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일에 적은 소년의 일기장에 적힌 단 하나의 문장이다. 전쟁이라는 것을 겪어보지 않은 나는 이 문장에 담긴 감정을 정확히 이해하진 못한다. 다만 그 뒤로 이어지는 소년의 일기장을 통해 그가 겪은 전쟁의 아픔을 미뤄 짐작할 뿐이다. 확실히 그림의 색감도 앞부분에 비해서 뒤로 갈수록 어두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가 쓴 일기는 1939년 9월 15일까지만 적혀있다. 일기장에는 9월 16일과 9월 17일도 적혀있지만 한 문장은 쓰여있지 않다. 그걸 미루어 짐작했을 때 전쟁의 위협이 생각보다 크게 다가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지막 장면 역시 문장은 없고 검푸른 안개가 쏟아 오르는 그림만 그려져 있을 뿐이다. 전쟁의 한복판에서 모든 것을 견뎌야 했던 그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상상만 해도 두렵고 무섭다.
마지막 면지에 적힌 글도 꼼꼼하게 읽으면 좋겠다. 마지막 면지에 쓰여져 있는 글을 읽으니 아버지는 조종사로 폭격부대를 이끌고 있었으나 9월 9일 전사했다고 나온다. 아마 소년은 아버지가 그날 전사했다는 것도 몰랐을 것이다. 앞으로 돌아가 9월 9일에 뭐라고 쓰여져 있는지 살펴보았다.