만약 마땅한 주제가 생각나지 않는다면 인접한 다른 현상을 결부시켜 주제를 만들어보자. 또 이것을 어떤 방식으로 쓰겠다는 구성적 아이디어를 생각해보자.(242쪽)

 

주제 문장은 상세하고 세밀하게 작성해야 한다. 주제문장을 읽어보면 한눈에 이 글에서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가가 인식되어야 한다(‘미팅은 무엇이다’가 아니라 ‘미팅은 이래야 한다’가 의미를 부여하는 방식이다).(243쪽)

 

주제를 다양한 내용으로 풀어내기 위해 자료를 찾는 것을 글감 찾기라고 말한다면 만들어진 내용을 논리적 흐름으로 엮어 주제를 구현하는 것을 구성이라고 말한다.(105쪽)

     제 1 유형 : 소주제 → 소주제 → 소주제                  제 2 유형 : 비판 → 주장

     제 3 유형 : 현상 → 원인 → 해결책                        제 4 유형 : 화제 → 의미

     제 5 유형 : 내용1 → 내용2 → 내용3 (대등한 연결)

 

여러분이 쓰기로 계획한 테마는 무엇인가? 어느 것이든 발상의 과정을 거쳤을 것이다. 이제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보자. 어떤 주장을 글 속에 담을지, 또 어떤 방식으로 그것을 표현할지 생각해보고 그것을 간단히 메모해본다. 다음으로 그것을 좀 더 자세한 개요로 확장시켜보자. 개요는 소주제를 정해 단락별로 나누어 작성한다. 단락 안에 들어갈 내용을 구상해보고 자료가 필요하면 찾아본다. (244~245쪽)

 

 

글쓰기는 재능이 아니라 기술이며, 학습을 통해 숙달시킬 수 있다.

  ‘글쓰기를 잘한다는 것은 신이 특별한 누군가에게만 부여한 재능이 아니다’라는 건 정말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다른 기술들이 그렇듯 누구나 땀 흘리고 노력한 만큼 잘할 수 있는 기술이라는 것이죠. 공부를 잘하는 방법 중에 참고서를 열심히 읽어 보는 방법이 있듯이, 그런 면에서「글쓰기의 전략」은 글쓰기 기술 연마를 위해 읽어 볼만한 필요가 있다 하겠습니다.

 


글쓰기 책이 가르쳐줄 수 있는 것은 단지 여러분의 숙련시간을 단축시키는 요령이라는 것을 이해하라! 이 책은 여러분에게 글쓰기의 비법을 가르쳐주지 않는다. 그러나 여러분의 노고에 도움은 줄 수 있다.

: 글쓰기의 전략, 21쪽, 정희모, 이재성, 들녘, 2009. 12.



 

참,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을 글로 잘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으로 모든 글쓰기가 끝은 아니라는 점은 짚어둬야겠습니다. 누구나 알고 있듯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샹량(多商量) 즉,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는 것은 단순히 글을 잘 쓰는 방법으로써가 아니라 보다 더 깊은 생각과 보다 더 논리적인 주장의 기본이 된다는 것 명심해야겠죠?

 

글쓰기는 기술일 뿐... 누구나 잘할 수 있어요.

하지만, 한걸음 더 나아가 글쓰기는 책과 컴퓨터, 그리고 산책을 통해 더욱더 깊고 높고 넓어진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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