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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주체성 ㅣ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6
탁석산 지음 / 책세상 / 200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두 번째 읽게 된 『한국의 주체성』. 이 책은 비록 작고 얇지만, 수많은 질문을 품고 있고 다음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지금도 약소국이고 앞으로도 강대국이 될 가능성이 별로 없어 보이는 한국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지금도 앞으로도 약소국인 한국. 쉽게 인정할 수 없는 말입니다. 그러나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보다 나은 방법을 이야기해 줄지도 모르기에 꼼꼼히 읽어봐야겠습니다.

제1장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길’입니다. 자력갱생의 길,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 현지고용인, 강대국의 길, 약소국이면서 주체적인 국가 등 5가지 길을 제시합니다. 나머지 3개의 길은 그렇다지만,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 현지고용인의 길은 제목만으로도 충분히 듣기 불편합니다. 왜 이런 길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에 들어 있어야 하는 걸까요? 글쓴이는 지금까지 한국 역사와 현재의 상황, 처지를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고 목청 높여 이야기 합니다.
두 번째 장, ‘주체성이란 무엇인가’에선 주체성의 정의와 주체성 지키기의 가능성을 이야기합니다. 주체적이란 것은 주인으로 사는 것이며, 이는 자신에 관한 중요한 결정은 스스로 하고, 입장이 바뀔 수 있으므로 서로의 규약을 준수하며, 자신의 독립성과 자존감이 위협받을 때 이를 지킬 힘이 있는 것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의 주체성’이라는 제목을 ‘한국이 주인으로 산다는 것’으로 바꿀 수 있겠네요. 우리나라는 세계 속에서 주인으로 살고 있을까요? 그렇지 못하다고 글쓴이는 단언합니다. 그리하여 주인으로 살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데 내면화, 핵 무장, 세계화가 그것입니다.
마지막 제3장은 ‘주체적으로 사는 길’입니다. 한국어 표기는 한글 전용으로 하고, 국가기반시설을 담당하는 공기업을 지켜나가며, 선진국에게 할 말을 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 주요주장입니다. 국한영 혼용뿐 아니라 병기 표기는 적절한가? 공기업 민영화는 결국 누구를 위한 조치인가? 원인제공자인 선진국이 오히려 주장하는 환경오염규제를 받아들여야 하는가? 우리가 바라보는 지금의 현실은 우리 자신의 시각이 아니다. 강대국의 시각을 그대로 옮긴 것 혹은 친미 지식인들이 그려내는 허상일 뿐이라 이야기합니다. 우리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우리가 중심인 세계관을 정립하며, 우리만의 주체성을 확립하자라는 말이 되겠습니다.
이렇게 글쓴이는 약소국이면서 주체적인 국가를 우리가 이루어야 할 목표로 상정하고 여러 가지 방법을 제시합니다. 그러나 지나온 한국 역사와 현재의 상황 인식, 앞으로 선택해야 할 길에 모두 공감할 순 없습니다. 왜냐면 6ㆍ25 전쟁 후 한국의 눈부신 발전이 결코 외세의 영향만으로 우연히 이루어 진 것이 아니며, 현재 우리 국민의식이 결코 미국이나 일본 국민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미래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근간 우리가 성취한 업적들과 세계 많은 나라들이 부러워하는 한국의 강점을 고려할 때 약소국일 수밖에 없다는 점은 인정할 수 없습니다.
강대국의 정의가 무엇인가요? 배타적인 경제, 군사력을 바탕으로 모든 나라에 자국 체제를 강요하고, 자국의 이해에 반하면 옳고 그름을 떠나 무작정 응징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나라인가요? 그렇다면 저는 한국이 강대국이 될 수 없고,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그럴 바에야 강소국이 어떻습니까? 비록 작지만 상황이 비슷한 나라들과 함께 이익을 나누고 안보를 지킬 수 있도록 앞장서며, 폭력적이고 야만스러운 부자나라가 더 이상 약한 나라를 괴롭히며 무한정 확장되지 못하도록 막아 주는 울타리의 한 부분을 담당하는 나라가 되었으면 합니다.
하지만 냉철하게 현재를 바라보고 문제점을 밝히고자 하는 글쓴이의 의도엔 고개 끄덕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지금 한국의 모습을 되짚어 보아야 합니다. 글쓴이의 말처럼 우리는 우리나라에 파묻혀 살고 있으므로 우리의 진짜 모습이 어떤지 잘 모르기 십상입니다. 미래의 한국을 터무니없이 미화해선 안 될 것입니다. 몽상적인 전망을 하는 사람들이 한국의 장래를 책임질 수 없도록, 우리 아이들이 군대에 갔을 때 우리와 똑같이 주체성을 생각하고 고민하지 않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보다 나은 내일의 한국을 위해 지금 한국의 모습을 치밀하게 살펴보고 지금까지의 우리 강점을 더욱 살려 우리의 발전은 물론,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인류 역사발전에 이바지할 부분을 찾는 것은 늦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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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 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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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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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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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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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미래를 한 번쯤 그려보고 싶은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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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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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세계 속에서 주인으로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혹한 현실비판과 논쟁이 따를 법한 대안을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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