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로원
장선환 지음 / 만만한책방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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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초그신 서평단 신청을 했다. 처음 '선로원'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무슨 내용인지 전혀 감이 오지 않았다. 솔직히 말해 처음 들어본 단어였다. 책 표지를 보고서야 선로원이 무얼 뜻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장선환 작가의 <선로원> 표지는 묵직하고 힘이 있다. 앞표지와 뒤표지가 이어져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넘겨봤으나 그러진 않았다. 대신 가슴이 뻥 뚫리는 기차길과 그 아래 몇 개의 문장이 적혀있었다.

나의 아버지
그리고
누군가를 위해 길이 되어 준 모든 이들에게
"고맙습니다."

작가가 아버지를 그리며 쓴 한 편의 일기 같은 그림책.
어제 들었던 전한길 선생님의 강의 중에 이런 말이 있었다. 행복하게 사는 방법 중 하나는 주위에 감사하며 살아가는 거라고 말이다. 우리는 내가 번 돈을 지불하며 물건을 사고 서비스를 얻는데 왜 고마워해야는지 묻지만 나에게 돈이 10만원이 있어도 신발을 만들 수는 없다. 또 몇 억이 있어도 아파트를 지어서 살 수는 없다. 내가 살고 있는 동네가 깨끗한 것은 누군가가 각자의 일을 하기 때문에 그런다. 그렇게 생각하면 함께 사는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갖게 된다.

선로원은 아무것도 없는 길에 그림을 그려 길을 낸다. 탕탕탕! 탕탕탕! 울려퍼지는 소리가 세상을 깨우며 나와 다른 사람을 잇는, 새로운 세상을 여는 길이 된다.

초반에는 색이 들어가지 않아 오히려 글 하나 하나에 집중하며 그림을 살펴볼 수 있어 좋았다. 중반에는 그림이 바뀌어 색이 입혀진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의 기찻길을 담았다.
크리스마스에 산타 할아버지가 놓고 간 500원과 귤 두 개. 작가가 생각하는 가장 행복한 크리스마스 아침이라고 말한다.

아버지가 놓은 길을 따라 세상 밖으로 나가는 작가의 모습이 눈 앞에 펼쳐진다. 아버지가 기찻길로 사람들을 이었다면 작가는 그림책으로 사람들 마음을 연결한다.

초반에 나온 '나는 한 번도 바다에 가 보지 못했다.'는 문장을 마지막 장면에서 푸른 바다로 답하면서 이야기가 마무리된다.
가벼운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무겁지는 않았다. 그래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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